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smine /@@8CiD 오랫동안 말글 속에서 일했습니다. 이제 회사를 떠나 자신을 위해 글을 씁니다. 알라딘의 Jasmine처럼 철없는 소녀에서 주변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여인으로 성장해가는 중입니다. ko Fri, 27 Dec 2024 20:22:07 GMT Kakao Brunch 오랫동안 말글 속에서 일했습니다. 이제 회사를 떠나 자신을 위해 글을 씁니다. 알라딘의 Jasmine처럼 철없는 소녀에서 주변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여인으로 성장해가는 중입니다. //img1.daumcdn.net/thumb/C100x10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guest%2Fimage%2FxScybIqYpxaJQ27R_o8K5lmA0QA.jpg /@@8CiD 100 100 98. 내 안의 당신에게 - ― 한강 시인의 &lsquo;괜찮아&rsquo; /@@8CiD/101 괜찮아 한강 태어나 두 달이 되었을 때 아이는 저녁마다 울었다 배고파서도 아니고 어디가 아파서도 아니고 아무 이유도 없이 해질녘부터 밤까지 꼬박 세 시간 거품 같은 아이가 꺼져버릴까 봐 나는 두 팔로 껴안고 집 안을 Sun, 01 Dec 2024 00:23:05 GMT Jasmine /@@8CiD/101 97. 마음에도 달이 뜬다 - ― 천양희 시인의 &lsquo;마음의 달&rsquo; /@@8CiD/100 사람은 게으름을 부려도 우주는 제 할 일을 미루는 법이 없다. 오늘은 꼬박 한 달을 기다린 달이 온전한 제 모습을 드러내는 날이다. 도시의 불빛에 흐려지긴 해도 보름달을 올려다볼 때면 절로 두 손 모으는 마음이 된다. 어렸을 땐 기도하는 마음을 알지 못했다. 엄마 따라 절에 갔을 때 부처님 앞에서 한참 동안 두 손 모으고 눈감은 엄마를 기다리는 일은 고역이 Fri, 15 Nov 2024 07:14:00 GMT Jasmine /@@8CiD/100 96. '소년이 온다'-한강 - ― 진실을 마주할 용기 /@@8CiD/99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책뿐만 아니라 작가 본인에 관한 다양한 기사가 쏟아졌다. 채식에 가까운 식사를 하고 술도 못하고 카페인에 민감하고 여행보다 산책을 즐긴다는 작가. 그런 식물성의 작가가 우리 부모 세대와 우리 세대에 벌어진 끔찍한 두 사건(제주4&middot;3사건과 5&middot;18민주화운동)에 대해 몇 년간 취재하고 공부하며 &lsquo;작별하지 않는다&rsquo;와 &lsquo;소년이 온다 Tue, 05 Nov 2024 01:04:10 GMT Jasmine /@@8CiD/99 95. 엄마는 쉴 틈이 없다 - ― 장석남 시인의 &lsquo;숨의 사랑&rsquo; /@@8CiD/98 숨의 사랑 장석남 어제는 창경궁 후원에 많은 키 큰 나무들이 꽃피는 걸 보았습니다 담장들은 지붕을 얹은 채 키를 낮추고 내 숨이 분홍빛으로 그 큰 나무들에게 올라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바람이 불거나 바람 속에 초생달이 걸린 때면 내 숨의 사랑은 그곳으로도 가리라 숨결들 다시 돌아와 꽃핀 창경궁 후원이 몸에 가득했습니다 &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lt;시 전문&gt; 엄 Sun, 06 Oct 2024 00:55:46 GMT Jasmine /@@8CiD/98 94. 안부를 묻는 일 - ― 김초혜 시인의 &lsquo;안부&rsquo; /@@8CiD/97 안 부 김 초 혜 강을 사이에 두고 꽃잎을 띄우네 잘 있으면 된다고 잘 있다고 이때가 꽃이 필 때라고 오늘도 봄은 가고 있다고 무엇이리 말하지 않은 그 말 Sun, 22 Sep 2024 02:37:15 GMT Jasmine /@@8CiD/97 93. &lsquo;퍼펙트 데이즈&rsquo; - ― 완벽한 날들은 우리 가까이 있다 /@@8CiD/96 이 영화는 히라야마를 연기한 야쿠쇼 고지의 표정으로 완성됐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히라야마는 바람에 일렁대는 나뭇잎 사이로 언뜻언뜻 비치는 햇빛(고모레비 &middot; こもれび)을 자주 올려다본다. 우리가 일상에서 아무 생각 없이 흘려보내는 고모레비의 순간들을 히라야마는 놓치지 않고 매일 필름 카메라로 찍는다. 이 영화 덕에 우리말 &lsquo;볕뉘(작은 틈을 통하여 잠시 비 Sat, 14 Sep 2024 01:17:34 GMT Jasmine /@@8CiD/96 92. 엄마 시계가 내게로 왔다 - ― 다시 돌아가는 시계 /@@8CiD/95 지난겨울 엄마의 시계가 내게로 왔다. 그때만 해도 엄마가 그리 빨리 떠날 줄 몰랐기에 집으로 모셔올 요량이었다. 이미 아버지가 입주 간병인과 함께 친정집에 계시는 상황이었기에 결정하기가 수월했다. 환자용 침대와 간병인 침대를 넣기 위해선 친정집 안방을 완전히 비워야 했다. 올케와 함께 짐 정리를 하러 친정에 간 날이었다. 장롱에선 자녀들이 선물한 옷과 내의 Sat, 07 Sep 2024 04:59:57 GMT Jasmine /@@8CiD/95 91. 이마를 짚어주는 사람 - ― 허은실 시인의 '이마' /@@8CiD/94 이마 허은실 타인의 손에 이마를 맡기고 있을 때 나는 조금 선량해지는 것 같아 너의 양쪽 손으로 이어진 이마와 이마의 아득한 뒤편을 나는 눈을 감고 걸어가 보았다 Tue, 27 Aug 2024 07:35:53 GMT Jasmine /@@8CiD/94 90. 아버지의 소파 - ― 나를 키운 동화 /@@8CiD/93 내가 초등 3학년이던 1970년대 중반, 우리 가족은 방 2칸 전세살이를 끝내고 12평 아파트로 이사했다. 방은 그전과 같은 2칸이었지만 아파트는 아버지에게 꿈의 집이었다. 그 집으로 이사한 뒤 아버지는 1인용 소파를 안방에 넣었다. 아버지가 당신을 위해 작은 집에 어울리지 않는 소파를 들였다면 엄마는 세 자녀를 위해 50권짜리 소년소녀문학전집을 할부로 넣 Sun, 18 Aug 2024 01:53:41 GMT Jasmine /@@8CiD/93 89. 여름날의 밀양 외갓집 - ― 남천강에 빠진 여름날의 추억 /@@8CiD/92 부산에서 나고 자란 내 외갓집은 경남 밀양이다. 내 기억 속 맨 처음 물놀이를 했던 곳은 외갓집 근처 남천강이었다. 외갓집에서 걸어서 5분 거리였다. 10여 분 거리의 영남루도 외가에 가면 꼭 들르는 곳이었다. 여름방학이면 당시 막내 외삼촌이 이종사촌 오빠 둘과 나, 남동생을 먼저 외가로 데려다줬다. 그렇게 일주일쯤 지내면 엄마가 우리를 데리러 왔다. 할 Tue, 06 Aug 2024 04:33:40 GMT Jasmine /@@8CiD/92 88. 집이 나를 말한다 - &mdash; 나를 품어준 집 이야기 /@@8CiD/91 나를 위한 글쓰기 프로그램에서 &lsquo;살고 싶은 집&rsquo;에 관한 글이 주제로 던져졌다. 세상에 태어난 이상 우리는 집을 떠난 삶을 생각할 수 없다. 마침 내가 유일하게 보는 TV프로그램이 &lsquo;건축탐구 집&rsquo;이다. 그 프로 덕에 집에 대한 사람들의 로망이 생각보다 다양하다는 걸 알게 됐다. 그동안 내가 본 집들은 제각각인 집주인들의 욕망이 이리저리 조합돼 똑같은 집은 한 Wed, 31 Jul 2024 01:42:04 GMT Jasmine /@@8CiD/91 87. 시가 건네는 위로 - &mdash; 이문재 시인의 &lsquo;오래 만진 슬픔&rsquo; /@@8CiD/90 이문재 시인의 수업을 등록했다. 시 쓰기가 아닌 &lsquo;나를 위한 글쓰기&rsquo; 수업이었다. 등록한 후 개강을 열흘가량 앞둔 시점에 엄마가 돌아가셨다. 장례가 끝나고 정신없는 와중에 수업을 포기하려 했는데 남편이 말렸다. 집에만 틀어박혀 있는 건 슬픔을 달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슬픔은 너무나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영역이었다.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 Tue, 23 Jul 2024 03:52:47 GMT Jasmine /@@8CiD/90 86. 인생 첫 선생님 - &mdash; 학교 엄마, 장문자 선생님 /@@8CiD/89 만 여섯 살이던 1972년 3월 부산 광무국민학교에서 인생 첫 선생님을 만났다. 장문자 선생님은 한글은커녕 숫자도 잘 세지 못하는 이른둥이인 나를 딸처럼 보살펴주셨다. 모든 게 느리고 서툰 내게 방과 후에 따로 수업을 해주셨다고 한다. 다른 친구들이 모두 하교한 후 우리 집과 가까운 쪽 학교 담장으로 가면 둘째 손을 잡고 막내를 업은 엄마 얼굴이 보였다. Thu, 11 Jul 2024 02:42:13 GMT Jasmine /@@8CiD/89 85. 슬픔의 유예 - ― &lsquo;내 심장은 너무 작아서&rsquo; /@@8CiD/88 엄마가 자유를 찾아 떠났다. 그러고 9주가 지나서야 이 글을 쓴다. 그날은 봄비에 여린 꽃송이들이 투두둑 떨어지던 날이었다. 엄마가 뇌출혈로 쓰러진 지 3년 2개월 10일 만이었다. 마침 여동생과 함께 면회를 신청해 놓은 날이었다. 겨우 30분이 허락되는 면회였다. 폐렴균이 다시 엄마 몸을 점령했다. 얼음팩을 겨드랑이에 끼웠는데도 열이 내리지 Sat, 06 Jul 2024 07:32:10 GMT Jasmine /@@8CiD/88 84. 4월 그날의 시 - ― 정우영 시인의 &lsquo;연두&rsquo; /@@8CiD/87 연두 정 우 영 너를 따라갈 수 없는 꽃잎들, 화르르 번져가는 어제에게 내가 대신 가 있겠다. 너는 재잘재잘 돌아와 오늘을 익혀라. 새침하고 다감하게. 내일을 묶은 통증들 기척으로도 실어 가지 않으리. 슬픔이 밀어 올린 새잎들로 부산스 Mon, 15 Apr 2024 07:46:03 GMT Jasmine /@@8CiD/87 83. 당신의 숲은 어떤가요? - ―&lsquo;봄, 여름, 가을, 겨울&rsquo; /@@8CiD/86 봄, 여름, 가을, 겨울 이 경 임 새가 날아갈 때 당신의 숲이 흔들린다 노래하듯이 새를 기다리며 봄이 지나가고 벌서듯이 새를 기다리며 여름이 지나가고 새가 오지 않자 새를 잊은 척 기다리며 가 Sun, 03 Mar 2024 03:21:50 GMT Jasmine /@@8CiD/86 82. 마음 오지 여행 - ―&lsquo;여행용 트렁크는 나의 서재&rsquo;(2) /@@8CiD/84 늦은 오후 공항버스를 타고 오사카역에 내렸을 때 느낌은 약간 비현실적이었어요. 1시간 남짓한 비행으로 재미없는 세상에서 생동감 넘치는 세상으로 슉-하고 넘어온 것 같았거든요. 일본에서 연수도 하고 수십 번 오갔던 친구 미숙도 코로나 기간의 공백 때문인지 나와 별반 다르지 않았어요. 우리가 묵을 호텔이 고가도로 너머로 보여 지하도를 지나 올라오니 또 다른 고<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CiD%2Fimage%2F0YFgVG7XMtFSKIrF1n8xr55PRK4.jpg" width="500" /> Sun, 11 Feb 2024 01:35:26 GMT Jasmine /@@8CiD/84 81. 그날의 결심 - ―&lsquo;여행용 트렁크는 나의 서재&rsquo;(1) /@@8CiD/83 지난가을,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여행 이야기들이 코로나 시국의 끝을 알려주는 듯했어요. 절친 모임에서 겨울 삿포로 여행을 앞둔 남편은 이른 가을부터 날 졸라대기 시작했지요. 친구랑 겨울 되기 전에 일본 여행을 다녀오라는 거였어요. 그동안 서로 바빠 자주 만나지 못했던 여고 동창 미숙이 명퇴한 걸 알고 하는 말이었지요. 처음엔 남편의 말을 귓등으로 Sun, 28 Jan 2024 00:29:56 GMT Jasmine /@@8CiD/83 80.감나무 같은 엄마 - ― 함민복 시인의 '감나무' /@@8CiD/82 감 나 무 함 민 복 참 늙어 보인다 하늘 길을 가면서도 무슨 생각 그리 많았던지 멈칫멈칫 구불구불 태양에 대한 치열한 사유에 온몸이 부르터 늙수그레하나 열매는 애초부터 단단하다 떫다 풋생각을 남에게 건네지 않으려는 마음 Sun, 14 Jan 2024 04:32:23 GMT Jasmine /@@8CiD/82 79. 내 안의 수많은 나 - ― 이시영 시인의 '나의 나' /@@8CiD/81 나의 나 이 시 영 여기에 앉아 있는 나를 나의 전부로 보지 마. 나는 저녁이면 돌아가 단란한 밥상머리에 앉을 수 있는 나일 수도 있고 여름이면 타클라마칸 사막으로 날아가 몇 날 며 Sat, 30 Dec 2023 03:25:03 GMT Jasmine /@@8CiD/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