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재 /@@4aRd 좋아하는 일을 좋아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 글을 쓰기 위해 다른 일을 하며 4권의 책을 냈다. 언제까지 글을 쓰며 살 수 있을지 늘 고민한다. ko Tue, 24 Dec 2024 18:26:28 GMT Kakao Brunch 좋아하는 일을 좋아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 글을 쓰기 위해 다른 일을 하며 4권의 책을 냈다. 언제까지 글을 쓰며 살 수 있을지 늘 고민한다. //img1.daumcdn.net/thumb/C100x10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4aRd%2Fimage%2FoQgVBve529XMXiRqI2l5u5UKxuE.JPG /@@4aRd 100 100 이별의 뒷면 /@@4aRd/359 2. 나의 집은 시골집 마당 한편에 만들어진 작은 축사로 정해졌다. 할머니와 소년이 나눈 대화를 엿들었을 때 이곳에선 오래전 소 한 마리가 살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지금은 어디에서도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소에게는 딱 알맞았을지 모르겠지만 내 작은 덩치에 이 공간은 정말 크게 느껴졌다. 돌바닥은 딱딱하고 차가웠다. 주변을 살피자 한편에 짚더미를 놓고 Thu, 19 Dec 2024 11:45:10 GMT 김용재 /@@4aRd/359 이별의 뒷면 /@@4aRd/357 트럭이 멈추고 이윽고 차의 문이 열렸다. 그리고 내가 들어 있던 상자를 번쩍 들어 올렸다. 놀라 위를 바라보자 남자는 나를 보며 미소를 짓고 있다. 도대체 어디로 데려가는 것일까. 형제들도 이렇게 흩어졌을지 궁금했다. 상자에 뚫린 구멍으로 골목의 모습이 보였다. 개울가 앞으론 여러 집들이 모여 있었다. 골목의 끝에 다다르자 대문이 없는 집 하나가 나타났다. Wed, 11 Dec 2024 09:09:59 GMT 김용재 /@@4aRd/357 이별의 뒷면 /@@4aRd/356 1. 매미들의 울음소리는 낮이고 밤이고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이어졌다. 때문에 새벽마다 잠에서 깨는 일들이 반복됐다. 내가 그들에게 왜 그렇게 우는 것이냐며 물어봐도 대답해 줄 리가 없었다. 동이 트기 전 어김없이 시작된 울음소리에 잠에서 깨고 말았다. 형제들은 어떻게 이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인지 편안한 표정으로 잠을 자고 있다. 멍하니 소리가 들려오는 Wed, 11 Dec 2024 05:04:48 GMT 김용재 /@@4aRd/356 이름과 이름 /@@4aRd/355 "그렇게 생각하실 필요 없어요. 불편하지도 않고요. 저도 수술을 결심하기 전에 같은 마음이었으니까요." 사랑이라는 감정을 제거하는 수술일 뿐이라 말하지만 다른 의미로 보면 가장 마지막 지점에 놓인 최후의 수단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해서라도 무뎌지고 싶은 일들이 존재할 만큼. 우리는 함께 뤽상부르 공원으로 갔다. 지하철역을 빠져나와 도보로 10분 정도 걸 Tue, 10 Dec 2024 09:36:34 GMT 김용재 /@@4aRd/355 이름과 이름 /@@4aRd/354 에펠탑까지는 도보로 오십 분이 소요됐다. 예정대로 걸어가려고 했지만 생각해 보니 미리 끊어둔 표가 몇 장 남았던 게 생각났다. 이대로 걸어가면 쓰지 않고 버려질 것 같아 왔던 길을 되돌아 역으로 갔다. 표를 집어넣고 개찰구를 통과해 반대 방향으로 나온 표를 챙겼다. 가까운 거리에서 바이올린연주소리가 들렸다. 좋아하는 곡이라 발걸음엔 나도 모르게 힘이 실렸다 Tue, 03 Dec 2024 10:52:50 GMT 김용재 /@@4aRd/354 보통 사람 /@@4aRd/353 그녀는 자신의 말을 끝내자 홀가분한 표정을 짓더니 화장실에 다녀오겠다며 밑으로 내려갔다. 시야에서 그녀가 사라지자 창가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왠지 모르게 마지막을 앞두고서는 아쉬움이 밀려든다. 파리를 떠올리면 내가 기억할 수 있는 건 에펠탑과 센강이 전부라는 게 이제야 조금은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그렇다고 해서 시간을 되돌릴 Tue, 03 Dec 2024 05:26:12 GMT 김용재 /@@4aRd/353 보통 사람 /@@4aRd/351 약속 시간보다 먼저 숙소를 나왔다. 센강에 앉아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비르하켐 다리를 가기 직전에는 보트들이 정박해 있는 곳을 마주하게 된다. 그 앞에는 아주 큰 버드나무 한그루가 자리 잡고 있다. 에펠탑에서 멀지 않은 곳이지만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아 그런지 여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좋았다. 무엇보다 강물이 정박된 보트에 부딪혀 내는 소리가 마음에 Tue, 26 Nov 2024 13:58:58 GMT 김용재 /@@4aRd/351 보통사람 /@@4aRd/349 공항에 도착해 짐을 부치고 라운지로 향했다. 회사에서 준비하고 있던 프로젝트를 잘 마무리 한 덕분에 보상차원에서 일주일간의 짧은 휴가를 받았다. 많고 많은 나라 중에 파리라는 도시를 선택하게 된 것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가고 싶었던 곳이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불가능한 영역이 되어버렸지만 그래서 더 가고 싶었다. '사랑'이라는 감정이 빠진 자리에 어떤 것들 Thu, 21 Nov 2024 06:52:58 GMT 김용재 /@@4aRd/349 일시적이지 않은 것. /@@4aRd/348 주취자와 경찰 간의 실랑이가 벌어지고 있다. 남자는 경찰이 도착하기 전까지 고성방가를 하며 주변 사람들의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러나 경찰이 도착한 뒤엔 무엇이 그렇게 서러운지 눈물을 흘린다. 경찰들은 이곳에서 이러면 안 된다며 남자를 끌어내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몇 분 뒤 열차 내 사정으로 지연됐다 말하며 출발하겠다는 안내방송이 울려 퍼졌다. 지 Thu, 21 Nov 2024 00:26:50 GMT 김용재 /@@4aRd/348 오래된 선명함 /@@4aRd/343 10. ​ ​장례식장에서 인사를 제대로 못하고 간 것에 대해 사과를 했다. 남자는 괜찮다는 듯 말을 이어나갔다. ​푸르른 나무들 사이로 돗자리에 누워 하늘을 바라봤다. 깜박 잠에 들었고 다시 눈을 떴을 땐 남자 역시 한편에 누워 잠에 든 상태였다. ​남자를 가만히 들여다봤다. 나의 행동이 이상하다고 느꼈다. 남자에게 관심이 생긴 것인지, 아니면 그저 엄마와 Thu, 24 Oct 2024 11:31:14 GMT 김용재 /@@4aRd/343 오래된 선명함 /@@4aRd/342 9. 선배는 내게 남자의 연락처를 알려주었다. 남자와 나는 장소와 시간을 공유했다. 여유롭게 회사에서 나가려 했지만 갑자기 일이 생겨 예정보다 조금 늦은 퇴근을 하게 됐다. 건물을 나서며 조금 늦을 것 같다는 메시지를 보냈지만 답은 오지 않았다. 장소에 도착해 전화를 걸자 안쪽 자리에 있던 한 남자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뒤를 돌자 눈이 마주쳤다. Thu, 24 Oct 2024 10:14:26 GMT 김용재 /@@4aRd/342 계절과 계절사이 /@@4aRd/340 8. 선배와 헤어지고 며칠이 지난 후의 주말이었다. 전시회를 보기 위해 안국역 일 번 출구를 통해 밖으로 나왔다. 근처 빵집에서는 손님들이 줄지서 있는 모습을 보게 됐다. 그들을 지나쳐 길을 따라 올라갔다. 도중에 골목을 거쳐 나가면 공원이 보였다. 공원을 가로질러 걷다 보면 미술관이 나타난다. 입구에 도착해 표를 끊고 지하로 내려갔다. 전시 주제는 '인 Sat, 19 Oct 2024 13:22:37 GMT 김용재 /@@4aRd/340 계절과 계절 사이 /@@4aRd/339 7. 그날 이후로 따로 연락을 하지는 않았다. 일부러는 아니었지만 여전히 바쁜 일상들로 인해 그날의 기억은 점차 잊혀가는 듯했다. 마음 한편으로는 헤어지며 내게 해주었던 말들이 우리 사이를 달라지게 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 생각했다. 어쩌면 단순히 오해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뿐이었을 수도 있다. 연락이 오지 않는 건 현주 씨도 마찬가지였다. 밥을 먹으며 요즘 Fri, 18 Oct 2024 18:03:12 GMT 김용재 /@@4aRd/339 일기예보 오류 /@@4aRd/337 6. 비가 오지 않는다던 오후에는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졌다. 급하게 비를 피하느라 가던 길을 멈추고 근처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거리에는 어떻게 알고 우산을 챙겼는지 태연하게 지나가는 이들의 모습 사이로 분주히 움직이는 이들이 보였다. 미쳐 비를 피하지 못한 어떤 이는 이제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듯 비를 맞으며 유유히 길을 걸어갔다. 긴 머리가 모두 젖 Sat, 28 Sep 2024 05:58:36 GMT 김용재 /@@4aRd/337 파도가 없는 바다 /@@4aRd/335 5. 현주 씨가 시골에 오게 된 이후로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이 매일 함께 바다에 갔다. 그곳에서 해가 뜨는 것을 바라보고 마찬가지로 때맞춰 해가 지는 것을 바라봤다. 따로 연락을 하지는 않았다. 내가 바다에 가는 시간이 되면 현주 씨는 갈림길 앞에서 나를 기다렸다. 돗자리를 가져와준 덕분에 우리는 해변가에 자리를 잡고 앉아 긴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Tue, 17 Sep 2024 14:17:11 GMT 김용재 /@@4aRd/335 파도가 없는 바다 /@@4aRd/333 4. 창밖너머로 손을 흔드는 여자의 모습이 보였다. 군복을 입은 남자도 마찬가지로 바깥을 향해 손을 흔들며 미소를 지었다. 두 사람은 입모양으로 어떤 말을 주고받는 것 같았다.잠시동안 바라보다 이내 고개를 돌렸기 때문에 무슨 이야기를 주고받았는지는 알 수없다. 아마도 연인사이처럼 보이는 그들은 이다음 만남이 올 때까지 잘 지내자는 말을 나누지 않았을까, Wed, 04 Sep 2024 11:09:10 GMT 김용재 /@@4aRd/333 마음의 작동 방식 /@@4aRd/332 3. 검색창에 '강원도 사람 없는 바다'라고 적자 관련된 글들이 많이 보였다. 나와 같이 혼자이길 원하는 사람들이 참 많구나 싶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이렇게 손쉽게 찾아낼 수 있는 곳이라면 이미 그곳은 혼자인 사람들을 위한 곳이 아닐지도 몰랐다. 계속해서 페이지를 넘기다 카테고리를 바꿔 누군가들이 올려놓은 바다 사진들을 둘러봤다. 마우스의 스크롤을 계 Sun, 01 Sep 2024 08:54:56 GMT 김용재 /@@4aRd/332 마음의 작동 방식 /@@4aRd/329 2. 현주 씨의 차를 타고 서울 근교의 한 병원으로 향했다. 어머니가 있는 곳은 치료에 집중하는 것보다 더 이상 치료가 의미 없는 환자들에게 최대한 고통스럽지 않게 마지막을 보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곳이라고 그랬다. 판정을 받고 세 사람은 껴안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다음 날 어머니는 가족들을 앞에 두고 치료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가족들은 Mon, 26 Aug 2024 11:37:00 GMT 김용재 /@@4aRd/329 마음의 작동 방식 /@@4aRd/325 1. 호진 선배의 질문은 끝없이 이어졌다. 대학에서 본 이후로 십 년이 훌쩍 지났으니 그의 끝없는 질문이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우리의 만남이 의도되지 않는 만남이었다는 게 조금 불편하게 느껴질 뿐이다. 사실은 아주 많이. "다른 친구들과는 다르게 주관이 확고해서 너는 뭘 하고 살아도 성공하겠구나 싶었거든. 대학을 중퇴한다고 했을 때도 다른 Mon, 19 Aug 2024 14:50:54 GMT 김용재 /@@4aRd/325 & /@@4aRd/239 한국에 들어오셨다는 말 듣고 정말 많이 놀랐어요. 저도 그렇지만 팀장님과 사랑의 집에 있는 분들 모두가 좋아했답니다. 그리고 새삼스레 시간이 정말 빠르다고 느꼈어요. 해달 할머니가 돌아가신지도 벌써 몇 년이 지났으니까요. 그럼 늦지 않은 날에 만나도록 해요 우리, 몸 건강 잘 챙기고요. ' "처음 뵙겠습니다. 제 이름은 하지라고 합니다. 건네드린 계약 Sun, 23 Oct 2022 03:09:49 GMT 김용재 /@@4aRd/2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