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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카라 오토프로그램, 그 씁쓸한 이별통보

일상이 글이 되다 II

떠나는 이 마음도, 보내는 그 마음도, 서로가 하고 싶은 말, 다 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꼭 한마디, 남기고 싶은 그 말은, 너만을 사랑했노라, 진정코 사랑했노라, 사랑의 기쁨도 이별의 슬픔도, 이제는 너와 나, 다시 이룰 수는 없지만, 그래도 꼭 한마디, 남기고 싶은 그 말은, 너만을 사랑했노라, 진정코 사랑했노라


가수 홍민이 부른 ‘석별’이라는 노래 가사인데 이맘때면 생각나는 노래이다. 석별이란 서로 애틋하게 이별한다는 의미인데, 애틋한 사랑의 감정 때문에 생각나는 노래라고 하기보다는 11월 말 혹은 12월 초 즈음에 기업들에서 퇴임 바카라 오토프로그램을 발표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노래이다. 퇴임 바카라 오토프로그램 발표 때문에 떠오른 것이라면 석별보다는 이별(주 1)이 더 적절한 단어라 생각되지만…


오늘 내가 몸담고 있는 기업에서 퇴임시킬 바카라 오토프로그램들에 대해 개별 통보를 시작했고 그 명단이 회자되고 있다. 올해 실적이나쁘기 때문에 퇴임 바카라 오토프로그램의 숫자는 많고 신임 바카라 오토프로그램 숫자는 큰 폭으로 줄 것이라 예상을 하고 있었는데, 1차로 취합된 퇴임 명단에 예상외의 인물들도 여럿 포함되어 있는 것을 보니 퇴임 규모가 크긴 클 듯하다. 2년 전, 퇴임 통보를 경험하였기에 재직 중인 바카라 오토프로그램들에게 이번주의 시간이 어떠할지 짐작이 되고도 남는다.




바카라 오토프로그램은 매년, 회사와 보직 계약을 하고 보직 임명과 함께 연봉 계약도 한다. 1년 단위의 계약을 하기 때문에 연말 재계약 여부를 결정짓는 시기가 되면 모든 바카라 오토프로그램들이 예민해진다. 바카라 오토프로그램 재계약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은 많으나 큰 틀에서 보면, 지난 몇 년간의 성과, 주변평판이나 언행, 상사와의 갈등, 부정여부 및직원들의 다면평가가 요인이 되는데 이 중에서 지난 몇 년간 바카라 오토프로그램에 걸맞은 정량적 성과의 증명이 가장 중요하며 성폭력이나 언행등으로 인한 투서, 나이 역시 중요한 요인에 속한다.


바카라 오토프로그램으로 승진하여 재임하는 기간이 평균으로 몇 년이 될까? S 전자의 경우, 3년이 채 안되며 L 전자의 경우 9년이다. 기업별로 다르겠지만 전체 임직원에서 바카라 오토프로그램의 비중은 0.7 ~0.8% 수준에 불과하여 ‘별을 단다’는 표현을 하지만 바카라 오토프로그램 평균 재직 기간을 생각한다면 바카라 오토프로그램이 되었다고 그리 좋아할 것만은 아니다. 오죽했으면 사구개화 (49세에 바카라 오토프로그램 피선), 오사낙화(54세에 톼임), 화이절정(바카라 오토프로그램 2년 차에 퇴직)이라는 말이 생기었겠는가?


바카라 오토프로그램 평균 보수가 일반직원 평균보다 5배 이상이며, 배우자 포함 매년 최고 수준의 건강검진 및 골프장 회원권, 차량 지원 등의 처우가 좋고 많기에 바카라 오토프로그램이 된다는 것은 직장인으로서는 최고의 영예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자격을 정년까지 유지하기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만큼 희박한 일이다. 길게 가기 위해선 그만큼 받는 스트레스 지수가 높고, 회사의 사이클에 올인을 해야 한다. 누구보다도 일찍 출근을 해야 하며, 밤늦게까지 업무의 연장으로 거래선, 대외 인사들 상대까지 해야 한다. 주말에 주로 바카라 오토프로그램 회의를 하기 때문에 주말 출근도 당연시해야 한다. 주중에는 자녀들 얼굴보기도 쉽지 않다. 워라밸은 바카라 오토프로그램에게는 적용이 안 되는 용어이고 웬만큼 노력하지 않으면 가족과의 관계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바카라 오토프로그램의 삶이 결코 쉽지 않다.


이렇게 힘들게 바카라 오토프로그램으로서의 자격을 유지하기 위해 가족과 본인의 희생을 담보하더라도 자칫 말실수, 이성에 대한 부적절 행위 혹은 부정에 휘말리는 경우, 상사와의 갈등 등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요인들을 통제 못하거나, 보직 통합, 천재지변으로 인한 성과 저조, 전쟁 혹은 테러 등으로 인한 거점 철수 등의 통제가 불가능한 요인들로 인해 중도에 낙마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12월이 가까워지면 ‘소원이 뭐냐고 묻는 다면, 내년 1월 급여를 받고 싶다’는 농담을 자주 한다. 결국, 바카라 오토프로그램으로 5년 이상 재직하기엔 장애물이 너무 많다. 5년을 채 못 채우고 퇴임을 하게 되면 금전적 보상은 크지 않아 자녀 뒷바라지로 한창 돈을 쓸 나이에 어려움에 봉착하게 된다. 바카라 오토프로그램이 된 후 본인의 희생으로 어려움 없이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려면 대기업 바카라 오토프로그램 생활을 최소 10년을 해야 한다. 10년 이상의 바카라 오토프로그램 생활이 쉽지만은 않지만 금전적 보상과 누릴 수 있는 혜택이 크기에 이왕 대기업 생활을 선택한 것이라면 바카라 오토프로그램이 되어야 하고, 바카라 오토프로그램 보직을 오래 유지하려면 목표달성에 대한 도전, 냉정한 자기 관리와 사람 관계에 정성을 다해야 한다. 여기에 운이 따라준다면 더 오래갈 수 있다.


이번주 발표로 내가 몸담고 있는 회사에서도 많은 후배들이 바카라 오토프로그램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스스로가 바카라 오토프로그램대상임을 예상한 경우도 있으나 대다수는 ‘나는 아니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희비가 엇갈리는 결과가 나오겠지만, 회사의 판단기준이 있기에 바카라 오토프로그램 대상자가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단지 자기만 모를 뿐이다. 예상을 못했기에 어떤 이는 충격을 받을 것이고, 어떤 이는 그래도 덤덤하게 받아들일 것이다. 지나 보니, 바카라 오토프로그램의 시기와 상관없이 상황을 받아들이고 빨리 다음 여정을 준비하는 사람이 성공을 이어가고 있음을 본다. 바카라 오토프로그램은 정해져 있는 과정이다. 이에 대비하여 준비를 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다음 여정은 크게 다르다.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얘기는 바카라 오토프로그램의 워라밸은 퇴임을 대비한 준비라 하겠다.



(주 1) 석별은 서로 애틋하게 이별하는 것을 뜻하며, 이별은 서로 갈리어 떨어지는 것을 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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