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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헬린이의 바카라 녹이기 첫 도전기

바카라 녹이기인의 성지에 첫 발을 내딘 종이 인형

<바카라 녹이기 싫어하는 사람의 바카라 녹이기 시작기를 쓴 지 6개월이 지났다. 지난 6개월 동안 여성전용 피트니스를 꾸준히 다녔다. 주 3회 정도 다니면서 바카라 녹이기 기구 사용에도 자신감이 붙고, 바카라 녹이기 후의 개운함도 알게 되었다. 바카라 녹이기을 쉬는 주말이면 몸이 뻐근하다는 느낌도 들었다. 나와는 전혀 무관하다고 생각했던 '바카라 녹이기'이란 것에 드디어 한 발짝 다가가게 된 것이다.


내가 했던 바카라 녹이기은 '커브스'라는 바카라 녹이기인데 12개의 기구를 30초씩 사용하면서 2바퀴를 돈다. 원형으로 서서 기구 30초, 제자리 달리기 30초를 반복한다. 바카라 녹이기 후 간단한 스트레칭까지 하는데 총 걸리는 시간이 30분이다. 하루 30분이면 바카라 녹이기이 끝난다. 무게가 없는 기구들이지만 워낙 근력이 없던 터라 기구를 들어 올리기도 힘들어 몸살을 달고 살았는데, 이젠 거뜬하게 두 바퀴를 돌고도 힘이 남는다.


나름 커브스 에이스로 자라났다고 생각했는데 문제는 바로 이때부터였다. 바카라 녹이기 강도를 조금씩 높여가고 싶은데 두 바퀴 이상의 바카라 녹이기을 하는 게 눈치가 보이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둥글게 둘러서서 바카라 녹이기을 하기 때문에 누군가 나가야 새로운 사람이 들어와서 바카라 녹이기을 할 수 있는데, 두 바퀴 가까이 돌면 선생님이 끝나가는 사람은 손을 들라고 말한다. 그럼 그 자리에 새로운 사람들이 투입을 대기하며 옆에 서있다. 게다가 문을 주중에만 여는데 오전에 5시간, 저녁에 5시간이다 보니 시간을 매번 맞추기도 어려웠다.


커브스에서 바카라 녹이기의 기초를 다졌으니 이제 다른 곳에서 좀 더 바카라 녹이기생활을 확장하기로 마음먹었다. 필라테스, 수영, 요가, 에어로빅 등 인터넷으로 기본 정보를 찾아보고, 몇 군데를 추려 직접 방문해 보았다. 그리고 거리, 가격, 흥미 등을 고려해 집에서 가장 가까운 헬스장으로 정했다.


그런데 집 앞 헬스장은 이미 너무도 유명한 곳이었다.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우승한 현직 국가대표 보디빌더가 다니는 곳이었고, 전국의 트레이너들이 교육을 받으러 오는 헬스인들의 성지 같은 곳이었다. 이런 곳에 내가 가도 되는 걸까?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어디 가서 힘없고 마르고 바카라 녹이기 못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사람이 아니던가. 게다가 아는 사람도 하나 없는 낯설고 새로운 장소에 혼자 찾아가는 것은 집순이에겐 너무도 가혹한 행위였다.

바카라 녹이기


12월의 절반은 몸살과 함께했다. 감기가 유행하는 시기에, 곁에 있는 누군가 컨디션이 안 좋으면 틀림없이 나는 앓아눕는다. 그런데 남편도, 아이들도 한 번씩 감기에 걸리면서 나는 아예 정신을 차리기 힘들 만큼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커브스에서 키운 미세하나마 어렵게 얻은 근력들을 잃고 싶지 않아 얼른 다른 바카라 녹이기을 이어서 하고 싶었는데 몸이 마음을 따라주지 않았다. 이제 좀 몸을 가눌 수 있겠다 싶은 아침, 바로 헬스장을 등록해 버렸다.


나는 생각이 너무 많다. 걱정도 병이라면 중증이라 할 수 있겠다. 인터넷의 발달로 온갖 쓸데없는 각종 이야기들을 끌어안고 세상 근심 걱정들을 이고 지고 산다. 헬스장 등록 전에도 너무 많은 정보들을 모으다 보니 머리가 아플 지경이었다. 이것도 걱정, 저것도 걱정. 이러다 영영 다시 바카라 녹이기을 못하겠다 싶어 마음을 먹은 지 한 달 만에 카드를 긁어 버렸다.


헬스 기구를 처음 사용하는 미숙한 사람에게 '헬스'와 '어린이'라는 단어를 합쳐, '헬린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유튜브로 이 헬린이들을 위한 바카라 녹이기 이용 가이드를 많이 보고 갔다. 집 앞 바카라 녹이기에서 국가대표 보디빌더가 직접 찍어 올린 초보이용자를 위한 영상도 있어 여러 번 돌려 보았다. 따로 PT를 받지 않아도, 커브스에서 배운 기초 자세와 유튜브 강의, 주변 눈치로 어느 정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한 달 전에 상담받으러 온 적은 있지만, 아예 다니겠다 마음먹고 방문한 바카라 녹이기은 왠지 더 차갑고 무거운 공기가 내리 누르고 있었다. 탁, 탁 거리며 쇠 부딪히는 소리가 났고 찬 기온과 사람들의 뜨거운 체온이 더해져 내가 지금까지 맡아왔던 익숙한 단일 공기층이 아닌, 전혀 새로운 세상의 관문이 열린 기분이었다. 콘크리트 건물 안에 빼곡히 채워진 검은색 기구들로 바카라 녹이기 안이 더 어둡고 투박하게 다가왔고, 이질감이 느껴졌다.

바카라 녹이기

지난밤에 미리 전화로 궁금한 사항 몇 가지를 추가 문의하고, 아침에 인터넷으로 방문 예약까지 하고 와서인지 데스크 직원이 아는 척을 했다. 쌍꺼풀이 짙은 30대 정도로 보이는 여성이었다. 아마 학창 시절이었다면 화장도 짙고 날카로운 인상 때문에 무섭게 느껴졌을 텐데, '돈'이라는 매개체가 개입한 사회에서는 그저 자세히 설명해 주고 가끔 웃어준다면, 고마운 사람이라 느껴진다는 게 아이러니했다.


지난밤 나와 통화했던 다른 여직원은 친절했지만 설명이 틀린 게 많았다. 어젯밤 전화로 들었던 내용과 아침에 방문해서 듣는 말이 너무 달라서 당황스러웠다. 기구 사용에 대한 오리엔테이션도 없었고, 바카라 녹이기 이용 중지 기간 등도 달랐다. 알고 보니 어제 통화한 직원은 입사한 지 한 달 밖에 안되어 내용이 숙지가 잘 안 된 사람이라고 했다.


어찌어찌 상황 파악을 하느라 애를 먹다가 결국 PT 1회권을 구입했다. 유튜브로 본 바카라 녹이기과 직접 마주한 바카라 녹이기은 천지차이여서 내가 영상으로 본 기구가 어떤 것인지 조차 파악이 안 됐다. 내가 전혀 알지 못하는 낯선 공간에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람들과 내가 가장 못하는 행동을 해야 하는 모든 것이 힘겨웠다. 다행히 배정된 트레이너가 지난번 방문했을 때 설명해 줬던 사람이었다. 아마 날 기억 못 하는 것 같았지만, 나로선 트레이너 랜덤 배정이라는 낯선 룰에 그나마 안도감이 느껴지는 처사였다.


헬스장에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바카라 녹이기복이 있었지만, 날이 추운데 반팔인 데다가 나에겐 너무 클 것 같아 미리 준비해 간 옷을 입었다. 그나마 커브스 할 때 레깅스를 입는 게 익숙해져서 다행이었다. 나는 사람들이 내 몸에 대한 평을 하는 게 싫어서 달라붙는 옷을 입는 걸 싫어하지만, 바카라 녹이기을 배울 땐 자세를 명확하게 잡고 안전하고 편안하게 움직이기 위해서 레깅스가 좋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리고 바카라 녹이기을 할 땐 각자 자기 바카라 녹이기에 집중하느라 다른 사람은 뭘 입었는지 신경도 안 쓴다고 하니 내가 편하고 마음에 드는 옷을 입으면 된다고 한다. 커브스에서 레깅스를 입고 바른 자세로 바카라 녹이기을 하며 체형이 조금씩 교정되는 걸 느꼈고, 내 몸을 좀 더 받아들이고 사랑하게 되었단 점도 큰 이득이다.


담당 트레이너는 능숙하게 나에게 자리로 안내했다. 첫 바카라 녹이기이니 무리하지 않고 힘을 주지 않고도 몸을 편안하게 움직일 수 있는 전신 바카라 녹이기 기구를 사용할 거라고 했다. 첫 기구는 '쏘티드 로우(seated row)'라는 등 바카라 녹이기 기구였다. 의자의 등 받침 같은 부분에 가슴을 대고 거꾸로 앉아 양팔을 앞으로 밀었다, 당기는 동작을 했다. 몸의 힘을 빼고 팔만 자연스럽게 밀었다 당기라고 했지만, 전혀 자연스럽지 않았다. 핀으로 당기는 무게 추의 무게를 조정하는 데, 분명 트레이너가 핀을 다 빼고 10파운드(약 4kg 정도) 짜리 보조 추에만 꽂아뒀지만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특히 발 뒤꿈치에 힘이 많이 들어갔다. 팔로만 해서 당겨지지 않으니 어깨와 다리에도 힘이 실렸다.


두 번째로 배운 기구는 '해머 스트렝스(hammer strength')였다. 마찬가지로 등받이에 가슴이 오도록 거꾸로 앉아서 팔꿈치를 양쪽으로 벌려 옆으로 들어 올렸다, 내렸다 하는 동작을 반복했다. 다리는 90도가 되도록 직각으로 세우고 엉덩이는 뒤로 살짝 빼서 허리가 꼿꼿이 세워지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이번에도 몸에 힘을 빼고 팔만 들어 올렸다 내리라는데 그게 과연 가능한 것인가, 싶을 만큼 어려웠다. 이번에도 셀프로 전신 진동을 느끼며 몸을 간신히 움직였다.


세 번째 기구는 '체스트 프레스(chest press)'였다. 등을 의자에 살짝 기대고 앉아 허리를 꼿꼿이 세운 뒤, 다리를 직각으로 놔두고 양팔을 앞으로 밀었다 당겼다. 당기는 힘이 많이 드는 가슴 바카라 녹이기기구였지만 이번에도 발 끝이 덜덜 떨렸다. 기구가 당겨지지 않으니 온몸에 힘이 들어갔다.


네 번째부터는 하체 바카라 녹이기을 했다. 커브스에서도 많이 했던 '레그 익스텐션(leg extension)'이었다. 그런데 커브스보다 기구도 훨씬 크고 사용도 복잡했다. 헬스장 머신에 비하면 커브스 기구는 소꿉놀이로 느껴졌다. 의자도, 발목에 놓는 기구의 높이도 모두 높아서 제일 작게 맞춰야 했다. 이번에도 추의 무게를 다 빼고 다리를 들어 올렸다 내렸다 반복했다. 그런데도 왜 이렇게 내 마음대로 몸이 움직여지지 않을까? 트레이너가 옆에서 잘하고 있다고 응원해 줬지만 사실 믿기지 않았다. 아마 나처럼 못하는 사람은 처음 보지 않을까, 트레이너 인생에 있어 새로운 도전이라 할 만하지 않을까? 나도 내가 이 기구들을 사용할 거란 사실이 믿기지 않는데, 타인이라고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는 걸까? 트레이너의 응원이 진짜 일까, 습관적인 말들일까 궁금해졌다.


다섯 번째 바카라 녹이기은 이너 타이&아웃터 타이(inner tigh, outer thigh)'였다. 다리를 벌렸다, 오므리는 동작인데 기구에 놓는 발의 위치에 따라 사용되는 허벅지의 근육이 다른 것 같았다. 이 기구도 나에겐 너무 커서 의자 앞쪽에 떨어질 듯 바짝 당겨 앉아야 했다.

바카라 녹이기

여섯 번째 기구는 가장 힘들었다. '씨티드 레그 컬(seated leg curl)'이라는 뒤 허벅지 바카라 녹이기이었는데 이건 정말 사람이 할 수 있는 동작이 맞나, 의문이 들었다. 다리를 쭉 편 상태에서 기구 사이에 고정한 채 종아리만 뒤로 접어 움직이는 바카라 녹이기이었는데 동작 수행이 거의 불가능했다. 트레이너가 같이 기구를 손으로 밀어줘서 간신히 뒤로 넘겼다. 아무리 빈 기구여도, 아무리 트레이너가 옆에서 응원의 말들을 해줘도 내 몸이 한심하게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속으로 생각했다.


'트레이너에게 커브스 6개월해서 잘할 자신 있다는 말을 안 하길 정말 잘했다!'

커브스의 명예를 위해 내가 커브스를 하고 왔단 사실을 아마도 영영 비밀로 해야 할 것 같다.


마지막으로 매트 바카라 녹이기을 했다. 아마 눈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느꼈을, 힘이라곤 없는 내 몸에 딱 맞는 난이도였다. 무릎을 아주 살짝 굽힌 채로 서서 한 다리로 버티는 동작이었다. 이것까진 그래도 할만했는데 이후에 한 다리로 상체의 힘을 모두 뺀 상태에서 허리를 굽혀 손이 땅에 닿도록 천천히 숙였다 일어나는 동작은 정말 힘들었다. 발바닥과 종아리에 힘이 들어가야 한다는데 내 몸의 힘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건지, 있기나 한 건지 종적을 느낄 수가 없었다. 허리를 숙여 손이 땅에 가까워질수록 다리가 급격하게 흔들렸고 몸의 중심이 무너졌다. 자꾸 손과 팔에 힘이 들어갔다. 간신히 땅에 손이 닿아도 다시 두 허벅지의 위치를 맞추며 천천히 일어나는 동작은 트레이너의 말대로 '천천히'가 도저히 되지 않았다. 빨리 해도 쓰러지는데 천천히 하면 아예 일어날 수 없을 것 같았다.


이렇게 50분간 진행된 첫 PT가 끝이 났다. 모든 사람을 다 이 코스로 진행하는지, 나에게 맞춤 식으로 아주 쉽게 이루어진 건진 모르겠다. 뭐가 됐든 내 몸이 팔랑대는 게 종이 인형이 따로 없었고, 심각하게는 몸이 맘대로 움직여지지 않는 '좀비'같단 느낌마저 받았다. 따로 추가 PT에 대한 언질은 없었지만, 고민 끝에 큰돈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이렇게라도 배우지 않으면 영영 바카라 녹이기과는 담쌓고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


여기 헬스장엔 세계 국가 대표 선수권에서 우승한 국가대표 보디빌더의 전신사진이 크게 걸려있다. 나는 사람이 가장 적은 시간을 찾아서 가기 때문에 나와 다른 시간에 와서 바카라 녹이기을 하거나, 나와 다른 구역에 있거나, 아니면 봤어도 내가 못 알아봤을 수도 있겠지만 아직 마주치진 않은 것 같다. 그 보디빌더의 사진을 봐도, 헬스장의 트레이너나 다른 회원들을 봐도 사람의 몸이 어떻게 저렇게 근육이 다 보일 수 있는지 신기하다. 옛날에 갔던 '인체의 신비전'에서 느꼈던 충격과도 조금 비슷하다. 마치 의학서에 나오는 사람 몸의 근육을 피부 밖으로 보이도록 공기라도 잔뜩 주입해 놓은 것 같다. 물론 공기 따위가 아니라 엄청난 노력과 시간을 들여 이뤄낸 거겠지만 말이다.


바카라 녹이기에 가서 지금까지 내가 살아가는 세상에선 만나보지 못했던 새로운 지점의 사람들을 마주한다. 이 글을 쓰는 시점은 바카라 녹이기에 등록한 지 일주일 되는 날인데 여전히 바카라 녹이기의 공기는 차갑고 어색하고 두렵다. 나만 빼고 다 잘하는 것 같은 공간에서 겨우 한 발로 끙끙대며 버티고 서 있는 나는 이질적인 존재다. 아무리 타인을 신경 쓰지 않는 곳이 바카라 녹이기이라지만 바카라 녹이기 이용에 대한 매너도, 이용팁도 아무것도 모르는 나는 자꾸 주변의 눈치를 살피게 된다. 다른 사람들이 우람한 덤벨을 들 때, 두 손에 꼭 들어오는 갈빗대 같은 핑크 아령을 들고도 팔이 빠질 것 같다. 스트레칭 존에서 몸만 풀어도 빨리 집에 가서 눕고만 싶다.


체력장을 한 다음날의 근육통처럼 온몸의 근육들이 두들겨 맞은 듯이 아프다. 바카라 녹이기을 하면 근육이 자극을 받고, 회복되는 과정을 반복하며 근력이 늘어난다고 하는데 나는 아픈 이 느낌이 너무 낯설고 두렵다. 어쩔 땐 헬스장에 가는 게 무서워 눈물이 나올 것만 같다. 트레이너에게 도움을 청해야 하는 것도 어색하고, 과연 나도 저렇게 튼튼한 사람이 될 수 있는 건지 의문이 든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커브스에 처음 갈 때도 그랬다. 지금은 오며 가며 인사하다 보니 따로 만나 차를 마실 정도로 친해진 사람들이 있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낯설고 어렵고 근육통에 시달렸다. 몸이 아픈 감각에 사로잡혀 다른 일상을 살아갈 기운이 없었다. 지금 또다시 바카라 녹이기를 시작하며 그때의 막막함을 마주한다. 더 크고 깊고 막연한 심해 속이다. 부디 트레이너가 나를 포기하지 않고 잘 이끌어주기를, 나도 이 낯선 땅에 두 발을 딛고 무던히 나아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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