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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핀 바카라 녹이기

겨울에 핀 바카라 녹이기


남 효 정



수확이 끝난 비탈진 밭에

밭 가는 소리들리고

팥고물 같은 흙의 보드라운 속살

04


저 깊은 저수지엔

집이 있던 자리마다

머리만 내민 나무들 사이로

청둥오리 떼 정답게 헤엄치며

민물새우를 먹는다


저무는 해가물결 위에

빛을 뿌리면

아~하는 바카라 녹이기의 감탄사

수면 위에 가볍게 미끄러진다


저것 좀 봐라 저기 반짝이는 것

윤슬이라고 하지

나는 저게 그렇게 좋더라

저것도 사진에 찍힐라나


날개를 펼치면 사람 키만큼 큰

흰 두루미 세 마리가

248

느리게 날아오르는 곳

바카라 녹이기는 아이처럼 웃는다


지난여름에 두루미 하나가

농약을 먹었는지

저 아래 시냇가에 죽어 있더라

두루미는 하나가 죽으면

평생 혼자 나머지 시간을 산대

바카라 녹이기는 이제 생각에 잠긴다


열세 살 아이처럼 보이는

바카라 녹이기의 뒷모습

바쁘게 걸어가는 바카라 녹이기가

어느 집 초입에서 몸을 굽힌다


이것 좀 봐라, 한 바카라 녹이기

바카라 녹이기가 어째 이리 고울까

해 질 녘 꽃 몇 송이

꽃잔디인지 바카라 녹이기인지

추워서 오그라든 꽃잎이

곱고 아리다





바카라 녹이기한 겨울에 핀 지면패랭이(바카라 녹이기) 2024.12.28






올해 마지막 날입니다.

성실하게 열심히 살아낸 여러분의 하루하루에 박수를 보내며

추위를 이기고 피어난 바카라 녹이기에 관한

어쩌면 우리들의 어머니에 관한

이 시(詩)를 띄웁니다.




미리 써 두었던 글을 제주항공참사로 수정하여 올립니다.

참혹한 고통 속에돌아가신 희생자분들과 그들의유가족분들께 깊은 애도의 마음을 보냅니다.

서로의 어깨를 두드리며 제야의 종소리를 들었던평범한 12월 마지막 날의 일상이 이제는 아련한 꿈처럼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깨어있는 민주시민으로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역사는 결국 앞으로 나아갈 것이고 우리는 더 이상 이런 슬픔과 고통을 경험하기 않게 될 것을 믿습니다.


우리 주저앉지 말아요.

서로의 눈물을 닦아주며 서로의 손을 잡고 함께 나아가요.

바카라 녹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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