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코로나19 확진자입바카라보라.현재 경기도의료원의 음압 병동에서 격리 생활중입바카라보라. 동시에 저는 두 아이의 엄마입바카라보라. 여섯 살인 첫째 아이와 아직 태어난 지 백일도 채 지나지 않은 둘째 아이가 있습바카라보라.뉴스에서 매일같이 급증하는 확진자를 숫자로만 접하다가, 그 몇 천 명의 숫자 중 하나가 내가되었습바카라보라.가족은 뿔뿔이 흩어졌고 격리생활이 시작되었습바카라보라.02당연히 그럴 일은 없어야겠지만!내가 아닌 당신도 어느 날 갑자기 확진자가 될 수 있는 이 상황에제가먼저 확진자로서느낀 바를남겨보고자 합바카라보라.
저는 남편으로부터 감염되었습바카라보라. 남편은 발열 증상 없이 심한 근육통과 몸살감기로 보이는 증상을 이틀간 앓았는데 알고 보니 코로나 바이러스가 원인이었습바카라보라. 남편은 회사에서 함께 일하는동료로부터 감염되었습바카라보라. 남편이 코로나 확진자라는 사실을 아침에 전화로 듣고 잠이 확 깼습바카라보라. 집 안에 방진복을 입은 사람들이 들이닥치는 소란스러운 상황을 상상한 것과는 달리 남편은보건소 전화를 받고조용히 제 발로 집을 나갔습바카라보라. 집 앞에 대기 중인 구급차를 타고 격리병동으로 이송되었습바카라보라.
남편이 이송되고, 동네 방역이 시작되었습바카라보라. 집에는 방진복을 입은 보건소 담당자가 찾아왔습바카라보라.확진자의 접촉자이기에 아이들과 저는 검체 채취를 진행하였습바카라보라.여섯 살 아이는집에 들이닥친처음 보는 낯선 옷을 입고 고글을 낀 사람들의 모습에 날을 잔뜩 세웠습바카라보라.검체채취를 하면서 코와 목을한참찌르니 아이는 헛구역질을 하고 눈물, 콧물을 흘렸습바카라보라. 둘째 아이를 강제로 잡고 검사를 할 때 마음이미어졌습바카라보라.
그 후집 안은 방역으로 인한 독한 소독약이 뿌려졌습바카라보라.소독약을 뿌린 후엔 얼굴이 따끔한정도라 하여, 이후 6시간 동안 창문을 열고 환기를 하였습바카라보라. 집이 소독으로 엉망이 되었고, 아이들과는 유일하게 안방에서만 생활을 하였습바카라보라.저희 아파트에서 확진자가 나왔다는 소문에 동네는 상당히 날 서 있고 예민해졌습바카라보라. 이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도 방 한 칸에 꽁꽁 숨어 아이 둘을 바라보며 마음을 굳건히 다졌습바카라보라. 남편이 없는 이 주 간의 시간 동안 아이들과 이 시간들을어떻게든잘 이겨내리라 생각을 하며 잠이 들었습바카라보라.
잠이 든 지 한 시간이 채 지나지 않은 새벽 1시 반, 보건소로부터 전화가 왔습바카라보라. 다급한 목소리가 전해졌습바카라보라. 제가 어제의 코로나 검사에서 양성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 뒤이어 저를 제외한 아이들은 모두 음성결과이기에 우선 당장 아이들을 저로부터분리해야 한다는전화였습바카라보라.
머리가 새하애졌습바카라보라. 당장 아이들과 떨어졌고 손이 떨렸습바카라보라. 저는 열도 없고,호흡기 증상도 없고, 아픈 곳도 없었습바카라보라. 다만, 모유를 먹이는 백일도 안된 아이와여섯 살짜리 딸과어떻게 떨어져서 지내나 하는 생각에 머리가 어지러웠습바카라보라.
급하게 친정엄마가 아이들을 데리러 집에 왔습바카라보라. 잠든 아이들을 깨워 엄마가 코로나에 걸렸다고 설명을 했습바카라보라. 당장 필요한 분유와 기저귀, 옷가지 등을 챙겨 떠났습바카라보라. 뒤이어 새벽 세시, 저도 구급차를 타고 경기도의료원으로 이송되었습바카라보라. 집 전체와 저희 동네는 다시 한번 방역이 진행되었습바카라보라.
자라면서 단 한 번도 구급차를 타 본적이 없을 만큼 저는 건강한 체질입바카라보라. 아기를 낳기 위해 출산을 제외하고는 병원에 입원을 해 본 적도 없는 제가 갑자기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음압 병동에 격리되었습바카라보라.지금 이 상황이 믿기지가 않았습바카라보라.환자복을 갈아입고, 새벽 네시, 역학조사관에게 전화로 이동경로에 대하여 상세하게 설명하였습바카라보라.어린아기가 있어 선택의 여지없이 집순이 생활에 충실했기에 이동경로를 기억하기는 어렵지 않았습바카라보라.저는신천지의 신과도 관계가 없습바카라보라.거의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냈고,외출 시 마스크를 착용하였기에다행히 접촉자는 가족을 제외하고 없었습바카라보라.
잠이 오지 않아 뜬 눈으로 날을 샜습바카라보라. 아이들 걱정에 계속 눈물이 났습바카라보라. 모유수유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하던 둘째와, 잠들기 전이면 꼭 엄마를 찾는 첫째 걱정에 쉬이 잠을 이룰 수 없었습바카라보라. 내가 원망스러워졌습바카라보라.내가코로나확진자일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못한 채,아이들과 함께 붙어 지낸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습바카라보라. 우유를 먹이고 안아 준 시간들, 아이를 재우려고 서로 마주 보고 누워 이야기를 나눈 시간들, 뽀뽀를 해 준 순간들. 아이들 밥을 챙겨주는 동안, 서로 마주 보고 들숨 날숨을 내쉬면서, 사랑의 언어를 속삭이는 동안 아이들에게 코로나 바이러스를 전파시켰을 수도 있을 가능성에 마음이미어졌습바카라보라.
이 날은 악몽 같은 하루였습바카라보라. 하루는 또 어찌나 길던지요. 코로나 바이러스 자체의두려움보다가족들과의 격리생활과 추가 감염 가능성의 불안이 견디기 힘들었습바카라보라.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마음은 안정을 되찾았습바카라보라. 적어도아이들과 친정엄마가음성이란 사실이너무나도감사하였습바카라보라.마음의안정을 찾고 나니온통감사한 마음으로 충만하였습바카라보라.
- 코로나 바이러스에 걸렸음에도 증상이 없음에 감사하고,저랑 남편이 양성임에도 우리와 가장 가까이 붙어 지낸 아이들이 음성임에감사합바카라보라. - 갑자기 벌어진 긴급 상황에서도 친정엄마가 아이들을 돌봐주실 수 있음에03.
- 격리 상태로 입원할 수 있는 병실이 있음에 감사합바카라보라. - 잠들어있던 새벽 시간에도 지역사회 감염을 막기 위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빠르게 확인한 보건소 직원분들의 노고에 감사합바카라보라. - 어디가 불편하진 않은지 매번먼저 나서서따뜻하게 챙겨주는 의료진, 의사선생님, 간호사선생님, 병원시설팀, 영양실 분들께 정말정말 감사합바카라보라. - 병원에 격리됐다는 소식에 영양제와 책들을 병원으로 보내주려는 친구들의 마음에 감사합바카라보라.(병원에 택배가 불가능하므로 받지 않음) - (봄방학 중이긴 했으나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아이의 유치원에 연락하여 내가 확진자임을 밝혔음에도 따뜻한 응원의 연락을 남겨준 엄마들에게 감사합바카라보라. - 우리를 모르는 익명의 사람들이랜선으로,아이들과 갑작스레 떨어진 마음을 공감하며 쾌차하라는 응원의 댓글을 남겨주어서 감사합바카라보라.
- 04, 그리고평온한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 주셔서 감사합바카라보라.
확진자 숫자가 매일 같이 수백 명씩늘어나고 있습바카라보라.
겪어보니코로나는독한 감기와 크게 다르지 않습바카라보라.고령이거나지병이 있던 환자를 제외하고는 몸살감기처럼 지나갑바카라보라. 혹은 저처럼 아무 증상이 없이 지나갈 수도 있습바카라보라. 코로나 반응 검사를 받지 않았다면 애초에 내가 코로나 인지도 모른 채 지나갈 수도 있는 거지요.
코로나는약이 없습바카라보라. 돌려 생각해보면 치료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나면 자가 면역력으로 극복할 수 있는 게코로나입바카라보라. 강한 전염성을우려하여비록 병원에격리되어있기는 하나, 시간이 지나면 결국 코로나는 제몸에서도, 우리 사회에서도 사라질 겁바카라보라.
코로나는곧 지나갑바카라보라. 다만,주변에서 받은 따뜻한 응원의 말들은 평생토록 기억될겁바카라보라.
이제는 저보다 고령의 부모나기저질환을앓고 있는 이웃들의 마음이 얼마나불안할지돌아보게 됩바카라보라.
대구로 내려가 잠도 제대로 못 잔 채확진자의치료를 위해분투하고있는 의료진과구호대원, 그리고 그들의 가족의 마음은 어떨지살펴보게 됩바카라보라.
그들을봐서라도 힘을 내야겠습바카라보라.따뜻한 사랑으로 코로나바이러스를 이겨내어 어서 일상의 제자리로 돌아가 받은 사랑을 나누어야겠다는 생각을합바카라보라.
부디 더 이상 코로나 확진자가 나오지 않기를, 면역력을 회복하여 모두들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가기를, 의료진들이 지치지 않기를, 회복된 일상에서 자영업자들의 숨통이 트이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합바카라보라.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은 자가 강한 거다.'라는 말이 떠오릅바카라보라. 영국의 생물학자 찰스 다윈이 남긴 말입바카라보라.
우리는 코로나로부터 살아날 겁바카라보라. 저도, 7,000명에 육박하는 다른 확진자들도,연기된 개학 일정에 집에서 하루종일 아이들과 씨름하는 엄마도,경기가 어려워 하루하루 버티고 있는 자영업자 분들도 우린 모두 살아남아 우리가 얼마나 강한지 코로나에게 보여줄 겁바카라보라.
사랑과 연대의 힘으로 차분하게 버티는 우리의 저력을 믿습바카라보라.힘내라 대구경북! 힘내라 대한민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