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반지 /@@Xsi 읽기 쉽고 잊기 어려운 한 문장을 위해 씁니다. ko Thu, 26 Dec 2024 16:48:41 GMT Kakao Brunch 읽기 쉽고 잊기 어려운 한 문장을 위해 씁니다. //img1.daumcdn.net/thumb/C100x10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Xsi%2Fimage%2FNwa0JvrMB9LWoJW2SjPc6xvPfUo.jpeg /@@Xsi 100 100 2024년 12월 20일 /@@Xsi/1218 며칠간 자폐 아동 학습 도우미 알바(써놓고 보니 길다)를 하게 됐다. 오늘은 미래에 갖고 싶은 직업을 카드에 쓰고 꾸미는 수업이 있었는데, 내가 맡은 친구는 &quot;없는데&quot;라고 말해서 나를 잠깐 당황하게 했다. 초등학교 1학년은 꿈이 없을 수 있지만, 카드는 만들어야 하기에... 꿈 없는 꼬맹이의 장래 희망을 '화가'라고 내 멋대로 설정하고 끙끙 열심히 카드를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s%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Xsi%2Fimage%2FyLIZcBXj95aCEsIh8leW_fRx5QI" width="500" /> Fri, 20 Dec 2024 13:37:51 GMT 꽃반지 /@@Xsi/1218 2024년 12월 16일 /@@Xsi/1217 어제 고해성사를 봤다. 인생을 통틀어 고해성사를 자주 보고 있지만, 이번은 천주교 신자라면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것이다. 내 말을 들은 신부님은 &quot;자포자기하겠다는 소리로 들리는데요?&quot;라고 말했다. 자포자기하겠다는 소리를 내가 빙빙 둘러서한 건가. Mon, 16 Dec 2024 04:04:32 GMT 꽃반지 /@@Xsi/1217 2024년 12월 12일 /@@Xsi/1216 아침마다 차 한잔을 마시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여름에는 주로 가볍고 청량한 민트나 시트러스를, 쌀쌀해지면 구수하고 묵직한 루이보스를 찾게 된다. 오늘은 찬장을 뒤지다가 어디서 흘러들어왔는지 모를 바닐라 루이보스 티백 하나를 발견했는데, 바닐라의 은은한 단향으로 시작해 쌉쌀한 끝맛으로 마무리되는 차였다. 이 차의 놀라운 점은 티백 뒷면에 적힌 설명. '어린이 Thu, 12 Dec 2024 00:04:04 GMT 꽃반지 /@@Xsi/1216 2024년 12월 첫날 /@@Xsi/1215 잠깐 공황이 왔다. 입술이 덜덜 떨릴 정도로 숨 쉬는 게 힘들었다. 힘들 때 손 내밀어줄 이가 없는 사람들은 어떻게 견디고 버틸까. Sun, 01 Dec 2024 12:53:40 GMT 꽃반지 /@@Xsi/1215 2024년 11월 19일 /@@Xsi/1214 날씨가 추워지니 어두운 빛깔의 찻잔을 찾게 된다. Tue, 19 Nov 2024 13:00:44 GMT 꽃반지 /@@Xsi/1214 2024년 11월 15일 /@@Xsi/1212 무슨 다큐였더라, &lt;인간극장&gt;이었던가. 노부부의 일상을 다룬 다큐였는데, 별스러울 것 없는 두 사람의 잔잔한 일상에 사람들의 마음이 일렁였다. 아침에 일어나 식탁을 차리는 남편, 책장에 책이 빼곡한 아내의 방, 서로 위하고 아끼며 도란도란 살아가는 삶. 내가 유독 집중한 부분은 남편의 아침상 준비 과정이었는데, 작곡가인 남편은 손이 서툴어 과일 하나를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s%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Xsi%2Fimage%2FA5Uz2PZ9CU-cNlCw_ojcl6ylNJY.jpg" width="500" /> Thu, 14 Nov 2024 23:38:45 GMT 꽃반지 /@@Xsi/1212 2024년 11월 6일 - 월동준비 /@@Xsi/1211 의도한 것은 아닌데 해마다 같은 날짜에 커튼을 갈게 되네요. 두껍고 무거운 커튼으로 갈았습니다. 그리고 며칠 전에 장을 봐온 채소와 처음 사본 청레몬 등을 가지고 피클을 만들었어요. 원래는 피클을 담으려고 채소를 산 건 아니었는데, 사고 보니 피클 담으면 딱 맛있을 조합. 무, 오이, 고추, 고수, 레몬그라스, 청레몬 이렇게 들어갔어요. 냉장고에 마침 상태 Wed, 06 Nov 2024 13:38:47 GMT 꽃반지 /@@Xsi/1211 2024년 11월 4일 /@@Xsi/1210 무엇으로부터 위로를 받으시나요? Mon, 04 Nov 2024 12:54:48 GMT 꽃반지 /@@Xsi/1210 #4. 죽림동 순교 성지, 곰실공소 외 /@@Xsi/1209 오늘은 엄마가 주님 곁으로 가신지 딱 50일이 되는 날이고, 돌아가신 영혼들을 위해 기도하는 날이기도 하다. 동네 성당에서 새벽 여섯 시에 미사가 있어서 참례했고, 미사 후 연도가 있어서 연도까지 마쳤다. 장례식 때 연도해주시던 많은 분들의 목소리가 떠올랐다. 미사를 마치고 근처 스타벅스에서 간단하게 아침을 해결하고 성지순례를 떠났다. 오늘의 목적지는<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Xsi%2Fimage%2FIAdAIeq8FXNYCgq_uOtm7_dtgXU" width="500" /> Sat, 02 Nov 2024 10:09:02 GMT 꽃반지 /@@Xsi/1209 2024년 11월 첫날 /@@Xsi/1208 며칠 전에 선물 받은 책 한 권을 중고마켓에 올렸다. 새책이라 그런지 올린 지 몇 분 만에 사겠다는 이가 나타났는데, 자꾸 말이 짧은 거다. 만나기로 한 장소에 약속시간보다 먼저 도착해서는, 바이크 헬멧을 쓴 자기 사진까지 나에게 보냈다. &quot;도착&quot;이라는 메시지와 함께. '내가 니 친구냐?' 기분 나빠 답도 안 하고 나갔는데, 헬멧을 벗은 이는 70대 정도로 Fri, 01 Nov 2024 01:04:15 GMT 꽃반지 /@@Xsi/1208 2024년 10월 29일 /@@Xsi/1207 다 거짓말이었으면 좋겠다. Tue, 29 Oct 2024 14:12:00 GMT 꽃반지 /@@Xsi/1207 2024년 10월 29일 /@@Xsi/1206 요즘의 나는 한 가지 일에 부러 과하게 몰두해서 모든 걸 잊으려고 하거나,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하니 있거나 둘 중 하나다. 엄마의 이야기를 책으로 쓰겠다고 마음먹었지만 잘 되지가 않고, 멍하니 소파에 앉아 있는데 엄마와 친했던 신부님에게서 전화가 왔다. 엄마 이야기를 책으로 잘 쓰고 있냐고. 아직은 도무지 엄두가 안 난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책상에 앉았다 Tue, 29 Oct 2024 04:36:49 GMT 꽃반지 /@@Xsi/1206 2024년 10월 27일 /@@Xsi/1205 15년 전 영화인 &lt;Invention Of Lying&gt;을 봤다. 거짓말이 없는 세계가 배경인데, 죽음을 앞두고 공포에 떠는 어머니에게 주인공 남자가 어머니에게 거짓말을 한다. 죽음은 영원한 공허가 아니라 가장 좋아했던 곳에 가는 거라고, 사랑했던 사람들을 모두 만날 거라고, 다시 젊어질 거라고, 그곳에선 영원히 영원히 행복할 거라고. 어머니는 안심하며 눈을 Sun, 27 Oct 2024 12:52:22 GMT 꽃반지 /@@Xsi/1205 #3. 가회동 성당, 종로성당 /@@Xsi/1204 한 달에 스탬프 하나 정도 채울 수 있을까 했는데, 생각보다 부지런히 성지순례를 다니고 있다. 오늘은 종로에서 약속이 있었고, 종로 쪽에 성지순례지가 많다는 사실이 생각나서 약속에 늦어서 허둥지둥하면서도 성지순례 책을 챙겨 나섰다. 가회동 성당은 아주 오래전에, 그러니까 김태희의 결혼장소로 알려지기 전에 혼자 산책을 하다가 우연히 들르게 됐었다. 그때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Xsi%2Fimage%2F41Qil52gy_338WHI7CRHFiXaW3E" width="500" /> Sat, 26 Oct 2024 11:05:34 GMT 꽃반지 /@@Xsi/1204 2024년 10월 24일 /@@Xsi/1203 하루에 한 가지, 나를 위한 일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지난여름부터 줄곧 망설였던 일은 집안에 꽃을 두는 것이었는데, 가을이 되어서야 꽃 한 다발을 살 수 있었다.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s%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Xsi%2Fimage%2F7_TElxn0osSGLc0AwzLfMKRi2MY" width="500" /> Thu, 24 Oct 2024 13:40:58 GMT 꽃반지 /@@Xsi/1203 2024년 10월 22일 /@@Xsi/1202 지난 주말에 친구들을 만났을 때, 친구 하나가 이런 말을 했다. &quot;난 작가 친구가 있어서 너무 자랑스러워.&quot; 내가 그렇게 잘난 작가도 아닌데 뭐가 자랑스럽나 싶어 친구에게 되려 물었다. &quot;왜?&quot; 친구가 뭐라고 했더라. 엄마도 내가 작가인 걸 은근히 자랑스러워했는데 나는 엄마의 자랑에 늘 모순이 있다고 여겼다. 엄마는 내가 작가가 되는 걸 싫어했다. 정확히 Tue, 22 Oct 2024 10:59:04 GMT 꽃반지 /@@Xsi/1202 #2.명동성당 /@@Xsi/1201 엄마가 돌아가시고 오랜 친구들이 대구의 장례식장을 찾아주었다. 서울과 양주에서 온 친구, 그리고 대구에 사는 친구 둘. 중학교 때 성당에서 사귄 친구들인데 다섯 명 다 같이 모인 건 7,8년 만이었다. 뿔뿔이 흩어져 살게 된 이유가 크고, 또 누군가는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 한자리에 모이는 건 더욱 힘들어졌다. 한번 보자, 보자 하면서 시간만 흘<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s%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Xsi%2Fimage%2FqXPz91ZsCs_7K5OPoKqNnEgDGmc.jpg" width="500" /> Mon, 21 Oct 2024 06:50:19 GMT 꽃반지 /@@Xsi/1201 #1.절두산 성지&nbsp;&nbsp; /@@Xsi/1200 (추후) Mon, 21 Oct 2024 06:26:50 GMT 꽃반지 /@@Xsi/1200 2024년 10월 17일 /@@Xsi/1198 오늘은 어젯밤에 우린 결명자 차를 텀블러에 담아가지고 나왔다. 결명자는 아마도 2년 전쯤에 동네 방앗간에서 산 것인데, 이 씨앗같이 생긴 것을 어떻게 먹는지 몰라 크게 한 스푼을 떠서 컵에 담은 뒤 뜨거운 물을 부어서 후후 불어서 마시곤 했다. 우리 집에 왔다가 그 모습을 우연히 본 이가 &quot;그건 보리차처럼 주전자에 우리는 거지 그렇게 먹는 게 아니야&quot;하고 Thu, 17 Oct 2024 06:46:32 GMT 꽃반지 /@@Xsi/1198 2024년 10월 16일 이어서 /@@Xsi/1197 고백하자면, 일상으로 선뜻 돌아가지 못하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 바쁘게 돈을 벌고, 머릿속에 떠도는 문장들을 삼키지 않고 뱉어놓는 것이 내가 해야 하는 일이고, 일에 파묻히다 보면 슬픈 생각은 차차 줄어들 거라는 걸 알면서도 섣불리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다들 꿋꿋하게 살아가는데 혼자만 유난인가 싶은 생각도 든다. Wed, 16 Oct 2024 13:33:17 GMT 꽃반지 /@@Xsi/11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