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음 /@@keU 결국엔 사람 이야기. 말 너머의 감정을 이해하려 합니다. '당신의 계이름'을 썼습니다. 내 힘든 말이 누군가의 쉬운 편견이 되지 않길 바랍니다. sks9396@naver.com ko Wed, 25 Dec 2024 05:23:23 GMT Kakao Brunch 결국엔 사람 이야기. 말 너머의 감정을 이해하려 합니다. '당신의 계이름'을 썼습니다. 내 힘든 말이 누군가의 쉬운 편견이 되지 않길 바랍니다. sks9396@naver.com //img1.daumcdn.net/thumb/C100x10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guest%2Fimage%2FKLt3fnXvvrLAvDoVFlsgkTNQnm0.png /@@keU 100 100 아홉 번째 여름 (1) /@@keU/458 그 여름은 수많은 여름 중 제일 새것 같던 여름이었다. 잠결에 걷어찬 홑청처럼, 지구가 이른 더위를 어쩌지 못하고 웃옷을 벗어던져버린 듯했다. 바람은 차고, 채도는 높던 여름. 나는 이상하리만치 마음이 들떠 있었다. 동명의 여름이 다 같은 여름은 아니라는 듯, 이제껏 불러온 여름이 실은 각 여름의 본명이었음을 알아차린 듯이. 내겐 아홉 번째 맞는 여름이었고<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keU%2Fimage%2Fg-Gzzykf9S7kA_bV6zwetXHfzCA.png" width="500" /> Tue, 22 Mar 2022 09:21:20 GMT 이음 /@@keU/458 겨울 /@@keU/424 겨울 끝에 다다라서야 눈이 보고 싶어졌다. 나는 늘 이런 식이다. 평소에는 무감각하다가도 막바지에 이르면 그제야 절박해진다. 급하게 날씨를 살폈다. 겨울이 통 겨울 같지 않던 요즘, 모처럼 폭설이 내릴 거란 소식을 들었다. 괜스레 마음이 놓였다. 어마어마한 양의 눈이 쌓여 있을 거란 생각을 하니, 며칠 눈을 보지 않더라도 겨울 기분을 실컷 낼 수도 있을 것<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keU%2Fimage%2FZY_eHcXIOYQKAxZHXoeStHO4Ywg.png" width="500" /> Sun, 16 Jan 2022 09:40:47 GMT 이음 /@@keU/424 몸의 기억 /@@keU/462 나는&nbsp;차츰&nbsp;늙어간다. 어느&nbsp;순간부터&nbsp;자랄&nbsp;만큼&nbsp;다&nbsp;자라, 더&nbsp;크지&nbsp;않는다. 충분한&nbsp;양의&nbsp;치아가&nbsp;잇몸에서&nbsp;자라고, 젖살이&nbsp;빠지고, 골격이&nbsp;잡혀&nbsp;단단해졌다. 삶의&nbsp;습관이&nbsp;굳어&nbsp;자세로&nbsp;드러나고, 머리숱이&nbsp;줄고, 어깨의&nbsp;균형이&nbsp;맞지&nbsp;않는다. 몸이&nbsp;많이&nbsp;야위었다. 운동하고&nbsp;난&nbsp;뒤, 체내의&nbsp;수분이&nbsp;빠진&nbsp;몸처럼&nbsp;피부&nbsp;결이&nbsp;푸석하다. 언제부턴가&nbsp;조금씩&nbsp;진행되어&nbsp;온&nbsp;탓에&nbsp;<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guest%2Fimage%2FklNWeaiQaybIHVeN5pU61XcvxAg.png" width="500" /> Tue, 14 Dec 2021 07:28:04 GMT 이음 /@@keU/462 안녕하세요, 이음입니다. /@@keU/459 안녕하세요, 이음입니다. 다들 잘 지내시죠. 저는 환절기마다 자주 몸이 아픈 편이라 열심히 아팠습니다. 요 며칠간 입이 너무 헐어 고생했는데, 다행히 차츰 나아지고 있네요. 모두 건강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이번 10월 29일부터 11월 04일까지 토픽 &lsquo;BODY'를 주제로 한 퍼즈 가을 행사, &lt;AHA&gt; 전시에 참여하게 됐어요. 장소는 서<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guest%2Fimage%2FeWmqQuIXvM0E5NW1JQkYdfXUA2U.PNG" width="500" /> Thu, 28 Oct 2021 07:31:38 GMT 이음 /@@keU/459 가을, 사과 /@@keU/454 모처럼 산행 취재였다. 실내 취재와 달리, 야외 촬영은 여러모로 번거롭다. 아무래도, 날씨를 고려하지 않을 수가 없으니까. 이번 취재는 실장님 대신 영상 촬영 감독님과 동행하기로 했다. 감독님, 8월 중순이나 말 즈음 시간 괜찮으실까요. 좋죠, 좋죠. 널널해요. 차라리 이르게 촬영하는 게 더 나을 것 같기도 하고요. 네네, 감독님. 그러면, 추후 다시 연락<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guest%2Fimage%2FlbHPwSOiD--1qy4S7RRWDIfBgkk.png" width="500" /> Sun, 17 Oct 2021 11:19:11 GMT 이음 /@@keU/454 안녕하세요, 이음입니다. - - 내게 새겨진 장면들 /@@keU/455 내가 첫 책을 냈던 건, 2017년 여름이었다. 출근 도장을 찍듯 매일같이 합정동 교보문고에 가 매대에 놓여있던 책을 한참 동안 바라보던 기억이 선명하다. 그리 가까운 거리도 아니었는데, 각별한 사연이라도 묻어둔 사람처럼 꼬박 서점에 들렀다. 그런 일을 보름쯤 반복했던 것 같다. 이따금씩 내 책을 사느라 지갑 사정이 넉넉치 않거나 여름 더위에 몸이 지칠 적<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guest%2Fimage%2Fi-yqZusa-1V05oxdCADjtI0uRjg.png" width="500" /> Sat, 25 Sep 2021 07:40:20 GMT 이음 /@@keU/455 어쩌다 보니 /@@keU/453 부산에서의 인터뷰를 마치고, 밖을 나설 즈음 그가 말했다. 먼 길 오셨는데, 바다라도 좀 보고 가세요. 조금만 걸어가시면 보일 거예요. 그렇게 말하면서, 그는 기껏해야 대접한다는 게 바다인 것이 민망한 모양인지 내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게 딱히 미안한 일인가 싶어, 나는 제대로 바다 구경도 못했는데 잘 됐다며 맞장구를 쳤다. 그가 다행이라는 듯 수줍게 웃<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guest%2Fimage%2FI33qntHRPdRbPjP74iKVTyGucoI.png" width="500" /> Tue, 14 Sep 2021 09:28:26 GMT 이음 /@@keU/453 별이와 달이 /@@keU/431 집으로 돌아와 문을 열기 전부터 소란스러운 기척이 느껴졌다. 무언가가 부산스럽게 움직이며 짖는듯한 소리였다. 내가 약간의 의문과 의심, 그리고 피로가 얽힌 얼굴로 현관문을 열고 들어섰을 때, 거기엔 작은 개 두 마리가 나를 보며 짖고 있었다. 생전 처음 보는 개들이었다. &quot;미안해, 어쩔 수 없었어.&quot; 그녀가 눈물 고인 얼굴로 말했다. 두 눈이 붉게 부어<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guest%2Fimage%2FY68pKeJrRTBhGh_MKDveFsIFbsE.JPG" width="500" /> Mon, 02 Aug 2021 06:43:40 GMT 이음 /@@keU/431 새해에는 유서를 썼어요 /@@keU/425 그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던 시간은 평일 늦은 오후였다. 해가 거의 저물 즈음이었고, 허락된 시간은 한 시간 남짓이었다. 우선 준비된 장소에서, 미리 준비해 둔 포즈로 사진을 촬영했다. 그가 능숙하게 부드러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나는 옆에서 가만히 그의 옆모습을 바라봤다. 입 끝을 슬쩍 올리고 다시 오므릴 때마다 눈가가 부드럽게 접혔다. 인상이 푸근한 사람이<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guest%2Fimage%2FXDMUESI-97WI7zn5B7C25J5ZMnE.JPG" width="500" /> Fri, 30 Jul 2021 08:22:32 GMT 이음 /@@keU/425 그 날의 계절, 그 날의 기분 /@@keU/435 언젠가, 조명을 틀지 않아 한가득 어스름이 내려앉은 거실에서 내가 말했다. &quot;우리, 태안 한 번 가보는 건 어때? 들를 곳이 있거든.&quot; 창을 타고 바람이 들어오면서 자꾸만 애인의 머리를 쓸어 넘겼다. 그때마다 눈썹이 힐끗 드러났다 사라졌다. 애인은 잠시 고민하더니 흔쾌히 대답했다. 그러자고, 그러고 보니 태안은 한 번도 함께 가본 적이 없는 것 같다며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guest%2Fimage%2Fd06NySglv-89GBRyAAUU_SY3RKQ.png" width="500" /> Sun, 25 Jul 2021 07:56:59 GMT 이음 /@@keU/435 타지 /@@keU/406 사연이 없다면 찾아가지 않을 법한 어느 마을 외곽에 들러 한참을 걸었다. 서먹한 분위기가 미지근해 질 때까지 말을 붙이듯, 골목을 오가며 더듬더듬 지리를 익혔다. 굳이 긴 시간을 들여 이곳에 온 까닭은 뵙기로 한 사람이 있어서였으나, 물론 그뿐만은 아니었다. 약속한 시간보다 부러 이르게 도착해선 자발적으로 길을 잃는 건 순전히 타지가 주는 낯선 인상을 즐기<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guest%2Fimage%2FtVP1gQevkohy-jyItT1WqJ6V9ks.png" width="500" /> Sat, 08 May 2021 09:24:09 GMT 이음 /@@keU/406 먹지 않는다는 것 /@@keU/411 어느 날 점심. 지선씨는 식사 시간이 되자마자, 얼른 내 옆자리로 다가왔다. 한 손 가득 도시락을 들고 서였다. 식사량이 많지 않은 사람인데, 내 몫까지 싸 온 모양이었다. 전날 통 음식을 들지 않던 걸 심각하게 받아들인 걸지도 몰랐다. 아니나 다를까, 지선씨가 내민 건 손바닥만 한 도시락 용기였다. &quot;점심같이 먹어요, 제가 넉넉히 싸 왔거든요.&quot; 그렇<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guest%2Fimage%2FnlL81C0EqQH5bkJ9mT2JN0GjtX4.JPG" width="500" /> Wed, 17 Mar 2021 08:50:13 GMT 이음 /@@keU/411 세상의 마지막 말이 농담이라면 /@@keU/410 날은 여전히 비슷한 날이고, 바람은 늘 같은 세기로 불어왔다. 우리는 평소보다 말을 아끼며, 점점 더 지루해져만 가는 바깥 풍경을 바라봤다. 창밖으론 수평선이 길게 이어졌다. 끝도 없이 펼쳐진 도로 위, 바람은 차고 도로는 한적했다. 차 안에선 매캐한 가죽 냄새가 났다. 오랜 시간 우리를 제외하곤 지다니는 차는 한 대도 나타나지 않았다. 때문에, 도로 위론<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keU%2Fimage%2FbZlkSyC0sc5LEIofxDux4V7wMfU.png" width="500" /> Tue, 09 Feb 2021 09:21:50 GMT 이음 /@@keU/410 만남과 운명 /@@keU/404 장마가 길었다. 하루라도 비가 잦아들 날이 없었다. 장마는 한동안 그칠 줄 모르는 아이의 울음처럼 지루하고, 끈질기게 이어졌다. 세상은 평소보다 낮은 채도를 띤 채 습기를 가득 머금고 있었다. 도심의 마디가, 낮과 밤의 경계가 흐릿했다. 하루하루는 반복적으로 흐르고, 날짜와 시간을 확인하는 일이 잦았다.&nbsp;&nbsp;제때 널지 못한 빨랫감이 하나둘 쌓여갈 즈음, 집안<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keU%2Fimage%2FBfUyD3b71hMTbXnMU3A_k-bsOrM.png" width="500" /> Thu, 31 Dec 2020 09:04:00 GMT 이음 /@@keU/404 나는 여전히 내 일에 대해 자주 생각해 /@@keU/402 내가 첫 책을 냈던 날은 2017년, 여름이었다. 수없이 읽어온 글임에도 굳이 합정동 교보문고까지 가 신간 매대에 진열되어 있는 책을 한참 동안 바라본 기억이 난다. 지켜보는 내내 버겁도록 좋으면서도, 알 수 없는 불안감이 마음속에 술렁였던. 그 감각을 잊을 수 없다. 그렇게 서점 구석에서 책을 거진 다 읽고 나면 나는 다시 먼 길을 돌아왔다. 피곤한 몸으<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keU%2Fimage%2FQ8_Xv5pMDXQFuJMTSkAYa1_POow.png" width="500" /> Sat, 24 Oct 2020 12:04:08 GMT 이음 /@@keU/402 안녕하세요, 이음입니다. - [팟빵 오디오북 출간] /@@keU/370 안녕하세요, 이음입니다. 오랜만에 인사드리네요, 잘 지내셨나요. 올해 봄 즈음, 한 통의 메일을 받았습니다. 익숙한 이름이고, 또 자주 이용하는 매체에서 온 연락이었습니다. 바로 '팟빵' 이었어요. 감사하게도 메일의 내용은 위클리 매거진에서 연재했던, '바다에 안부를 묻는 일'을 오디오북으로 제작하고 싶다는 거였죠. 더구나, 성우분의 녹음이 아닌 저<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guest%2Fimage%2FQ5QbgkYpnbFgrdKS-ZC4Unocszo.JPG" width="500" /> Thu, 23 May 2019 15:01:20 GMT 이음 /@@keU/370 견디는 소음(3) /@@keU/292 형은 약간 초췌한 모습으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까 보았던, 검은 정장 차림에 윤택한 구두 앞코, 평소엔 잘 들지도 않던 가죽 가방을 한 손에 든 채. 드라마에선 정장을 입기만 해도 사람이 달라 보이던데. 영락없는 사회 초년생의 어리숙한 모습이었다. 형은 자주 어깨나 허리 부근의 옷을 잡아당기며, 불편함을 표했다. 몸에서 드러나는 어색함을 좀처럼 감추지<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guest%2Fimage%2FfqL6H-Ppu8IRNWmBL1kKpRXMW5o.JPG" width="500" /> Sat, 19 May 2018 15:00:00 GMT 이음 /@@keU/292 견디는 소음(2) /@@keU/291 집에 다 도착해 숨을 골랐다. 한데, 우리 집 현관 앞에서 누군가 서성이는 게 보였다. 나는 눈을 오므려 실루엣에 집중했다. 얼마 전, 바로 밑층. 반지하에 입주한 여자의 모습이 힐끗 드러났다. 면접을 보고 왔는지 검은색 정장 차림에, 단정하게 묶은 머리가 눈에 띄었다. 이마에 땀이 흘러 번들거리는 것도. 한 손으로 입을 가린 채 속삭이고 있는 거로 봐선,<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keU%2Fimage%2Fa7_WzZAbXOcdUzbEB8HJNbY_NIo.jpg" width="470" /> Sat, 12 May 2018 15:00:00 GMT 이음 /@@keU/291 견디는 소음(1) /@@keU/288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된다고 했다. 서울 전역은 불길한 예감을 안고 있는 사람처럼, 근심에 안색이 어둡다. 아마 이 비는 한동안 내릴 것이고, 그러면 긴 추위가 찾아올 것이다. 한 철을 넘기려 할 것이다. 비는 계절의 모든 마디마다 작은 쉼표 하나를 찍고 사라졌다. 각 계절이 다음 계절을 맞으려 할 때, 비는 분주해졌다. 급하게 내리고, 오래 내리며 많은 것<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keU%2Fimage%2FYZaB5fd1VtnCK3qE_PbeKFpdiNA.JPG" width="500" /> Sat, 05 May 2018 15:00:00 GMT 이음 /@@keU/288 누구의 잘못도 아닌(3) /@@keU/286 그 사이 나는 대학 생활을 시작했다. 의욕도 기대도 많이 심드렁해진 상태에서였다. 예전엔 이 시기가 다시금 체험해 볼 수도, 복원될 수도 없는 애틋한 과거처럼 느껴졌는데. 이제는 그저 놀랄 일도, 특별할 것도 없는 한 시절의 '일부'로 여겨질 따름이었다. 친구들은 방학 기간 내 뭔갈 많이 계획하고 이뤄놓은 모양이었다. 각종 자격증 정보를 공유하거나, 태연하<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keU%2Fimage%2Fl1-1K_iVMt2wLWywVydph-U5Aso.JPG" width="500" /> Sat, 28 Apr 2018 15:00:00 GMT 이음 /@@keU/2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