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부는날 /@@5owQ 미술교사, 싱어송라이터 ko Sat, 28 Dec 2024 16:12:37 GMT Kakao Brunch 미술교사, 싱어송라이터 //img1.daumcdn.net/thumb/C100x10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5owQ%2Fimage%2FRRLBj-KXTP4XCfh-872YD774MiU.jpg /@@5owQ 100 100 김다혜 EP &lsquo;바람 부는 날&lsquo; 04. 시월 /@@5owQ/188 무슨 수를 써도 몸으로 오는 건 이길 수가 없더라. 멀쩡한 사람처럼 잘 살았는데, 진짜 잊은 것처럼 잘 웃고 지냈는데 어제까지 절절 끓던 여름이 사그라들고 그 바람이 불어오면, 시월이 오면 온몸의 감각이 털 끝까지 촘촘히 살아나 나를 그날로 기어코 데려다 놓고 만다. 2016년 시월. 어른들이 돌아보지 말라고 했다. 그래야 마음 편히 떠난다고. 서늘한 납<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5owQ%2Fimage%2Fg6plvZc0Omr8Lo5lgzZktrevHSU.jpg" width="500" /> Wed, 20 Nov 2024 16:33:46 GMT 바람부는날 /@@5owQ/188 김다혜 EP &lsquo;바람 부는 날&lsquo; 03. 만약 /@@5owQ/186 그런 마음을 처음 알았다. 사랑은 좋은 방향으로만 가는 마음인 줄 알았는데. 처음 엄마가 되고 작은 아이를 품에 안은 마음은 예상과 달랐다. 끔찍하게 소중하다는 말. 너무도 소중하고 소중해서 끔찍한 마음. 아이는 완벽하게 새로운 존재였다. 그러니까&hellip; 그 누구도 나를 이토록 불안하게 만들 수는 없었다. 나의 불행은 어찌하든 견디어지는 것일지라도 너의 불행은<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5owQ%2Fimage%2Fm4JJQe_CTHIioLE6ku9RzlwGF7Q.jpg" width="500" /> Wed, 20 Nov 2024 16:32:50 GMT 바람부는날 /@@5owQ/186 김다혜 EP &lsquo;바람 부는 날&lsquo; 02. 작은방 /@@5owQ/187 작은 방이 있다. 온전히 혼자일 때만 들어갈 수 있는. 늘 사람들 안에서 분주한 나의 일상 사이사이, 살짝 열린 문 틈을 힐끗거리며 언제고 들어갈 틈을 노리는. 그 방 안에 갇혀서 답답함과 외로움에 괴로울 때도 있었다. 오로지 나로만 가득 차서 숨 막히던, 내 기대에 한참 못 미치는 자화상 앞에서 지긋지긋해하면서도 그걸 극복할 투지나 성실함 같은 것은 부<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5owQ%2Fimage%2FeSWqzC43waamPDxHSn8aDtYbX_I.jpg" width="500" /> Wed, 20 Nov 2024 16:32:07 GMT 바람부는날 /@@5owQ/187 김다혜 EP &rsquo;바람 부는 날&lsquo; 01. 밤산책 /@@5owQ/185 밤의 한강변을 걸었다. 식별할 수 없는 사람들의 그림자들이 스쳐가고 실체를 모르는 불빛들이 강물에 비쳐 일렁이고 있었다. 밤의 아름다움은 잘 모른다는 것에서 온다. 낮의 밝음 아래에서 여지없이 발가벗겨져버릴 사실들이 밤의 시간에 기대어 은둔해있다. 마치 원래부터 없는 것처럼. 내가 나를 사랑한다는 것은 이 밤산책 같은 것 아닐까. 스스로에게만은 속일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5owQ%2Fimage%2FNZh_YusBWwOiPGmjN_yS_MoSjxk.jpg" width="500" /> Wed, 20 Nov 2024 16:31:02 GMT 바람부는날 /@@5owQ/185 장래희망은 싱어송라이터 /@@5owQ/183 유독 두근거렸다. 어떤 음악을 들으면. 이천 년대 초반 고등학생이었던 내 귀에는 늘 이어폰이 꽂혀 있었다. 버스로 1시간 걸리는 등하굣길, 하루 4시간 이상의 미술실기수업. 무색무취의 지루한 시간에 bgm이 깔리면서 일순간에 색깔이 입혀지는 순간들이 있었다. 20년이 넘게 지난 지금도 생각난다. 해 질 녘 집에 가는 버스가 한강대교를 진입할 때에 맞춰&nbsp;이 Tue, 24 Sep 2024 17:38:46 GMT 바람부는날 /@@5owQ/183 당신께 /@@5owQ/182 아침부터 부산스레 대청소를 했습니다. 개운하게 땀 흘린 몸을 씻고 단정한 공간에 앉아 시원한 커피를 마십니다. 저는 지금 죽음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날 이후로 저는 숨 쉬듯 죽음을 생각해요. 마치 자율 신경이 작동하듯 말입니다. 당신에게 편지를 쓰고 싶어 졌어요. 저처럼 숨 쉬듯 죽음을 생각하게 된 당신에게요. 엄마의 자살 이후 저는 그게 궁금했어 Fri, 19 Jul 2024 01:30:16 GMT 바람부는날 /@@5owQ/182 아이는 자란다 /@@5owQ/180 아이는 자란다. 자라며 당연한 것을 당연하지 않게 만들고, 당연하지 않은 것을 당연하게 만드는 일을 부지런히 해 나간다. 오늘 아침 엘리베이터를 타는 아이를 배웅하는데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주는 이웃이 놀라며 묻는다. &ldquo;어머, 너 혼자 학교 가?&rdquo; 그러게 말이다. 혼자 학교를 가다니. 유치원 등하원은 반드시 보호자가 동행해야 하고, 심지어 매일 서명까<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s%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5owQ%2Fimage%2FoGXde2586OzKKnXn4XCFsoUH5Vc" width="500" /> Thu, 28 Mar 2024 01:27:20 GMT 바람부는날 /@@5owQ/180 오늘의 기분 /@@5owQ/179 요 며칠 조금 가라앉아 있었다. 내가 마음에 들지 않고 나의 상태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신경 써야 하는 모든 것들이 번거롭고 매일 보는 가족에게 잘 웃지 않게 되었다. 밤이면 피로한 몸과 달리 정신은 점점 더 명료해지곤 했다. 텅 빈 거실에 쳐박혀 아무 영상이나 돌려 보며 눈꺼풀이 무거워지길 기다렸다. 휴직을 괜히 했나 싶기도 했다. 출퇴근하지 않는 Wed, 27 Mar 2024 06:25:05 GMT 바람부는날 /@@5owQ/179 성실 성실 성실 /@@5owQ/178 성실함의 가치에 대해서는 한 번도 의심해본 적이 없다. 성실하게 살아야 한다는 것, 무엇이든 하고자 하면 성실하게 해야 한다는 것. 성실함 없이는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는 것. 성실함의 높은 가치는 아주 어린 시절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언제나 당연한 것이어서, 나에게든 남에게든 평가의 가장 중요한 척도가 되곤 한다. 무언가를 잘 하면, 역시 성실하게 잘 해 Mon, 25 Mar 2024 14:18:25 GMT 바람부는날 /@@5owQ/178 창작에 대한 생각 /@@5owQ/172 생각해 보면 나는 늘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싶어 하고, 보이고 싶어 한다. &lsquo;만들고 싶다&rsquo;와 &lsquo;보여지고 싶다&rsquo;는 두 가지 욕망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노래던 글이던 그림이던, 지나가고 나면 그만일 남다를 것도 없는 생각과 감정들을 왜 나는 구체적인 결과물로 만들어내고 싶을까, 그리고 왜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을까? 큰 상실을 겪었다. 이후 상실에 대한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5owQ%2Fimage%2FoVcIGaYtyqqXtRFR5LTFNlin-Rs" width="500" /> Wed, 03 Jan 2024 05:00:00 GMT 바람부는날 /@@5owQ/172 양문모 '닮아가는 사물들' /@@5owQ/170 예술가는 고민을 한다. 그 고민들은 예술 안에서 시작되기도 하고 현실에서 시작되기도 한다. 어쩌면 그것을 기준으로 작업의 성향을 어설프게나마 나눌 수도 있다. 주로 예술의 경계 안에서 질문을 시작하는 사람의 작업은 학문적으로 의미가 있고 논해질 만한 가치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 반면 현실에서 질문이 시작되는 사람의 작업은 비교적 더 많은 대중에게 공감을 얻<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5owQ%2Fimage%2FdsBMnpPoPW-8jZe8omkNYcWkbvs" width="500" /> Mon, 20 Nov 2023 07:52:15 GMT 바람부는날 /@@5owQ/170 작은 방 /@@5owQ/168 작은 방이 있다. 온전히 혼자일 때만 들어갈 수 있는. 늘 사람들 안에서 분주한 나의 일상 사이사이, 살짝 열린 문 틈을 힐끗거리며 언제고 들어갈 틈을 노리는. 그 방 안에 갇혀서 답답함과 외로움에 괴로울 때도 있었다. 오로지 나로만 가득 차서 숨 막히던, 내 기대에 한참 못 미치는 자화상 앞에서 지긋지긋해하면서도 그걸 극복할 투지나 성실함 같은 것은 Fri, 29 Sep 2023 03:24:26 GMT 바람부는날 /@@5owQ/168 쓴다. - 영화 [비밀의 언덕]을 보고 /@@5owQ/167 쓴다는 것은 무엇일까? 명은이는 글쓰기에 재주가 있는 아이다. 선생님은 명은이가 섬세하고 감수성이 예민하다며 글을 써보라고 했다. 자신이 누구인지 물음을 시작할 무렵의 명은이에게 글쓰기는 증명의 소중한 수단이 되었다. 환경, 평화와 같은 주제에 대해 쓸 때 그 앞에 쌓인 수많은 책들 안에서 잘 다듬어진 답을 찾으며 자신이 되고 싶은 나에 대한 답을 함께 Wed, 09 Aug 2023 07:16:00 GMT 바람부는날 /@@5owQ/167 우리가 원하는 교권은 /@@5owQ/166 서이초 선생님의 죽음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나는 추모를 하러 가거나 애도의 글을 쓰거나 국화꽃 이미지의 프로필사진도 걸어놓지 않았지만, 마음이 쓰다. 사람들은 강남의 극성 학부모들과 위아래를 모르는 문제아들을 탓한다. '교권의 추락'이라는 말은 마치 악한 이들이 쇠공을 던져 교권이란 것을 바닥으로 떨어뜨린 것만 같은 느낌을 준다. 학부모와 학생은 Mon, 24 Jul 2023 04:50:41 GMT 바람부는날 /@@5owQ/166 자괴 /@@5owQ/165 내가 속한 조직에 대한 일말의 믿음이 있었다. 적어도 최소한의 인간적 존중이 있는 곳이라고 믿었다. 순진했나보다. 인터넷이나 기사에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교사들이 겪는 참담한 현실에 대한 이야기들. 내가 직접 보고 겪은 바가 없으니 먼 곳의 일인 줄 알았다. 그저 성실하게, 무엇이 되려고 그러는 게 아니라 좋은 방향으로 가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평범한 Tue, 11 Jul 2023 11:56:54 GMT 바람부는날 /@@5owQ/165 물과 음악 /@@5owQ/164 한 시간 수영을 하고 나와서 자전거를 타면 조금 다르게 타게 된다. 운전을 해도 엑셀을 다르게 밟게 된다. 걸음걸이도 마찬가지다. 그전에 없던 것을 찾게 된다. 그건 바로, 리듬! 물속에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리듬이 중요하다. 아무리 힘이 좋아도 리듬이 없으면 몸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다. 또한 가만히 물을 보고 있으면 규칙적인 혹은 불규칙적인 어 Tue, 21 Feb 2023 16:09:23 GMT 바람부는날 /@@5owQ/164 감기약과 낮잠 /@@5owQ/160 감기약을 먹고 침대에 기대앉아 책을 보다 잠이 들었다. 아, 내가 잠이 들었구나... 하며 의식이 돌아오던 찰나 옆에 누워있던 엄마의 목소리가 들렸다. &quot;오빠는 벌써 출근했어. 방학이라 너와 이렇게 낮에 둘이 있으니 좋아. 나는 요즘 영화도 보고 영어공부도 하고 바쁘게 지내지만 마음이 완전히 낫지는 않은 것 같아. 영어 선생님이 토플시험을 목표로 공부해보 Fri, 06 Jan 2023 07:56:21 GMT 바람부는날 /@@5owQ/160 땀을 닦다가 /@@5owQ/159 여름은 요란하게 지나간다. 올해 여름은 특히 그렇다. 계절이 지나간다는 것. 그게 감각으로 느껴질 때 이상한 기분이 된다. 미칠듯한 비와 미칠듯한 더위, 땀과 습기, 조급한 매미소리... 콧잔등의 땀방울을 슥 닦다 '아, 이 계절이 지나가는구나.' 할 때. '곧 서늘한 바람이 불현듯 찾아오겠구나.' 할 때. 올해 첫 고3 담임을 맡아서 학교 일이 분주하 Wed, 10 Aug 2022 05:35:44 GMT 바람부는날 /@@5owQ/159 아츄 증후군 /@@5owQ/158 강한 빛을 보면 순간 재채기가 나온다. 당연한 일이 아니라는 걸 성인이 되고서 알았다. 가끔 불편할 때도 있지만 좋은 점도 있다. 목이 간질간질 재채기가 나올랑 말랑 할 때 눈을 크게 뜨고 형광등이나 태양을 노려보면 시원하게 에췌!! 할 수 있다. 네이버에 검색해보니 '아츄 증후군'이라는 귀여운 이름도 있고 전체 인구의 18~35%가 가지고 있단다. Wed, 03 Aug 2022 16:09:20 GMT 바람부는날 /@@5owQ/158 시험 감독 /@@5owQ/157 네모 밖은 찬란하다. 초록의 작은 손들이 반짝반짝 외친다. 안녕 안녕 안녕 안녕 여기봐 여기봐 여기봐 여기봐 봄이야 봄이야 봄이야 봄바람이 아무리 손을 흔들어대도 열 맞춰 앉은 스물다섯명은 꿈쩍도 안 한다. 회색 네모 위 글씨들을 해독하느라, 노란 네모 안에 까만 점을 찍느라 미간이 한껏 찌푸려졌다. 그중 몇 명은 둥글게 엎드렸고. 나 혼자 창밖을 훔쳐 Mon, 02 May 2022 06:53:35 GMT 바람부는날 /@@5owQ/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