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나비 /@@afB1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ko Fri, 03 Jan 2025 22:37:39 GMT Kakao Brunch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img1.daumcdn.net/thumb/C100x10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fB1%2Fimage%2FOBXsTZt37SdqEQPsZwctdbBBrTg.jpg /@@afB1 100 100 하필, 우리 /@@afB1/212 하필 사람으로 태어나 이럴게 무어냐 내 가슴 천 갈래 도륙을 내어도 좋으니 내 심장 만 갈래 헤집어 놓아도 좋으니 다시 살아 돌아 올 수만 있다면 다시 그 얼굴 한 번만 볼 수 있다면 우리 이다음엔 사람 말고 돌이 되어 만나자 그래 누가 집어 들어 던지면 물수제비나 몇 번 떠주다 호수아래 가라앉아 천년쯤 함께 잠들어있자 천 년쯤 지나 호수 물이 마<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fB1%2Fimage%2F7jq7fA5DCGw-4w9ZEldrAw8FYQM.JPG" width="500" /> Sun, 29 Dec 2024 05:16:54 GMT 박나비 /@@afB1/212 사람 그 사람 /@@afB1/211 보고 싶었던이는 마침내 만나도 애달프고 애달픈 맘 들킬까 아무렇지 않게 거드름을 부리면 금세 알아채고 밀어내더라 다시 볼 날 있을까 허풍을 쳐봐도 내년에 다시 보자며 손을 흔들더라 아예 다시 안 볼리는 없지 않겠냐며 택시에 올라타며 하는 그 말에 희망을 가지고 돌아가는 밤 흰 눈이 내리고 날은 차다 버스 안 승객들은 모두가 무표정이다.<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fB1%2Fimage%2Ff72H_jwyYnu1BsnZlbfEgw3KRfM.jpg" width="500" /> Fri, 20 Dec 2024 14:14:46 GMT 박나비 /@@afB1/211 後, 남3. -完- - 그리고 남자의 얼굴에 비친 희미한 미소를 보았다 /@@afB1/210 남자는 가게일이 끝나면 매일 여자의 집으로 찾아갔다. 늦은 시간이라 그저 여자와 함께 동네를 한 바퀴 도는 게 전부였다. 하지만 남자는 그 시간이 가장 좋았다. 둘이서 손을 잡고 천천히 동네를 걸으며 여자의 하루에 대해 물어보고 자신의 하루를 얘기해 주는 그 평범한 시간이 남자에겐 가장 소중한 시간이었다. 어느 봄날, 남자는 여자에게 청혼을 Mon, 16 Dec 2024 22:24:48 GMT 박나비 /@@afB1/210 後, 남2 - 남자는 미련 없이 칼을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afB1/209 남자는 한동안 방에 틀어박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이십 년 전으로 돌아왔지만 자신이 바꿀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남자는 극심한 무력감에 휩싸였다. * * * 매일 남자의 방에 쌓여있는 술병을 치우면서도, 건드리지 말고 나가라는 남자의 울부짖음을 들으면서도 동자승은 남자가 불쌍했다. 자신도 노스님의 죽음이 슬펐다. 한 번씩 마을에 내 Mon, 16 Dec 2024 22:02:18 GMT 박나비 /@@afB1/209 後, 남1 - 아, 그때도 이런 빛이었는데.. /@@afB1/208 여자는 남자의 밀린 월세를 다 내어주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모은 돈 전부를 남자가 말한 땅에 투자했다. 여자의 일생에서 난생처음 해보는 투자였다. 남자도 땅을 실제로 사보는 건 처음이었던 터라 잔뜩 긴장했지만, 제법 괜찮은 땅을 좋은 가격에 구매하는 데 성공했다. 투자는 대성공이었고 남자와 여자는 신이 났다. 다음 해 남자와 여자는 결혼식을 Mon, 16 Dec 2024 21:43:57 GMT 박나비 /@@afB1/208 中(III), 남3 - 일생에 한 번 찾아올까 한 계약을 거부하고 /@@afB1/207 일생에 한 번 찾아올까 한 계약을 거부하고 남자는 자신의 힘만으로 사업을 꾸려나갔다. 하지만 유리벽에 가로막힌 것처럼 한 군데씩 거래처가 끊어지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몇 달 새 사업을 정리해야 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할 수 없지. 내 힘으로는 여기 까지였던 거지. 남자는 좌절하지 않았다. 무기력하게 모든 걸 놓아버리지도 않았고 비굴하게 Mon, 16 Dec 2024 21:35:31 GMT 박나비 /@@afB1/207 中(III), 남2 - 방으로 돌아온 남자는 도무지 집중할 수가 없었다 /@@afB1/206 방으로 돌아온 남자는 도무지 집중할 수가 없었다. 좁쌀만 한 화두는 이제 티끌만큼 작아져서 제대로 집중을 하지 않으면 화두 자체가 있다는 것도 자각하기 힘들었다. 분명 이때쯤이었는데.. 노스님이 갑자기 쓰러지셨다고 동자승이 놀라 뛰어와 자신에게 알린 게 딱 이맘때쯤이었다. 그때 자신도 놀라 신도 제대로 못 신고 맨발로 뛰쳐나갔었던 게 Mon, 16 Dec 2024 21:33:09 GMT 박나비 /@@afB1/206 中(III), 남1 - 이제 말해보시겠어요 /@@afB1/205 - 이제 말해보시겠어요? 여자는 수화로 자신의 말을 전했다. - 그러니까.. 그게.. 저기.. 시내 한 커피숖에서 남자는 여자를 마주 보며 진땀을 흘리고 있었다. 오랜만에 입은 정장도 답답했고,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마음도 답답했다. 모든 게 답답했던 남자는 연신 물만 들이켰다. 빈 물 컵을 만지작거리며 &lsquo;그러니까&rsquo; Mon, 16 Dec 2024 21:29:18 GMT 박나비 /@@afB1/205 中(II), 남3 - 시원하게 보고 왔는가 /@@afB1/204 - 시원하게 보고 왔는가. 그럼 이제 시원하게 도장 찍자고! 아, 그리고 이번 계약 끝나면 조만간 우리 집에서 밥이나 한 끼 하세. 크흠, 온 김에 내 딸도 한 번 만나보고 말이야. 하하. 돌아온 남자에게 노인이 장난치듯 계약서를 흔들었다. 하지만 남자는 노인의 앞에 선 채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 뭐 하나, 이 사람. 하늘이 Mon, 16 Dec 2024 20:04:41 GMT 박나비 /@@afB1/204 中(II), 남2 - 남자는 좁쌀만 한 화두를 부여잡고 밤새 씨름을 했다 /@@afB1/203 남자는 좁쌀만 한 화두를 부여잡고 밤새 씨름을 했다. 과거로 돌아오기 전 환한 빛 속에서 느꼈던, 절반의 화두가 녹아내릴 때 느꼈던 그 깨달음의 희열을 남자는 잊을 수가 없었다. 그 희열. 그 감동. 그 환희. 그때 남겨진 절반의 화두가 자신과 함께 과거로 돌아온 것이었다. 남자는 그 희열을 다시 한번 느끼기 위해 침식도 잊고 화두에 매달렸다. 노인이 Mon, 16 Dec 2024 19:48:55 GMT 박나비 /@@afB1/203 中(II), 남1 - 일단 종잣돈을 모으는 게 중요헌디 /@@afB1/202 일단 종잣돈을 모으는 게 중요헌디.. 뭐가 돈이 되는 줄을 알어도 투자 헐 종잣돈이 없으면 말짱 황이지 않냔 말이지. 남자는 볼펜을 잘근잘근 씹으며 생각에 잠겼다. 하지만 아무리 머리를 굴려 봐도 별 뾰족한 수가 떠오르지 않았다. 워메, 이 땅들이 허벌나게 돈이 된다는 걸 알면 뭐한다냐. 살 돈이 없는 것을.. 한참을 전화번 Mon, 16 Dec 2024 19:26:09 GMT 박나비 /@@afB1/202 中(I), 남3 - 뭘 그리 고민하나 자네, 이게 고민할 거리나 되나 /@@afB1/201 - 뭘 그리 고민하나 자네, 이게 고민할 거리나 되나 하하하 커다란 웃음소리에 남자는 정신을 차렸다. 앞을 바라보자 낯익은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 자.. 장인어.. - 뭐라고? 자네 지금 뭐라고 했나? 노인의 반응을 본 남자가 급히 말끝을 흐렸다. - 아, 아닙니다. 그것보다 저, 잠시 화장실을 좀 다녀오 Mon, 16 Dec 2024 14:05:08 GMT 박나비 /@@afB1/201 中(I), 남2 - 그래 어째 마음이 좀 누그러지더냐 /@@afB1/200 - 그래 어째 마음이 좀 누그러지더냐. 귀에 익은 목소리에 남자의 눈이 번쩍 뜨였다. 하지만 눈앞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한참을 두리번거리고 나서야 남자는 자신이 벽을 바라보고 앉아 있음을 알아차렸다. 남자는 급히 고개를 돌려 뒤를 돌아보았다. - 스승님! 문 밖엔 남자가 꿈에서도 그리던 사람이 서있었다. 남자는 더 Mon, 16 Dec 2024 13:29:09 GMT 박나비 /@@afB1/200 中(I), 남1 - 총각, 정신 차려 /@@afB1/199 - 총각, 정신 차려. 그런다고 내가 봐 줄줄 알고. 준다 준다 하던 게 벌써 세 달째야, 세 달! 이젠 진짜 못 봐줘. 나도 목구멍이 포도청이야. 오늘 내로 짐 다 빼고 방 비워. 알았어? 파마머리의 중년 여자가 계속해서 다그쳤지만 남자는 전혀 들리지 않는 듯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뭐여 진짜 이십 년 전이라고? 시방 내가 이십 Mon, 16 Dec 2024 12:49:53 GMT 박나비 /@@afB1/199 前, 남3 - 사장님, 댁으로 모실까요 /@@afB1/198 - 사장님, 댁으로 모실까요? 뒷좌석에 기대어 눈을 감고 있는 남자에게 머리가 희끗희끗한 운전사가 조심스레 물어보았다. 하지만 굳게 닫혀있는 남자의 입은 열리지 않았다. 할 수 없이 운전사는 일단 남자의 집으로 차를 몰기 시작했다. - 김기사님, 미안한데 회사로 다시 돌아가죠. 남자의 집으로 방향을 잡은 지 오분쯤 지났을까 Mon, 16 Dec 2024 11:53:15 GMT 박나비 /@@afB1/198 前, 남2 - 창 밖에 눈이 내리기 시작하자 남자는 감고 있던 눈을 떴다 /@@afB1/197 창 밖에 눈이 내리기 시작하자 남자는 감고 있던 눈을 떴다. 내리는 눈에 대웅전 앞마당이 하얗게 덮여가는 걸 보며 남자는 작게 한숨을 쉬었다. 저 멀리 산들도, 절 앞의 나무들도 모두 하얀 눈에 쌓이는 걸 바라보며 남자가 중얼거렸다. - 이왕지사 세상을 온통 하얗게 덮어버릴 거라면 내 화두도 함께 덮어다오. 한동안 바깥 풍경을 바라보던 Mon, 16 Dec 2024 11:13:34 GMT 박나비 /@@afB1/197 前, 남1 - 내리던 눈발이 점점 거세졌다 /@@afB1/196 내리던 눈발이 점점 거세졌다. 털벙거지를 뒤집어쓴 남자가 숨을 쉴 때마다 남자의 입에선 허연 입김이 쏟아져 나왔다. 내리는 눈 때문에 한동안 고개를 숙이고 있던 남자가 잠시 멈추어 고개를 들었다. 까마득한 언덕길이 보였다. 이 길이 이렇게 길었던가. 언덕길의 초입에서 남자는 숨을 고르기 시작했다. 장갑 낀 손으로 힘주어 봉을 잡고 Mon, 16 Dec 2024 10:37:00 GMT 박나비 /@@afB1/196 우리는 보았다. /@@afB1/188 어제 나는 보았다. 계엄군의 군홧발에 짓밟혔음에도 비열하게 웃고 있는 자들을. 어제 나는 보았다. 투표로 선출된 국민의 대표임에도 투표를 거부하는 자들을. 어제 나는 보았다. 각 개인이 헌법기관임에도 의회를 포기하는 자들을. 어제 나는 보았다. 나는 알았다. 군홧발에 짓밟힌 건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이 아니라 절대로 짓밣혀서는 안 되는 국민의 존엄성이었으<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fB1%2Fimage%2FVqFN4yuQwzZ1MzgIlBHFB6ZtDZE.JPG" width="500" /> Sun, 08 Dec 2024 01:56:46 GMT 박나비 /@@afB1/188 어찌, 내가 글을 쓸 상인가? - 파도만 본 격이지. 파도를 만드는 건 바람인데 말이오. /@@afB1/186 나는 사주나 점을 본 적이 없다. 용하다는 점집이나 사주풀이집이 있으면 수소문해서라도 찾아가는 지인들도 주변에 제법 있지만 나는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 아주 용한 곳이 있다며 같이 가보자는 지인에게 그러자고 대답을 해놓고도 막상 구체적으로 연락이 오면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피한 적도 많다. 적지 않은 복채가 아깝기도 했지만, 정말 도움이 될까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fB1%2Fimage%2F5P7Bjstuu996qq8w6QQCBEEG0M0.jpg" width="500" /> Tue, 03 Dec 2024 04:46:59 GMT 박나비 /@@afB1/186 hey DJ - play me a song to make me smile /@@afB1/185 말 그대로 펑펑 쏟아져 내렸다. 얼마나 펑펑 쏟아져 내렸으면, 아침에 거실에 앉아 있는데 처음 듣는 안내방송이 나온다. 폭설로 인해 부러지거나 쓰러지는 나무가 많습니다.나무 아래 보행 시 주의 바랍니다. 눈이 겹겹으로 쌓이다 보니 결국 뿌리가 얕은 나무나 줄기가 가는 나뭇가지는 쓰러지거나 부러져버렸나 보다. 하긴, 아파트 조경수가 아무리 깊이 뿌리를<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fB1%2Fimage%2F1D3bo-af0HzA8sZGMEznRVL2w6I.jpg" width="500" /> Thu, 28 Nov 2024 03:55:30 GMT 박나비 /@@afB1/1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