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가 좋다고 그렇게 바카라보라 써?
오글오글 1주차
나는 오늘도 바카라보라 쓴다. 주변에서는 쉴 시간도 부족한데 무슨 글이냐고뭐가 그렇게도 좋으냐고묻는다. 처음에는 별생각 없이 쓰기 시작했다. 세상에는 이렇게 사는 사람도 있다고 말하고 싶었다. 일기 같은 글이었지만 감사하게도 읽어주는 사람들이 있었다.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반응해주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게 재밌어서 그 재미에 계속 바카라보라 썼다. 처음에는 별 생각이 없었지만 계속 쓰다 보니 더 깊고 진한 글쓰기의 재미를 알게 됐다. 그래서 이제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오늘도 바카라보라 쓴다.
처음 마음을 잃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바카라보라 쓴다. 잠들고 싶지 않을 정도로 가슴이 설레는 순간도 결국 언젠가는 그 감정이 휘발되어 사라졌다. 그 마음을 잊고 싶지 않을 때마다 바카라보라 썼다. 그 순간의 내 감정을 온전히 기록한 글은 ‘감정 사진기’ 같은 역할을 했다. 내 감정을 완전히 복제해내지는 못할지라도, 어떤 궤적으로 흘러왔고 또 흘러가는지담을 수 있었다. 한 자 한 자 내 바카라보라 꾹꾹 담으면서 그리고 또 꾹꾹 담은 내 바카라보라 다시펼쳐읽어볼 때마다 처음의 그 바카라보라이 다시 떠올랐다. 그래서 내가 쓰는 글은다짐의 글이다. 오늘 이 느낌을, 이 마음을 잊지 말자고 내 마음을 사진 찍듯이 바카라보라 쓴다.
선명한 사람이 되고 싶어서 쓴다. 바카라보라 쓰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내가 가진 상념들을 조각모음 해야만 했다. 무질서하게 부유하던 생각들을 잘 조립하여 글로 꿰어내는 과정에서 나는 어떤 색깔을 가지고 살아왔는지, 또 어떤 색을 발하면서 살고 싶은지 자연스럽게 정리됐다.분명히바카라보라 쓰는 과정에서내 색깔은 조금씩덧입혀졌고조금씩더선명해졌다. 그래서 내가 쓰는 글은 바카라보라의 먼지를털어내고 선명해지자는 글이다. 삶에 치여서 나의 색깔이 연해질 때쯤, 바카라보라에 쌓인 먼지를 털어내고 다시금 나의 색을선명히하고살기 위해 바카라보라 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 바카라보라 쓴다. 바카라보라 쓰다 보면 나의 감정뿐 아니라 내가 가진 편협함과 부족함 그리고 한계까지 다 드러났다.알고 보니바카라보라 쓰는 일은내가 얼마나 부족한 사람인지를 끊임없이 고백하는 작업이었다. 평소에는 외면해왔던 나의 부족함이 나의 글에서 선명하게 드러날수록 그 부족함을직면할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나의 부족함이 선명해질수록 어떻게 채워가야 할지도 자연스럽게보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그래서 내가 쓰는 글은 수련의 글이다. 오늘보다 내일 조금이라도 더 나아지기를 바라며 바카라보라 쓴다.
가끔 과거에 내가 썼던 바카라보라 보면 끔찍할 때가 있다. 몇 번을 고쳐 쓴 오늘의 이 글도 언젠가 또 끔찍하게 느껴질지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부족한 바카라보라 쓴다.산을 오를 때한 발 한발에만집중하느라 얼마나 올라왔는지 잘 모르다가도뒤를 돌아보면 그동안 얼마나 올라왔는지 알 수 있듯이 나의 글도 그러할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과거의 나의 글이 끔찍하게 느껴진다는 것은 최소한과거의 나보다는조금 더 발전했음을 말하는 것이라 믿는다.오늘도어떻게든또다른글 하나를 써 내려가는 과정에서 아주 조금이라도 내가 조금씩 더 성장할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그렇게 처음 마음을 잃지 않기 위해, 선명하게 살기 위해, 더 나은 사람으로 살기 위해 나는 오늘도 바카라보라 쓴다.
이 글은오글오글(1주 차 주제 : 나는 왜 쓰는가)에서 함께 쓴 글입니다.
1주 차 주제 :나는 왜 쓰는가
2주 차 주제 :사랑에 대하여
3주 차 주제 :한 사진을 보고 드는 느낌을 글로 써보기
4주 차 주제 :여행
5주 차 주제 :윤리적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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