띠디디띠디디새벽 4시 알람이 울린다. 눈을 번쩍 뜨고용수철처럼몸을일으켜 숨겨놓은 라이브 바카라을 가지러 발끝을 세워 걷는다.01뺨치는현란한발솜씨다. 이번엔팬트리다.휴지를 보관하는 상자 안 깊숙이숨겨놓았지롱. 라이브 바카라을 들고 숨을 죽이며라이브 바카라들 방문을 조심스레 열어본다,행여뒤척이기라도 하면 무지개꽃이 피었습니다 하며 돌아보는 술래를 보듯 온몸이 그 자리에 얼어붙는다. 다시 고요해지기를 기다렸다 머리맡에 라이브 바카라을 두고 나오며 안도의 한숨을내쉬면미션클리어다!!
라이브 바카라의주인공이누구냐구? 대학졸업반과 재수생활중인 두따님들. 그렇다.나는 아직도여전히산타할머니로 재직중이시다.하긴 나이로 따진다면야 지금이 가장 알맞은 역할이려나?
라이브 바카라들을 낳고 키우는 시간 동안 나의 삶은 이벤트의 연속이었다.첫라이브 바카라 때는 모든 순간이처음이었다. 내 삶은 처음으로 가득 차있어, 설렜지만 두려웠고 행복했지만 지쳤으며 완벽하고자 했으나 서투르고 엉성하여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첫 임신과출산부터라이브 바카라가 유치원이라는 기관에 입학하기 전까지나는 라이브 바카라혼자 오롯이 수행해 내는 모든 이벤트의 철저한 관람객이었다. 첫뒤집기와 첫 배밀이부터 첫 옹알이와 첫 한걸음, 나는 그 모든 것들에 아낌없이 환호하고 박수를 보내며 그 자체로 행복했고 그자체가대견했다. 나를 발견하고 환하게 웃는 라이브 바카라의 얼굴과 첫 이유식을 먹으며 오물거렸던 그 입술, 처음으로 엄마라 부르던 순간은 지금까지도내 기억 속에04찼던나의 그리운 지난 날들.
물론 그 수많았던 라이브 바카라엔희극만있는 것은아니었다.이유를알 수 없어 답답했던 라이브 바카라의 울음, 잠 못 들어 뜬눈으로지새워야 했던수많은 밤들, 아픈 라이브 바카라를 들춰업고 드나들던 응급실의 알코올냄새까지 나를 비련의 여주인공으로 만들어주었던 너의 이벤트들.그 시절 행복은 너의 덕분이었고 슬픔은 나의 탓이었었지.
라이브 바카라가유치원을 거쳐 학교라는 공개무대에 데뷔하면서관객이었던나의 역할은 무대 위구성원으로 탈바꿈하게 되었다. 주인공의 일정과 건강을 섬세하게 관리하는 매니저,그날그날의 티피오에 맞는 분위기를 담당하는 스타일리스트,그녀의연기가돋보이도록시나리오를 작성하고 감독하는 작가와 연출가까지 눈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이었다.
시간이 흐를수록점차라이브 바카라와 내가 함께 연출하는 무대는사라져 갔고라이브 바카라는 이곳저곳 오디션을 보러 다녔다. 시험이나 각종 수행평가, 대회, 수능 같은 라이브 바카라 혼자 감당해야 할 이벤트가 주를 이뤘고 나는 그저 밥차아줌마가 되거나 응원봉을 흔드는 팬이 되어 무대밖 한구석을 차지할 뿐이었다.
작년 막내의 대입을 끝으로 나의무대생활은거의끝이 났다. 첫째와 둘째가 5살 차이니첫째고딩부터 막내재수시절까지 수험생기간만거의 10년.이제그녀들이 준비했던라이브 바카라는거의사라지고어제와 같은 오늘의 연속이다.
그리하야쳇바퀴 같은 삶 속에서 내가 유일하게 꿋꿋이지켜가는라이브 바카라가 있으니 바로 어린이날 라이브 바카라과 산타할머니의 라이브 바카라이다. 라이브 바카라을 고르기 위해 이벤트 두어 달 전부터 요즘 젊은 세대에서 유행하는 게 뭔지 시장조사와 함께우리라이브 바카라들의위시리스트를 비밀리에알아내는 나만의 007 첩보작전이 시작된다. 크리스마스아침, 라이브 바카라을 보고 환호하며 사진을 찍어 인스타스토리에 올리는 아이들의 천연덕스러운 명품조연연기까지 더해지면 화룡점정.내 돈을 내고 내 품을 팔아야 하는 라이브 바카라이지만 내가 더 즐거운 나를 위한 라이브 바카라이다. 올해 크리스마스도 얼마 남지 않았다. 나의 라이브 바카라 사기 대작전 이제 또 시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