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인듯 /@@9fHo 늙은 호모사피엔스 ko Wed, 25 Dec 2024 04:17:46 GMT Kakao Brunch 늙은 호모사피엔스 //img1.daumcdn.net/thumb/C100x10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fHo%2Fimage%2FwSHdmB53C300Qi9o-rPJE6Bm49M.jpg /@@9fHo 100 100 6755호실 (25)&nbsp; - 마음의 거울 /@@9fHo/138 목수와 수가 만난 이후 작업실의 사람들은 상당히 말수가 줄었다. 수는 목수의 여동생인 미선의 이야길 했고 그녀가 남긴 은혜라는 딸에 대해서도 말했다.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지만 수의 그림은 목수의 여동생에게 일정 부분 영향을 준 것 같고, 그에 대한 책임감으로 우울했단 얘기였다. &ldquo;그걸 어떻게 책임이라고 하죠? 그리는 사람과 보는 사람이 똑같은 감정을 가<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fHo%2Fimage%2FGdYubL8TW_n9bcmPYt0gD2M30es.jpg" width="500" /> Wed, 18 Dec 2024 10:54:10 GMT 안개인듯 /@@9fHo/138 6755호실 (24) - 기억 12 - 균열 /@@9fHo/137 월드컵이 있던 해, 이사해서 사용하던 쌀창고는 주인집 딸이 소금 장사를 한다는 바람에 내주어야 했다. 그곳에서 십 년을 지내고 옮긴 작업실은 이층이었고 깔끔했지만 곁에 다른 사업장이 있었다. 봉제인형을 만들어 중국에 수출하는 업체였는데 인형들이 아주 고급스러웠다. 그런데 봉제인형 여사장은 매사에 인색했다. 건물 전체의 수도세를 그녀가 관리하고 있었는데 사<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fHo%2Fimage%2FQKjutzfhQ6CrQGMw9suj35v-w28.jpg" width="500" /> Wed, 11 Dec 2024 10:36:45 GMT 안개인듯 /@@9fHo/137 6755호실 (23) - 부탁 /@@9fHo/136 이사하고 맞는 첫가을이었다. 사람들이 드나들 때마다 낙엽이 하나씩 들어왔다. 바람이 불면 서너 개가 한꺼번에 몰려오기도 했다. 낙엽은 물기가 전혀 없어서 얇은 과자처럼 금방 바스러질 것 같았다. 작업실의 사람들은 낙엽을 집어 들어서 보거나 모아서 쓰레기통에 넣기도 했다. 하여튼 작업실 바닥에 한두 개의 낙엽이 들어와 있곤 했다. 가을이 깊어지고 있었다. 봄<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fHo%2Fimage%2FrvtGeRzNVT9AUbpkED_nr4CMc5s.jpg" width="500" /> Wed, 04 Dec 2024 10:55:16 GMT 안개인듯 /@@9fHo/136 6755호실(22) - 기억 11 &lsquo;안다&rsquo; /@@9fHo/135 &ldquo;어떻게 밍은 소식도 없이 갔어?&rdquo; 작업실 근처 오래된 빌라 한 귀퉁이에서 금빛 개나리가 흘러내리던 이천십이 년의 봄날이었다. 유리 출입문을 통해 들어오는 노랗고 환한 빛은 한동안 계속되었다. 오늘, 그 환한 개나리 배경에 수가 서 있었다. &ldquo;이 동네는 언덕도 없는데 개나리가 피었네.&rdquo; 먼저 와 있던 젠이 수를 맞으며 느리게 얘기했다. 검고 헐렁한 티셔츠<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fHo%2Fimage%2FrxHa3zzxC2CnaYWVg6EbO0YeO4Q.jpg" width="500" /> Wed, 27 Nov 2024 10:47:04 GMT 안개인듯 /@@9fHo/135 6755호실 (21) - 여행 /@@9fHo/134 오전 10시가 되자 사람들이 작업실로 모였다. 평상시 작업실에 오는 복장과 같아서 나는 이들이 여행을 가는 사람들이 맞나 하는 생각을 했다. 하긴 바다를 보러 가는 일박 이일의 일정이어서 굳이 특별한 복장일 이유는 없었다.&nbsp;국일이 제일 처음 도착했고 이어서 수가 들어왔다. &ldquo;왜 고성이야? 공지에 이유는 안 적혔더라고. 그냥 고성 가는구나 하고 왔어.&rdquo; 수<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fHo%2Fimage%2F8f3LZ47tnOrbWqLJVqWibXOqmpo.jpg" width="500" /> Wed, 20 Nov 2024 10:06:58 GMT 안개인듯 /@@9fHo/134 6755호실 (20) - 기억 10-까르마 /@@9fHo/133 이천팔 년 여름에는 이들의 일곱 번째 전시회가 열렸다. 사람들은 나라 안이나 밖이나 뒤숭숭하다고 했지만 내가 느끼기에는 언제나 그랬다. 그래서 특별히 이 해의 여름이 나라 경제가 바닥이거나 전쟁의 위협이 더해진다거나 하는 느낌은 없었다. 이 나라는 계속 휴전 상태였고 지구 여기저기서 일어나는 테러는 일상이었으니 사람들은 무뎌질 만하건만 나만 무뎌진 것 같았<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fHo%2Fimage%2FTYYsn8U3dr6yd6WONST-xCnyy88.jpg" width="500" /> Wed, 13 Nov 2024 10:44:23 GMT 안개인듯 /@@9fHo/133 6755호실 (19) - 향수(鄕愁) /@@9fHo/132 9월에 접어들었지만 여름의 끝자락은 길었다. 아니, 끝도 아닌 듯 매일 더웠다. 더위가 나날이 진화해서 도저히 견딜 수 없을 것이란 예보가 날마다 사람들을 세뇌시켰다. 그리고 사람들은 이전처럼 더위나 추위는 견디는 것이란 개념이 없었다. 젊은이들은 본래 참을성이 없다고 하면서 노인들도 똑같이 못 참았다. 이유는 그들이 늙었기 때문이라는 것인데 내가 볼 때는<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fHo%2Fimage%2FpDo-x6qWIcJY_eTtOlacFPLUbxY.jpg" width="500" /> Wed, 06 Nov 2024 11:46:20 GMT 안개인듯 /@@9fHo/132 6755호실 (18) - 기억 9- 흔들림 /@@9fHo/131 쌀 창고였던 작업실에서의 네 번째 여름이 지나고 있었다. 여름은 해마다 더위를 저축해 놓는 듯 조금씩 더 더워졌지만 이 해는 비가 많았고 심지어 저온현상이 생기기도 했다. 그날도 썩 덥지는 않았기에 밍은 에어컨을 켜지 않은 채 선풍기만 돌리고 있었다.&nbsp;작업실을 빙 둘러서 여덟 개의 이젤이 세워져 있었다. 그중에는 한 동안 쉬었던 젠과 수, 그리고 국이의 것<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fHo%2Fimage%2FnwiQBITjBjbdw-Ks9eZuSlr-KJM.jpg" width="500" /> Wed, 30 Oct 2024 12:26:23 GMT 안개인듯 /@@9fHo/131 6755호실(17) - 마음의 채무(債務) /@@9fHo/130 언제나 여름은 내겐 쉽지 않은 계절이었다. 4계절이 뚜렷한 온대성기후라는 이 나라의 여름은 지나치게 습했기 때문이다. 단단하게 건조된 나의 몸은 가시적으로 드러나진 않아도 노인들 신경통처럼 몸의 상태가 좋지 않았다. 물론 목수의 치료 덕분에 조금 나아지기는 했어도 내 속사정을 사람들이 알 리 없었다. 그렇게 시원찮은 몸을 혼자 타박하는 차에 국일이 커다란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fHo%2Fimage%2FpRHrL7CZURFfqNjrH3F5SaeEl7I.jpg" width="500" /> Wed, 23 Oct 2024 11:00:32 GMT 안개인듯 /@@9fHo/130 6755호실 (16) - 기억 8-다시, 수 /@@9fHo/129 월드컵 개최로 온 나라가 떠들썩하던 해에 작업실은 또다시 이사를 했다. 아파트 단지 상가 2층에 있던 작업실에서 오피스텔을 거쳐 다섯 번째 이사였다. 사실 오피스텔은 밍과 그의 친구 화가가 임대한 것으로 토요일만 사용하는 공동 작업실이었다. 과거의 작업실들에 비해서 오피스텔은 깔끔했고 모든 것이 두루 갖춰졌지만 그만큼 조심스러웠고 불편했다. 결국 1년을 견<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fHo%2Fimage%2FE5a7y_QeOiZZFtpM2XziF5dId6g.jpg" width="500" /> Wed, 16 Oct 2024 10:40:02 GMT 안개인듯 /@@9fHo/129 6755호실 (15) - 목수가 오다 /@@9fHo/128 익숙한 목소리에 눈을 떴다. 수직으로 쏟아지는 형광등의 빛에 잠시 정신을 가다듬어야 했지만 6755호실에 돌아온 것이 확실했다. 아직 벽에 걸리기 전이어서 테이블에 뉘어 있었다. 매 전시회장에서 그랬듯이. 목소리의 주인공은 율이었고 싱도 함께 있었다. 목수는 나를 테이블에 풀어놓았고 율의 헝겊 가방은 주인에게 돌아갔다. &ldquo;시계가 더 정교해진 것 같지? 아<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fHo%2Fimage%2Fc-z9X0xPdNe-eaVHXmrLvYfJlP8.jpg" width="500" /> Wed, 09 Oct 2024 10:38:41 GMT 안개인듯 /@@9fHo/128 6755호실 (14) - 기억 7-운명과 선물 /@@9fHo/127 말로만 듣던 세기말이란 것을 나도 경험하게 되었다. 물론 그런 경험이 나에게 특별한 무엇을 준 것은 아니지만 사람들이 1999년에서 2000년으로 넘어가는 그 시점을 별나게 생각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앞으로 새로운 세기가 되려면 또 100년이 지나야 하므로 내가 경험하는 첫 번째이자 마지막 세기말인 것이다. 세상은 마치 무슨 일이라도 생기길 바라는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fHo%2Fimage%2FmE06UbLetwzoU9jOtZZQ2pokIKI.jpg" width="500" /> Wed, 02 Oct 2024 11:28:57 GMT 안개인듯 /@@9fHo/127 6755호실 (13) - 수리 중 2 /@@9fHo/126 나를 데려온 목수는 서두르지 않았다. 며칠을 그대로 작업 테이블에 올려놓고 이리저리 살피기만 했다. 사실 목수가 어떻게 할는지 알 수 없었으나 나의 몸판을 완전히 바꾼다면 과연 정체성이 남아 있을까 하는 걱정이 생기긴 했다. 만일 내가 가지고 있는 6755호실 작업실의 모든 기억이 리셋된다면 얼마나 슬플 일일까.&nbsp;나의 이런 생각을 목수는 알고 있기라도 한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fHo%2Fimage%2F5ku6SyGV5uQ_aa0scj2GAJSTDA0.jpg" width="500" /> Wed, 25 Sep 2024 10:54:07 GMT 안개인듯 /@@9fHo/126 6755호실 (12) - 수리 중 1 /@@9fHo/125 &ldquo;시계 왜 저러냐? 율, 고장 났나 봐.&rdquo; 시침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고 자꾸 처지는 내 모습에 싱이 놀란 듯 소리쳤다. 소리칠 일도 아닌 것이 나도 30년을 움직여 왔으니 고장 날 만도 하지 않겠는가. 그동안도 느려지거나 멈추면 건전지를 갈아 끼우는 것으로 회복되었으나 이번은 건전지도 안 통했다. 나도 내 몸이 쇠로 만들어진 듯 무거웠다. &ldquo;목수한테 연락<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fHo%2Fimage%2FfGjcbQgK-qYPR5z-BpSMBS5w0QA.jpg" width="500" /> Wed, 18 Sep 2024 10:41:13 GMT 안개인듯 /@@9fHo/125 6755호실 (11) - 기억 6- 궐(闕) /@@9fHo/124 유화를 시작한 사람들은 2년 만에 전시회를 했다. 여전히 춥고 눈이 날리는 겨울이었고 밍의 고집으로 장소 또한 인사동이었다. 갤러리는 같은 곳이 아니었지만 규모는 거의 비슷했다. 이번 유화 전시회에 참석한 사람들은 여섯 명이었기 때문에 그들의 제목은 &lsquo;6인 6색&rsquo;이었다. 대머리 영의 예언대로 이러다가 &lsquo;2인 2색&rsquo;까지 가는 일은 없을까 걱정이 되었다. 내가<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fHo%2Fimage%2FqhKFInPnlEpbhktVftSQONWAERU.jpg" width="500" /> Wed, 11 Sep 2024 12:28:34 GMT 안개인듯 /@@9fHo/124 6755호실 (10) - 밍에 관하여 /@@9fHo/123 작업실을 떠난 밍을 다시 본 것은 5월의 첫 토요일이었다. 다른 토요일과 다르게 싱을 제외한 네 명의 사람들이 모두 모였다. 딸을 결혼시킨 밍이 인사차 모인 모임이었다. 나는 오랜만에 보는 밍이 너무 반가워서 두근거렸다. 밍의 모습은 별로 변한 것 같지 않았으나 그녀가 줄곧 길러온 윤기 있고 풍성한 머리카락은 단발로 잘려 있었다. 조금 아까운 생각은 들었지<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fHo%2Fimage%2FyFxPa97kHF0GgdNrpTFz1mTgE4g.jpg" width="500" /> Wed, 04 Sep 2024 12:01:11 GMT 안개인듯 /@@9fHo/123 6755호실 (9) - 기억 5- 유화 /@@9fHo/122 첫 전시회를 마치고 1년 후, 그들은 여행을 떠났다. 아직 외국 여행이 성행하기 전이었기에 참의 지인을 통해 그들만 한 팀으로 꾸려 떠난 유럽 여행이었다. 특별히 모아 놓은 돈이 없었던 젊은 그들은 대개 공제회의 대출을 받았다. &ldquo;여행 한 번 하고 2년 갚고, 그 후에 한 번 하고 2년 갚고 그렇게 다녀야지 뭐. 박봉인데 어쩌겠어? 그래도 2년에 한 번은<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fHo%2Fimage%2FdOchwe68evbTcHV6W6Gt7I1iiGQ.jpg" width="500" /> Wed, 28 Aug 2024 11:53:07 GMT 안개인듯 /@@9fHo/122 6755호실 (8) - 싱과 율 /@@9fHo/121 일요일이면 나는&nbsp;혼자였다. 하루 종일 누구도 작업실에 오는 일은 없었기 때문이다. 다들 은퇴해서 매일이 휴일이지만 그래도 공식적인 휴일은 작업실 일정을 잡지 않는다는 이상한 결기 같은 것이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제는 가정적인 대소사를 직접 담당해야 할 나이였고, 그런 일들은 주말이나 휴일에 몰렸다. 어제만 해도 밍의 딸이 결혼을 한다고 해서 사람들은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fHo%2Fimage%2F3ECAo_kHcxcGYoTd71OnG0-Zd10.jpg" width="500" /> Wed, 21 Aug 2024 12:03:12 GMT 안개인듯 /@@9fHo/121 6755호실 (7) - 기억 4- 첫 전시회 /@@9fHo/120 몇 개월을 벌판 같은 건물에서 지내던 그들은 드디어 근처 상가 2층의 미술학원을 세로 얻었다. 제대로 보증금과 월세를 내고 들어간 첫 작업실이었고 첫눈 내리던 1993년 초겨울이었다. 그다지 크진 않았지만 그래도 10명의 사람들이 이젤을 놓을 정도는 되었다. 무엇보다 그들의 작업도구를 수납할 수 있는 장이 있고 복도를 한참 돌아나가면 화장실도 있었다. 새<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fHo%2Fimage%2Fk2hFnrZnLudKMcFpFplu2mEoCzc.jpg" width="500" /> Wed, 14 Aug 2024 10:15:40 GMT 안개인듯 /@@9fHo/120 6755호실 (6) - 연(鳶) 만드는 남자 /@@9fHo/119 이사를 와서 나를 위해 못을 박아준 수는 작업실에 잘 오지 않았다. 여자들보다 더 예쁘게 생긴 수는 세월이 지나도 그 고운 모습이 별로 달라지지 않아 놀라울 정도였다. 사람들은 장난처럼 수에게 물었다. &lsquo;사모님이 보톡스를 매일 놔 주시나 봐요?&rsquo; 나는 수의 부인이 잘 나가는 성형외과 의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수가 자신의 부인에 관해서 하는 이<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fHo%2Fimage%2FQH9ivft7yOwwz6hNdJGW4dm1Ih8.jpg" width="500" /> Wed, 07 Aug 2024 10:28:35 GMT 안개인듯 /@@9fHo/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