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모 /@@hbfB 시와 산문, 그리고 문학적 상상. ko Thu, 26 Dec 2024 16:11:48 GMT Kakao Brunch 시와 산문, 그리고 문학적 상상. //img1.daumcdn.net/thumb/C100x10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bfB%2Fimage%2FpjUQTecOekTRiSwGNQLtd8I8Wwc /@@hbfB 100 100 어머니의 갈치 반찬 /@@hbfB/112 칼칼한 갈치조림을 생각한다. 실한 갈치가 두툼한 무와 감자, 묵은지와 어우러져 온통 빨갛게 자글거리는 소리는 절로 뜨신 밥과 소주 생각이 나게 한다. 두근거리는 손끝으로 자작한 양념국물을 뜨고 밥 위에 슥슥 비벼선 갈치&nbsp;살점 하나를&nbsp;크게&nbsp;얹어 먹는다는 건, 푹익은 무조각과 묵은지를 곁들이는 그윽한 한입이란 건, 소리 없이 입안 가득 번지는 행복한 비린내가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bfB%2Fimage%2Fp6VVePF8179ckOi_yF46SRe7ogY.jpeg" width="500" /> Mon, 23 Dec 2024 07:00:02 GMT 남모 /@@hbfB/112 연하장 /@@hbfB/125 또 한해 갑니다. 밤이 깊어가고 상념도 따라 짙어가니 내 한숨의 동혈은 예상보다 길고 깊어 어느새 가슴 저 밑바닥을 한바탕 휘감고 돕니다. 그저&nbsp;살기&nbsp;바빠서 무엇 하나 반듯하게&nbsp;해낸 것도 없이 또 여기 왔네요. 남아있는&nbsp;마지막 달력을 바라보며 잠시&nbsp;서글픈 것도 같은 심정의 와류는 약간의 서늘한 냉기마저 내뿜고 있는 듯합니다. 허한 마음에 위무라도 할 겸 생<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bfB%2Fimage%2FUDrWgY1QMXA5BGCMYKGAS_8Mvj8.jpg" width="500" /> Sat, 21 Dec 2024 22:06:08 GMT 남모 /@@hbfB/125 당신, 잘 알지도 못하면서 /@@hbfB/40 다시는 기별하지 말라 했을 때 나는 그저 서글피 웃었지만 돌아선&nbsp;날갯죽지에서 남몰래&nbsp;떨어져 내린 해쓱히 편집된&nbsp;변명들 흠뻑 시들어 딱한 손짓만이 남았다 제발 가라며 울먹였을 때에도 나는 또 말없이 돌아설 뿐이었지만 마음마저 싸들고 가라 할 때는 다만 그까짓 사랑이&nbsp;죄라서 미련의 머리채 끝내&nbsp;잡아끌지 못하고 불 꺼진 너의 무심한 저녁 밖으로 상실의 문턱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bfB%2Fimage%2FjO6vuc51E56fENM76BRDP43Twxc.jpeg" width="500" /> Fri, 20 Dec 2024 00:00:13 GMT 남모 /@@hbfB/40 아라리 /@@hbfB/43 늘개비 자욱한 아우라지 강가 야속한 세월을 탓하며 부지깽이 장단에 곤드레 딱주기 큰애기 타령 산골 할마이 목청은 마침내 늙고 처량해져 청춘도 옛님도 백발도 멀구덤불이라지 여버리 총각은 가물 감실 속절없고 버드내 처녀 사시장철 애태우니 눈물로 천지간에 억수장마 질라는지 아주까리 올동박도 끝내 다 지고 말면은 나는 조금 슬픈 얼굴을 하고 어느 너와집 처<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bfB%2Fimage%2FJR7Jat1NzC9T3R-YN22SRbnPi7E.jpg" width="500" /> Thu, 19 Dec 2024 00:00:12 GMT 남모 /@@hbfB/43 땔감 /@@hbfB/106 온기 혹은 한기에 대하여 어떤 시간들을 건너왔는지 천천히 한 가닥씩 기억의 실밥을 풀어본다. 그렇지. 학교 갈 무렵 할머니 손에 들려있던, 새벽부터 밥물 넘치는 아궁이&nbsp;부뚜막 위에서 서서히 따듯해진 운동화가 그랬지. 할머니는 내가 아침밥을 먹을 동안 구부러진 손가락으로 운동화를 이리저리 뒤척이셨지. 그 운동화를 신고 눈 쌓인 마당에 처음 발을 디딜 때의 아<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bfB%2Fimage%2FXu3e86wLrfZtWSbfXDI_SLepcJA.jpeg" width="500" /> Tue, 17 Dec 2024 09:00:04 GMT 남모 /@@hbfB/106 군고구마는 가라 /@@hbfB/120 하마터면 며칠 전에 군고구마를 살 뻔했다. 고소한 냄새와는 별개로 전혀 장사가 되지 않을 것이 빤히 보이는, 오가는 사람 하나 없는 골목에 숨어 두꺼운 털옷를 입은 채 무덤덤한&nbsp;표정으로 군고구마를 태우고 있는 이를 보았을 때 하마터면 정말이지 군고구마를 살 뻔도 했다. 진화를 멈춘 채 명사처럼 굳어진 군고구마 전용 털모자까지 똑같이 쓰고 있는 한 남자를 보<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bfB%2Fimage%2Fqr40dphX2Pb7zOAL1fSKT9mK7rY.jpeg" width="500" /> Mon, 16 Dec 2024 00:00:12 GMT 남모 /@@hbfB/120 슬픔의 연혁 /@@hbfB/29 비가 내리면 너를 맞았다 바람이 불어도 너를 맞았다 언제라는 기약도 없이 네가 한 번도 오지 않았으므로 나는 홀로 산노루처럼 외로웠다<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bfB%2Fimage%2F2Iy9H9eMwAYgJ9ywkJ2gb5xnqjo.jpeg" width="500" /> Fri, 13 Dec 2024 00:00:15 GMT 남모 /@@hbfB/29 나중에 오는 것들이 있다 /@@hbfB/67 막차처럼&nbsp;맨 뒤에 오는 것들이 있다 상처마저&nbsp;바스락거리지 않을 때 손&nbsp;잡아줄 이 하나 없이 무작정&nbsp;죽어도&nbsp;살아도&nbsp;상관없을 때 고개를 저으며&nbsp;식은 밥상을 차리고 낡은 기억의 살림방 이삿짐을 꾸릴 즘에야 문간에서 미안한 얼굴을 하고&nbsp;조금 늦었노라며 더운 숨결 와닿는&nbsp;궁궐 같은 몸짓으로 가만히&nbsp;굽은 등을 쓸어 어루만져오는 가장 나중에 오는 것들이 있다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bfB%2Fimage%2FgPlTuQQxHzZkeYMM0R8j-uG37DA.jpg" width="500" /> Thu, 12 Dec 2024 00:00:26 GMT 남모 /@@hbfB/67 탁류 /@@hbfB/64 돌아오지 않는 계절이란 없다 한 번만&nbsp;피고&nbsp;마는&nbsp;꽃들도 없다 뼈마디마다&nbsp;그렇게 새겨 넣는다 기억에 관한 짧은 사실과 그로 인한 상실과 저만치의 세상까지 인정한 후에야 내 몸과 생각은 흐르기 시작했다 낙담할 필요는 없다 아직도 내 소원은&nbsp;한 번이라도 나 아닌 다른 사람을&nbsp;사랑해 보는 것 흐르다 보면 땟국이 생기는 법이다 삶이란 결국 그것마저 품어 거대하<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bfB%2Fimage%2FaycTIrUvTYwc_dDP-3VOIfyqVTk.jpg" width="500" /> Wed, 11 Dec 2024 00:00:13 GMT 남모 /@@hbfB/64 개판 오분전 - 開板 五分前 /@@hbfB/117 우리들은&nbsp;종로의 후미진 호프집에서 얼음장 같은 희망과 노가리를 시켜놓고 텔레비전 주변에 앉아&nbsp;소심한 시국선언을&nbsp;했다 누구는 개판 오분전이라며 본때를 보여주자 했고 누구는 찍은 손목을 잘라내고 싶다&nbsp;했고 누군가는 왜 그런 미친 짓을 했냐며 게거품을 물었다 그 와중에 나는 개판에 대해 전쟁통 국제시장 피난촌에서 솥뚜껑 열기 오분전 외치던 밥깡통 들고 난장판 되<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bfB%2Fimage%2FNz8rgP87Et8YAa_MhWlPOJvJC-g.jpg" width="500" /> Tue, 10 Dec 2024 00:00:17 GMT 남모 /@@hbfB/117 라면 먹고 갈래요? /@@hbfB/113 라면. 이 꼬불꼬불한 이름이 가지고 있는 어떤&nbsp;향수를 기억한다. 동치미나 청국장처럼 시원하지도 않고 구수하지도 않지만, 그보다는 생각만 해도 익숙하고 저렴한 분말수프의 화학조미료 냄새부터 확 번져오는&nbsp;이름이지만 라면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서정을 잊기란 무척이나 어렵다. 60년대 초반 동족의 배고픈 삶을 바라보던&nbsp;한 기업인이&nbsp;일본으로부터 굽신거리며 배워왔다<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bfB%2Fimage%2F1iJyikyc9imIEVXv1ExT9-xo2HM.jpg" width="500" /> Sun, 08 Dec 2024 15:00:07 GMT 남모 /@@hbfB/113 내 사랑 백석 - 외전 / 내가 바로 나타샤였다 /@@hbfB/96 오늘부터 당신은 나의 영원한 마누라야. 죽기 전엔 우리 사이에 이별은 없어요. 1995년 자야의 이름으로 펴낸 산문집 '내 사랑 백석'이 세상에 나왔을&nbsp;때, 장안에는&nbsp;지극하고 슬프고 저린 사랑의 회고록에 감동 어린 눈물과 박수가 이어졌다.&nbsp;백석의 문학과 생의 경로에 대하여 짧고도 길었던 시간을 건너오면서 부러&nbsp;백석의 사랑 이야기는 가급적 언급하지 않았는데<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bfB%2Fimage%2FG4PVvsStcJbR3I5haHoytM9mRSI.jpg" width="500" /> Thu, 05 Dec 2024 23:50:11 GMT 남모 /@@hbfB/96 백석과 나타샤와 힌당나귀 4 - 끝 /@@hbfB/95 여우난곬族&nbsp;/ 백석 명절날나는 엄매아배따라 우리집개는 나를따라&nbsp;진할머니 진할아버지가있는 큰집으로가면 얼굴에벌자국이솜솜난 말수와같이눈도껌벅걸이는 하로에베한필을짠다는 벌하나건너집엔&nbsp;복숭아나무가많은 新里고무 고무의딸李女 작은李女 열여섯에 四十이넘은홀아비의 후처가된 포족족하니 성이잘나는 살빛이매감탕같은 입술과 젖꼭지는더깜안 예수쟁이마을가까이사는&nbsp;土山고무 고무의<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bfB%2Fimage%2Fq4gvb95D2zgfh6QoMadUSJV1KvQ.jpg" width="500" /> Wed, 04 Dec 2024 23:58:52 GMT 남모 /@@hbfB/95 백석과 나타샤와 힌당나귀 3 - 3/4 /@@hbfB/98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南新義州 柳洞 朴時逢方)&nbsp;/ 백석 어느 사이에 나는 아내도 없고, 또, 아내와 같이 살던 집도 없어지고, 그리고 살뜰한 부모며 동생들과도 멀리 떨어져서, 그 어느 바람 세인 쓸쓸한 거리 끝에 헤매이었다. 바로 날도 저물어서, 바람은 더욱 세게 불고, 추위는 점점 더해 오는데, 나는 어느 목수네 집 헌 삿을 깐, 한방에 들어서 쥔을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bfB%2Fimage%2FFfj6Jjl5nCTlvLdlc-G1oRQE5JU.jpg" width="500" /> Wed, 04 Dec 2024 00:00:10 GMT 남모 /@@hbfB/98 백석과 나타샤와 힌당나귀 2 - 2/4 /@@hbfB/97 흰 바람벽이 있어 / 백석 오늘 저녁 이 좁다란 방의 흰 바람벽에 어쩐지 쓸쓸한 것만이 오고 간다 이 흰 바람벽에 희미한 십오촉 전등이 지치운 불빛을 내어던지고 때글은 다 낡은 무명샤쯔가 어두운 그림자를 쉬이고 그리고 또 달디단 따끈한 감주나 한잔 먹고 싶다고 생각하는 내 가지가지 외로운 생각이 헤매인다 그런데 이것은 또 어인 일인가 이 흰 바람벽에 내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bfB%2Fimage%2Fw1zXMZMA-_doep_GE1SckTwaegE.jpg" width="500" /> Tue, 03 Dec 2024 00:00:14 GMT 남모 /@@hbfB/97 백석과 나타샤와 힌당나귀 - 몽당평전 1/4 /@@hbfB/94 나와 나타샤와 힌당나귀 / 백석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燒酒를 마신다 燒酒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힌당나귀 타고 산곬로 가쟈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곬로 가 마가리에 살쟈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bfB%2Fimage%2FroQWUlPL-z8qbQaIT8NDl7aSA8w.jpg" width="500" /> Mon, 02 Dec 2024 00:00:12 GMT 남모 /@@hbfB/94 옛사랑 /@@hbfB/30 언젠가 우리가 다시 만난 날 그 시절 작별의 이유를 너는 물었다 겨우내 노가다판 전전한&nbsp;돈으로 예쁘다던 브로치 하나 들고 찾아 간 밤 쥐뿔도 없는 놈이 누굴 넘보냐며 눈을 부라리던 양옥집&nbsp;난간의 네 아버지 윽박도 다시 보면 골로 간다던 오라비의 공갈도 이제 와 차마 전할 수 없었다 부잣집 수수한 남자와 짝이 된다는 소문에 그날 이후 용가리 통뼈로 살고자 했<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bfB%2Fimage%2FPFrtrxWamrwAEVt374wUtfCfdOc.jpg" width="500" /> Fri, 29 Nov 2024 00:00:12 GMT 남모 /@@hbfB/30 엽서 /@@hbfB/111 이런 날,&nbsp;쓸쓸하게 흐린 날 누구라도 좋으니 밥이나&nbsp;한번&nbsp;먹자는 전화가 온다면 좋겠네 술도 한잔 곁들였으면 좋겠네 내 슬픔이나 근황 따위는 무시하고 그저 얼굴 한번 보자고 오늘따라&nbsp;그냥 생각이 났다며 툭 걸려오는 전화가 있으면 좋겠네 단지 그냥 그냥이라는 말의&nbsp;촘촘한 밀도 찬물에 밥을 말고 익은 김치를 꺼내고 쓸쓸한 것들도 같이 앉아 길게 목을 빼는 날 늦<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bfB%2Fimage%2FzxysgEfYXDbWVRphQt2Ucsy34Lk.jpeg" width="500" /> Wed, 27 Nov 2024 05:11:26 GMT 남모 /@@hbfB/111 애인 있어요 /@@hbfB/93 설명하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는 거야. 어떤 날 어떤 그대가 나를 떠나며 말했다. 그때 나는 우습게도 카페 안에 사람이 별로 없는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나의 오만과 체면은 잠시 숨을 고른 후 유령처럼 다시 되살아났다. 이럴 때는 사라사테 같은 비련에 어울리는 곡이 흘러도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으니까. 생각과 생각 사이로 파리가 한 마리 날아다녔<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bfB%2Fimage%2FC2lbZ3tgJEndkLY-5PVogJPyu7U.jpg" width="500" /> Tue, 26 Nov 2024 00:42:11 GMT 남모 /@@hbfB/93 아빠, 언제 어른이 되나요 - 딸아, 아빠가 가는 만큼 넌 오는 거야 /@@hbfB/110 딸아이는 어릴 때부터 지조 있는 공주파였다. 동네 비디오&nbsp;가게에서 신데렐라를 빌려와서는 연체전화가 올 때까지 밤낮으로 보고 또 보다가 억지로 반납을 하고 나면 이틀이나 사흘쯤 후에 다시 그 신데렐라를 빌려오고 또 독촉전화를 받고서야 반납을 하러 가는 일들이 서른 번 정도를 넘게 되자 어느 날&nbsp;가게 주인이 내게만&nbsp;한쪽 눈을&nbsp;찡긋하며 아이에게 테이프가 늘어난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bfB%2Fimage%2FJtrMeMqd9FQNM6RmNW-ogrITDww.jpeg" width="500" /> Sun, 24 Nov 2024 15:03:43 GMT 남모 /@@hbfB/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