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먹먹해졌다. 코끝이 시큰했고, 모락모락 김이 나는 뚝배기 한 그릇을 대접받은 것처럼 속이 뜨끈했다. 인생 선배의 따스한 조언이 나에게 전해진 것 같아 든든해졌고, 성에 차지 않는 마음을 알아채고 괜찮다고 다독여주는 것 같았다.
"그렇게 초등 엄마가 된다"는 교육 에세이다. 초등 교사이자 1학년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입장에서 옆집 언니처럼 도란도란 이야기를 건넨다. 육아와 학습에 대한 부분, 교사의 시각과 학부모의 입장이 교차하는 부분, 학교에서 있었던 소소바카라보라 솔직한 에피소드에 고개를 끄덕이고 살며시 웃기도 했다. 교육에 대한 이야기도 좋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삶을 대하는 자세였다. 이 책을 읽으면서 몇 가지 마음에 담아둔 것을 소개바카라보라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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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일을 하고 있건 간에 그 일을 좋아하기 위해 노력을 한다면 나중에 후회와 아쉬움이 덜하리라는 것이다. 처음에는 열정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던 일이었지만 바쁘고 고단한 일상이 되면서 어느 순간 차갑게 마음이 식을 때가 있다. 시간에 쫓겨 힘겹게 달리다가 바람이 빠져나가 쪼그라든 풍선처럼 힘이 없어질 때도 있었다. 육아든 일이든 의무감에 하려니 지치고 재미가 없다. 내가 해야 하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면 일단 바카라보라 노력해 보기로 했다. 소풍날 보물 찾기를 하던 것처럼, 단조롭고 바쁜 일상에서 반짝이는 순간을 찾아보기로 했다. 쉽지 않겠지만 바카라보라 하다 보면 정말 좋아질 수도 있지 않을까. 그랬으면 좋겠다.
둘째, 시간을 마련해서 매일 바카라보라.
빨간 머리 앤은 힘겨운 상황에서도 낭만적인 상상을 하면서 현실을 견뎠다. 지치고 힘들 때 내가 바라는 이상적인 모습을 상상해 보는 것. 왠지 현실과 차이가 더 크게 느껴질 것 같아서 별로라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글과 말의 힘이 생각났다. '강연자들'에 나온 조혜련 씨가 미래일기를 쓴다고 했던 것도. 미래일기는 경험했던 일을 쓰는 것이 아니라 바라는 일이 이루어졌다고 가정바카라보라 써보는 것을 가리킨다. 그러다 보면 미래의 일기가 과거의 일기가 되는 일이 생긴다고 한다. 일기가 현실이 되는 순간, 얼마나 신기바카라보라 짜릿할지 궁금해진다.
셋째, 유체이탈 바카라보라 대화 나누기.
타고나길 바카라보라에 휩싸여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나다. 소소한 것도 놓치지 않고 부여잡고 바카라보라에 바카라보라을 쌓는다. 작가님도 나와 비슷했나 보다. 그럴 땐 이런 상상이 도움이 된다. 바카라보라을 하는 나와 들어주는 나가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저자는 몇 달간의 꾸준한 연습으로 웬만한 바카라보라에는 유체가 이탈되어 바로 대화를 나누고 바카라보라을 마무리한다고 했다. 바카라보라이 생기면 습관처럼 유체가 이탈되고,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누는 두 명의 나를 상상하며 키득거리다 보면 웬만한 일들은 별일 아닌 게 되어 버린다고 하니, 한번 시도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카라보라 대화를 나누고 어지간한 바카라보라거리가 툭툭 떨어져 나갔으면 좋겠다.
책이 좋은 이유 중의 하나는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번에는 '일을 좋아하기, 미래 바카라보라, 유체이탈 대화'라는 새로운 방법을 배웠다. 내 삶을 더 사랑하고 즐겁게 보낼 수 있게 자주 사용해 봐야겠다. 5년 후 미래를 떠올리는 것부터 해 볼까? 2029년 12월 13일의 나는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기분 좋은 상상을 시작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