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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하게 와이프 바카라 루쥬 축하하기

오늘은 와이프 바카라 루쥬이다.

몇 년 전부터 바카라 루쥬날에는 미역국을 끓인다던가 잡채 같은 바카라 루쥬상 음식은 하지 않기로 합의를 봤다. 그래도 바카라 루쥬 케이크를 사서 후짝짝 정도는 하는 편이다.


그런데 와이프도 나도 단음식을 딱히 즐겨 먹지도 않고 또 먹어도 맛만 보는 수준이라 매년 바카라 루쥬는 그날 한두 쪽 먹고 냉장실로 가곤 했다.(어떨 때는 며칠을 두다 그냥 버리기도 했다.) 그래서 기본 3만 원은 훌쩍 넘겨버리는 바카라 루쥬에 선뜻 지갑을 열기가 머뭇거려졌다.


가족 구성원당 일 년의 1번의 바카라 루쥬에 좀 쩨쩨할 수도 있겠지만, 이것도 뭔가 관성과 고정관념이 작용하는 것만 같다는 생각이다. 부모님 세대 만해도 불고기와 잡채 등 열댓 가지는 바카라 루쥬상의 상수였다.(지금 보면 그때가 더 풍요의 시대였다.)


케이크가 있고, 초에 불을 붙이고, 후짝짝(밝은 미소, 바카라 루쥬 축하노래, 소원빌기, 후 불기, 짝짝 박수치기)을 진심으로 한다면 그것도 오순도순 행복한 바카라 루쥬축하 파티가 아닐까?


바카라 루쥬
바카라 루쥬
6,500원 티라미수 케익, 사장님께 싸바싸바해서 얻어온 초 그리고 매일 아침 먹는 루틴식단


조각 바카라 루쥬는 남김없이 다 먹었다.

딱 좋았다. 우리 세 식구 먹는 양은 딱 요 정도면 된다. ㅋㅋ 만약 큰 둥근 케이크를 사서 남은 3/4을 버렸다면 돈낭비, 다 먹었다간 (뻥을 좀 보태면) 이듬해 바카라 루쥬이 될 때까지 매일 달려야 그 지방을 다 태울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아들은 학교에 가고 점심에 와이프와 오붓하게 외식을 하며 와이프의 바카라 루쥬을 한번 더 기념했다. 꽤 예뻐 보였던 38,000원짜리 케이크값 하나로 케이크도 사고, 밥도 먹고, 커피까지 마셨다.


바카라 루쥬
원래는 김치찌개를 먹으려 했는데 거긴 좀 늦었다.


누군가 말하길 경제적 자유는 자산의 크기가 아니라 소비의 크기가 결정한다고 한다.


크게 공감한다.

누구는 20억 도 택도 없다 하고 누구는 10억, 누구는 그 이하로도 충분하다며 자신의 은퇴생활을 증명하고 있다. 숫자가 달라도 경제적 자립이 가능한 걸 보면 각자 어떤 소비의 기준을 가졌는지가 핵심인 듯하다.


참 다행이고 고마운 건 와이프가 이런 바카라 루쥬 케이크에 재미있어하고 또 만족한다는 것이다. 돈에 대한 가치관, 소비에 대한 기준을 부부가 비슷하게 가지는 것도 참 감사한 일이다.


/@jaemist/3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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