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은벼 /@@hlax 잔잔하던 인생에 퐁당 뛰어든 ADHD 아들을 위해 해외살이 중입니다. 헝클어지고 망가진 아이의 세상을 재건하기 위해 타국에서 고군분투 중인 가족의 이야기를 담으려고 합니다. ko Tue, 31 Dec 2024 23:44:46 GMT Kakao Brunch 잔잔하던 인생에 퐁당 뛰어든 ADHD 아들을 위해 해외살이 중입니다. 헝클어지고 망가진 아이의 세상을 재건하기 위해 타국에서 고군분투 중인 가족의 이야기를 담으려고 합니다. //img1.daumcdn.net/thumb/C100x10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lax%2Fimage%2F0xVFDDO0k22e0_-s4wfpfYUhkzE.jpg /@@hlax 100 100 철가루의 연대 - '나'에서 다시 '우리'가 되던 순간의 기록 /@@hlax/14 나 방금 후레쉬맨이랑 바이오맨 최신 편 빌렸는데, 볼 사람 여기 여기 붙어라 비디오테이프의&nbsp;각진 실루엣이 빤히 보이는 검은 봉지를 대롱대롱 들고서 나는 의기양양한 목소리로 크게 외쳤다. 삼삼오오 모여 놀고 있던 아이들의 시선이 내 손 끝으로 향했다. 방금 동생과 단골 비디오가게에서 따끈따끈한 신간 비디오 두 개를 빌려 오는 길이다. 출시된 지 6개월<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lax%2Fimage%2Fpv4mqI0t3JmTTkpfKl_ZpcT8wOQ.jpg" width="500" /> Tue, 10 Dec 2024 00:37:46 GMT 익은벼 /@@hlax/14 무료 관람권이 도착했습니다! - 타인의 삶을 관람하는&nbsp;태도 /@@hlax/11 너는 정말 질투가 없는 것 같아. 멕시코로 떠나오기 전 나는 오랜 벗들을 서울로 초대했다. 고만고만한 시기에 낳은 아이들을 키우며 일하랴 살림하랴, 각자 인생에 뛰어든 험준한 장애물을 굽이굽이 뛰어넘느라 차일피일 미뤄 두었던 여행이었다. 타국만리로 떠나는 나를 배려해 여행은 일사천리로 앞당겨졌고, 제법 자란 아이들에게도 또 오랜만에 몇 날 밤을 함께 할<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lax%2Fimage%2FuyZp60B5EmvAZGVJuzl7UcdiDzY.jpg" width="500" /> Wed, 27 Nov 2024 20:24:39 GMT 익은벼 /@@hlax/11 제 동굴을 소개합니다 - 그저 나인채로 머무를 수 있는 곳 /@@hlax/10 혹시 동굴이 있으신가요? 자랑 아닌 자랑 같지만 저는 있습니다. 그럴싸한 부동산 자산은 아니어도 언제든 내키면 갈 수 있는 별장 같은 동굴을 가지고 있습니다. 흔히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할 때나 내 앞에 높인 상황을 견디기 힘들 때 동굴을 파고 들어간다고 하죠. 저는 시커먼 땅굴같이 어두컴컴하고 습한&nbsp;동굴 대신 양지바르고 새소리가 정겹게 들리는 곳에 첫<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lax%2Fimage%2FGSLLMKuebeFHMDcA4gb9GCKr6uU.jpg" width="500" /> Sat, 23 Nov 2024 00:07:22 GMT 익은벼 /@@hlax/10 운동 젬병, 해외에서 살아남기 - 익숙한 실패의 맛, 그리고 지워지는 결승점 /@@hlax/9 Cambio(깜비오)선수교체 고막을 찢을 듯한 휘슬소리와 함께 장신의 감독이 커다란 팔을 휘적휘적 저으며 연신 깜비오를 외쳐댔다. 잠시 후 경기에서 자신의 위치를 찾지 못해&nbsp;서성대던&nbsp;아이가 터덜터덜 벤치로 돌아가는 뒷모습이 보였다. &quot;아니 어떻게 벌써 교체를 시킬 수가 있어요?&quot; &quot;누리 들어간 지 3분도 안되지 않았나요?&quot; 옆에 앉아있던 한국 엄<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lax%2Fimage%2FaRx_2nYqWr4491HgSdbPkM9cQvM.jpg" width="500" /> Wed, 20 Nov 2024 19:19:44 GMT 익은벼 /@@hlax/9 약물치료의 두 얼굴 - 약물의 역습, 칼이 되어 버린 희망 /@@hlax/8 &quot;경찰입니다.&quot; 성인 남성의 묵직한 한 마디가&nbsp;고요함이 켜켜이 응축된&nbsp;집 안의 정적을 깨고 들려왔다. 남편은 무거운 발걸음으로 터벅터벅 현관을 향해 걸어갔고, 나의 눈은 굳게 닫힌 안방 문으로 향했다. 여느 날과 다름없는 보통의&nbsp;날이었다. 아이를 영어학원 끝나는 시간에 맞춰 데리러 갔고, 집에 와서 함께 책을 읽고 저녁을 먹었다. 설거지를 하며 문득<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lax%2Fimage%2FJO7zsquW2e2zIJYCk1m8ghLwaDw.jpg" width="500" /> Wed, 13 Nov 2024 16:52:26 GMT 익은벼 /@@hlax/8 멕시코 국제학교의 명과 암 - 채워지기 시작한 마음상자, 비움 뒤&nbsp;채움 /@@hlax/7 &quot;English, or Spanish?&quot; 남편이 멕시코로 가게 되었다 했을 때 나는 내심 영어와 스페인어를 자유롭게 구사할&nbsp;아이 모습을 그려 보았다. 그간의 마음고생이 썰물과 함께&nbsp;빠져나간 자리에 서서&nbsp;뿌듯하게 아이를 지켜볼 나 자신. 최근 유행하는 저 릴스를 보며 &quot;Anything is OK.&quot;를 멋들어지게 내뱉을 아이를 상상하며 지금 하는 고생쯤은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lax%2Fimage%2FJ_tBH7ZOiSJ5OgG_2dzrGnu-IsQ.jpg" width="500" /> Fri, 08 Nov 2024 18:49:55 GMT 익은벼 /@@hlax/7 ADHD, 놀이터의 불청객 - 무대에 선 아이, 슬픈 광대가 되다 /@@hlax/6 &quot;언니, 그쪽 그만 보고 여기에 집중해요.&quot; 불안한 시선으로 아이만 바라보고 있던 내게 그녀의 탄산수 같은 음성이 들려왔다. 걱정 가득한 눈빛을&nbsp;숨기려는 듯 안 그래도 밝은 그녀의 목소리가 2옥타브는 더 올라갔다. 나는 엄마들의 이야기에 집중해 보려 했지만, 자꾸만 돌아가는 시선을 어찌할 수가 없었다. 1학년이 된 아이는 하교 후 친구들과 놀이터로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lax%2Fimage%2Fj80r1tJ_6S3A1_EYUaxeOVHKD9c.jpg" width="500" /> Tue, 05 Nov 2024 16:50:46 GMT 익은벼 /@@hlax/6 너는 나의 탄산수다 - 활어에서 열대어가 된 그녀 /@@hlax/5 &ldquo;어머. 너무 예쁜 딸이네요. 몇 개월 됐어요?&rdquo; &ldquo;이제 백일 조금 넘었어요. 칭찬해 주셔서 감사해요.&rdquo; 커다란 눈망울을 반달로 만들며 환하게 웃는 그녀를 처음 만난 건 아이가 막 5개월이 지났을 무렵이었다. 신축 아파트로 이사 온 지 얼마 되지 않았던 나는 하루 종일 아이와 씨름하기 바빴다. 왕소금에 팍팍 절여진 배추처럼 떡이 진 머리를 하고 5개월이<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lax%2Fimage%2FZ1DSecym83gIT-Qr6ua_IMzqzGs.jpg" width="500" /> Fri, 01 Nov 2024 22:05:03 GMT 익은벼 /@@hlax/5 대치동 영어의 위력 - 아이, 날아오르다 /@@hlax/4 &ldquo;오우! 당신 아이의 영어 아주 훌륭해요. 미국에서 살다 온 줄 알았어요!&rdquo; 약물로 꾹꾹 눌러왔던 충동성이 슬그머니 고개를 든 것인지 어느 날 아이는 자신에게 시비를 걸어온 하급생을 참지 못하고 대응하고 말았다. 덕분에 남편과 나는 교장실로 소환되어 수제비 반죽 하듯 손을 바지 위에 연신 밀어대는 중이다. 풍채 좋은 미국인 교장은 우리를 보자마자 기선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lax%2Fimage%2F0h6wvp-WvzXwtg4CQKav8MUu1Zg.jpg" width="500" /> Fri, 01 Nov 2024 16:40:58 GMT 익은벼 /@@hlax/4 구멍 난 아이의 세상 - 누가 아이를 겨누었나? /@@hlax/3 &lsquo;삐삐삐 삑, 열렸습니다.' 고요한 밤을 깨우는 도어록 전동음과 함께 아이가 현관문을 열고 들어선다. 이어폰 너머로 익숙한 노래가 아득히 들려오고, 뽀얗게 김이 서린 안경 저편으로 아이의 지친 눈빛이 보인다. 불투명하던 안경이 점점 속을 드러내는 순간 아이의 텅 빈 눈동자가 비친다. 시계는 10시 근처를 서성이고 있었다. 나는 애써 그 눈을 무시한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lax%2Fimage%2Fm4EcIfL2AmH14qEKRzxhQFAeO-U.jpg" width="500" /> Fri, 01 Nov 2024 16:32:20 GMT 익은벼 /@@hlax/3 ADHD 세상 재건 프로젝트 (feat. abroad) - 대치동 영어의 위력, 아이 날아오르다 /@@hlax/2 &ldquo;오우! 당신 아이의 영어 아주 훌륭해요. 미국에서 살다 온 줄 알았어요!&rdquo; 약물로 꾹꾹 눌러왔던 충동성이 슬그머니 고개를 든 것인지 어느 날 아이는 자신에게 시비를 걸어온 하급생을 참지 못하고 대응하고 말았다. 덕분에 남편과 나는 교장실로 소환되어 수제비 반죽 하듯 손을 바지 위에 연신 밀어대는 중이다. 풍채 좋은 미국인 교장은 우리를 보자마자 기선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lax%2Fimage%2F0h6wvp-WvzXwtg4CQKav8MUu1Zg.jpg" width="500" /> Wed, 30 Oct 2024 02:09:02 GMT 익은벼 /@@hlax/2 ADHD 세상 재건 프로젝트 (feat. abroad) - 구멍 난 아이의 세상, 누가 아이를 겨누었나? /@@hlax/1 &lsquo;삐삐삐 삑, 열렸습니다.&rdquo; 고요한 밤을 깨우는 도어록 전동음과 함께 아이가 현관문을 열고 들어선다. 이어폰 너머로 익숙한 노래가 아득히 들려오고, 뽀얗게 김이 서린 안경 너머로 아이의 지친 눈빛이 보인다. 불투명하던 안경이 점점 속을 드러내는 순간 아이의 텅 빈 눈동자가 비친다. 시계는 10시 근처를 서성이고 있었다. 나는 애써 그 눈을 무시한 채 가방<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s%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lax%2Fimage%2FEywdudwvAXsB9Tuk1izZpGSmZYg.jpg" width="500" /> Thu, 24 Oct 2024 12:35:05 GMT 익은벼 /@@hlax/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