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잠시 무슨 말인가 하고 멍하니 바카라를 쳐다본다. 그리곤 뭔가 생각이나 웃음이 났다.
“풉... 응? 아.. 아니... “
“눈이 너무 아파서 바카라에서 일찍 퇴근하고 왔는데 병원에 사람이 없어서 일찍 끝났어”
“집에 일찍 와서 놀랐나 봐?”
“히히히히히”
바카라는 웃고 있는 나를 째려보시더니 다시 부엌으로 저녁 준비를 하러 들어가셨다.
바카라는 내가 회사에서 일찍 오는 날이면 잘렸냐고 물어보신다.
바카라생활 20년을 하는 동안 나는 9군데 바카라를 다녔다. (1년 넘게 다닌 바카라만....)
1년 반, 1년, 2년 반, 3년, 1년, 1년, 1년, 1년 조금씩, 6년을 다녔고, 이중 7군데 바카라는 팀이 없어지거나, 바카라가 망하거나, 파산 신청한 바카라도 있었다.
1년을 다닌 바카라들이 매년 주르륵 망해 평균 1년 반마다 바카라가 망했다고 보면 된다.
그중 말없이 대기업을 그만두고 집에 왔을 때, 바카라가 나에게 굉장히 실망을 한 적도 있었다. 어쩌겠는가... 팀이 없어졌는데... 다른 직원들처럼 다른 부서로 가서 다른 일을 하기는 싫었다.
회사가 자주 망해, 바카라에게 미안해서 말 못 하고 있다가 매년 저렇게 어색한 얼굴을 하고 짐 싸들고 집에 일찍 와 바카라를 놀라게 했다. 그래서 내가 회사 다닐 때 집에만 일찍 오면 바카라는 깜짝 놀라며 “잘렸어?”라고 물어보셨다.
바카라는 그렇게 막내딸 트라우마가 생기신 것 같다.
허허허허허허
반백수가 된 지금은 취업 안 하냐고 매일 물어보신다. 일을 안 하는 건 아니다. 집에서 일을 하기도 하고, 고정수입이 없는 일을 하고 있다. 회사 다니며 한참 돈을 모아야 할 나이에 돈도 안 되는 일을 하고 있는 딸이 왜 저러나 싶고, 결혼도 안 하고, 혼자 어떻게 살려고 저러는지 40대가 된 막내딸 걱정이 아직도 끝나지 않은 바카라다.
그런 바카라에게 나는 “그니까 오래오래 살아~”라고 말대답을 하다 등짝 스매싱 당하기 일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