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EK Miyoung /@@3nf 가슴 뛰는 애니메이션을 만듭니다. 남편과 큰 개와 함께 터키 이스탄불에 살고 있습니다. ko Wed, 25 Dec 2024 17:15:01 GMT Kakao Brunch 가슴 뛰는 애니메이션을 만듭니다. 남편과 큰 개와 함께 터키 이스탄불에 살고 있습니다. //img1.daumcdn.net/thumb/C100x10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3nf%2Fimage%2FYztsO8mrMMbJff4dE1psMqwBjG4.jpg /@@3nf 100 100 지난여름, 산에게 - 글을 마치며. /@@3nf/140 이 슬픔을 언제쯤 완주할 수 있을까. 마음에 기쁨이 깃드는 순간마다 함께 따라오는 슬픔을 상기한다. 슬픔의 모양이라는 것은 짓궂다.&nbsp;양껏 기쁘게 누려왔던 크고 작은 삶의 기쁨들을 아무렇지 않게 슬픔으로 만드는 재주가 있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 공을 들여 발견해 왔던 사사로운 즐거움은 단단한 발판이나 끈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 우리네 인생에 그나마 발을 내<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3nf%2Fimage%2F1jYndEC2p4nu79jay8QxgJ2xNnc.jpg" width="500" /> Mon, 29 Jan 2024 10:55:25 GMT BAEK Miyoung /@@3nf/140 지난여름, 산에게 - 내아들 산이에게. /@@3nf/139 안녕 아들. 매일 편지를 쓰는 마음으로 글을 정리했어. 쓰고 보니 이런저런 일이 참 많았다 싶구나. 어때 산아? 엄마 꽤 고생 많이 했지? 나중에 네가 크면 너한테 생색 많이 내려고 했었어. 그런데 글을 쓰고보니 산아, 네가 나보다 훨씬 많이 고생했다는 걸 알았어. 네가 정말 애썼구나. 정말 고생많았어. 네가 떠난 다음날, 네 외할머니는 이렇게 속절없이 Fri, 26 Jan 2024 08:47:13 GMT BAEK Miyoung /@@3nf/139 지난여름, 산에게 - 탄생. 너의 작은 울음소리 /@@3nf/145 고위험 산모 치료실로 돌아갔을 때, 내가 오랫동안 머물고 있던 1번 침상은 이미 다른 환자가 입원 중이었다. 나는 1번 병상 맞은편 4번 병상을 배정받고 다시 입원 생활을 시작했다. 격리실을 다녀온 직후여서일까.&nbsp;고위험 산모 치료실이 무슨 호텔처럼&nbsp;쾌적하게 느껴지는 것 같았다. 수많은 우여곡절 끝에 29주를 넘겼다. 격리실에 있는 동안 내 몸무게는 오히려 Fri, 26 Jan 2024 08:31:15 GMT BAEK Miyoung /@@3nf/145 지난여름, 산에게 - 코로나에 걸리다(2)_격리실의 단상들 /@@3nf/144 몸을 거동할 수 있는 환자가 코로나에 걸리면 자택으로 가 격리 기간을 보내면 그만이었다. 그러다 보니 격리실에 실려오는 사람들은 몸을 건사할 수 없거나, 24시간 케어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었다. 할머니들과 간병인들 그리고 나처럼 퇴원이 불가능한 고위험 산모가 그에 해당되는 경우였다. 물론 내가 갔을 때 산모는 나 하나였고 모두가 몸져누운 할머니들이었다. Thu, 25 Jan 2024 04:44:50 GMT BAEK Miyoung /@@3nf/144 지난여름, 산에게 - 코로나에 걸리다(1) /@@3nf/143 임신 24주를 넘겼을 때부터 응급 수술을 대비하여 일주일에 한 번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 했다. 코로나에 걸린 환자는 수술대에 아예 오르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매우 복잡한 절차가 필요하기에 의료진들도 상당히 꺼리는 상황이라고 했다. 28주 트랙에 올라선 주말 아침 역시, 나는 아무 생각 없이 코로나 검사를 받았고, 그와는 상관없는 작은 자축을 하고 있었다. Wed, 24 Jan 2024 02:15:47 GMT BAEK Miyoung /@@3nf/143 지난여름, 산에게 - 수축, 버텨야 한다. /@@3nf/142 27주를 코앞에 앞두고 있었다. 병원에서는 만약 이대로 수축이 잡히지 않고 진통으로 진행이 되면 출산을 진행하는 방향을 염두에 두고 있다 했다. 아직 27주가 안되었다. 아직 네 몸무게는 1Kg을 넘기지도 못했다. &ldquo;아직 아기가 너무 작아요 선생님&hellip;&rdquo; 심각한 표정으로 초음파를 보는 의사 선생님에게 아직 출산은 이른 일이라 간청하고 싶었다. &ldquo;그래도 진통으로<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3nf%2Fimage%2F-vTgJ4y0x9X57kjaxKimfJ0FDB4.jpg" width="500" /> Mon, 22 Jan 2024 23:14:09 GMT BAEK Miyoung /@@3nf/142 지난여름, 산에게 - 남편 오다. 수축 오다. /@@3nf/141 5월 중순~말까지 병원에서 꽤&nbsp;양호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병원에서도 그 당시 내 컨디션에서 이 두 가지만 오지 않는다면 어떻게든 버틸 수 있을 것 같다 했다. 바로 감염과 수축. 이 두 가지는 내가 입원 기간 내내 되도록 만나지 않길, 만나게 되더라도 가장 늦게 만나길 바라는 증상들이었다. 양막이 손상됐다는 말은 단순히 양수가 새는 것뿐 아니라 아이 Sun, 21 Jan 2024 22:17:13 GMT BAEK Miyoung /@@3nf/141 지난여름, 산에게 - 맘's 커넥션 /@@3nf/138 이러나저러나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 그런 걸까. 나는 평소에도 인간관계에 대해 크게 마음 쓰며 살지 않았다. 가족이 있고, 마음 나눌&nbsp;친구 몇이&nbsp;있으니 그것으로 충분했다. 나는 극한으로 내향인의 선천적인 성향과, 사람이 많지 않은 작은 동네에서 살았던 유년기까지 더해서 잘 알지 못하는 사람과 친구를 맺는 것이 영 어려웠다. 게다가&nbsp;많은 지인을 둘 만큼 그리 Sat, 20 Jan 2024 23:08:41 GMT BAEK Miyoung /@@3nf/138 지난여름, 산에게 - 배넷저고리와 아기 침대 /@@3nf/137 5월. 밖에는 장미가 피었을까 궁금했다. 2023년 5월 20일, 임신 주수 25주가 되었다. 초기에 목표로 했던 24주를 넘긴 것이다. 임신 주수 24주~26주 기간은 제법 안정적인 기간이었다. 물론 병원에 계속 머물러야 했지만 큰 출혈도 없었고, 감염과 같은 심각한 이벤트도 없었다. 그즈음에 너의 몸무게는 800g 정도였다. 200g 한 줌이던 네가, Thu, 18 Jan 2024 15:37:25 GMT BAEK Miyoung /@@3nf/137 지난여름, 산에게 - 병원의 하루 + 일기를 쓰다. /@@3nf/136 1. 하루 일과 병원의 아침은 이르게 시작됐다. 새벽 5시. 병실 전체 불이 와다다닥 켜지고 간호사들은 의료 장비가 담긴 수레를 달그락 거리며 병실에 입장한다. 나는 아직 잠이 덜 깨어 젖은 눈을 끔뻑거리고 있는 와중에 일사불란하게 혈압과 체온을 체크당한다. 3일에 한번 감염 수치를 확인하기 위해 채혈을 해야 했고, 4일에 한번 수액 라인을 바꾸기 위해 다<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3nf%2Fimage%2FSbVJTl9rwRLy5PodXRPsYcWLdUU.jpg" width="500" /> Wed, 17 Jan 2024 21:58:39 GMT BAEK Miyoung /@@3nf/136 지난여름, 산에게 - 진료코드 O42 /@@3nf/134 두 달가량&nbsp;병실을 오가는 임신부들을 워낙 많이 보다 보니 반은 의사가 다 된 것 같은 착각이 들 때도 있었다. 병실에 새로 들어오는 산모들의 모습은 가지각색이었다. 일반 검진을 왔다가 갑작스레 입원을 당하는 경우, 갑작스러운 증상으로 응급차를 타고 오는 경우, 고위험 산모로 관리받다 출산을 위해 자연스레 병원을 찾는 경우도 생각보다 많았다. 병실에 갓 들어<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3nf%2Fimage%2FnY1Y--e6kCACldmwR6eXvevCl1M.jpg" width="500" /> Tue, 16 Jan 2024 08:25:33 GMT BAEK Miyoung /@@3nf/134 지난여름, 산에게 - 임신을 하고 하고 싶었던 것-2 /@@3nf/135 5. 맛있는 음식을 먹기 병원밥은 끔찍하게 맛이 없었다. 대게 병원밥은 그렇다고 한다. 그런데 해도 해도 너무하다 싶었다. 나는 화장실 문에 붙어있는 &lt;병원에 대한 불만사항은 이리로 말씀 주세요!&gt; 팸플릿을 볼 때마다 이번에야말로 항의글을 쓰고 말겠다 다짐하다 결국 입을 다물고는 했다. 병원밥이 맛없는 건 당연한 거다. 그저 임신한 주제에 이렇게나 오래 입 Sat, 13 Jan 2024 22:06:48 GMT BAEK Miyoung /@@3nf/135 지난여름, 산에게 - 임신을 하고 하고 싶었던 것-1 /@@3nf/133 1. 예쁜 임부복을 사 입기 예쁜 임부복에 대한 환상까지는 아니지만- 임산부들의 불러오는 배를 위해서 넉넉하게 디자인된 옷을 보면,&nbsp;그 옷을 디자인한 사람의 따뜻한 마음이 보이는 것 같아 퍽 좋아 보이곤 했다. 처음 임신을 하고 출혈로 누워있으면서 나는 일부러 임부복을 찾아보지 않았었다. 내 임신은 늘 불안하게 유지되고 있었으므로 아주 가까운 미래를 준비하 Fri, 12 Jan 2024 04:52:30 GMT BAEK Miyoung /@@3nf/133 지난여름, 산에게 - 안녕? 난 21주 3일 자궁이야 /@@3nf/132 병실 안에서 나누는 산모들끼리의 대화는 약간 그 공간과 상황에서 멀어져서 들어야만&nbsp;한다는 생각이 든다. 가까이서 듣기에는 이상한 점이 한두 군데가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직접 대화에 참여하는 사람들끼리는 그 대화가 매우 합리적이고 타당하게 들렸다. 치료실에 들어서면 왼편으로는 1, 2, 3번 침상이, 오른편으로는 4, 5, 6번 침상이 자리하고 있었다. Thu, 11 Jan 2024 05:20:03 GMT BAEK Miyoung /@@3nf/132 지난여름, 산에게 - 엄마, 아기 살리려고 왔잖아요. /@@3nf/131 [고위험 산모 집중 치료실]은 병원 가장 내밀한 공간에 삼중문으로 차단되어 있어 외부로부터 고립된 공간처럼 보였다. 감염에 취약한 산모와 신생아들이 머무는 곳이기에 마치 병원 속내에 삼켜진 공간 같기도 했다. 이 병동을 오가는 이는 오직 의료진과 환자들 뿐이다. 다른 병동들처럼 아침부터 밤까지 바쁘게 드나드는 외래 환자도 없고 상주 간병인도 없다. 면회는 Tue, 09 Jan 2024 21:36:19 GMT BAEK Miyoung /@@3nf/131 지난여름, 산에게 - 고위험 산모 집중 치료실 /@@3nf/130 [고위험 산모 집중 치료실] 대학 병원 내밀한 곳에 이런 이름의 엄중한 명패를 단 치료실이 있다는 걸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를것이다. 임신부들 중 특정 증상을 가진 이들을 [고위험 산모]로 분류한다는 사실도 심지어 그중 하나가 내가&nbsp;되리라는 사실을, 나 역시 알지 못했다. 1층 응급실에서 건물 6층 입원실에 처음 올려졌을 때 밖은 이미 어둑한 저녁을 지나고 Mon, 08 Jan 2024 21:52:21 GMT BAEK Miyoung /@@3nf/130 지난여름, 산에게 - 엄마의 마음 /@@3nf/129 의사가 몸을 돌려 병실 밖을 나서자마자&nbsp;우리 대화를 모두 듣고 있던 수간호사가 내 곁으로 조심스레 다가왔다. 그녀는 의사의 날선문장들의 귀퉁이를 잘라내어 남들이 듣기에 무리가 없는 유연한 문장으로 다듬어 내게 다시 전했다.&nbsp;이러나저러나&nbsp;같은 말이었다. 부드럽게 문장을 둥글린다 해서&nbsp;그 뜻이 달라질 리 없었다.&nbsp;나는 담당의를 바꿔달라 부탁했다. 그 요청이 내 Sun, 07 Jan 2024 23:01:07 GMT BAEK Miyoung /@@3nf/129 지난여름, 산에게 - 유산을 권유받다. /@@3nf/127 의사가 이야기하는 동안 나는 단 한마디 입도 뻥긋할 수 없었다.&nbsp;그저 가만히 의사의 얼굴을 쳐다보고 있을 뿐이었다. 의사가 다녀간 후 내 마음은 활활 타오르는 것 같기도 했고 동시에 차갑게 가라앉는 것 같기도 했다.&nbsp;허망함 뒤편으로&nbsp;괜스러운 승부욕이 불타오를 지경이었다. 분명한 건 내가 생각했던 한국행은 이런 결과를 낳기 위함이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3일 Sun, 07 Jan 2024 09:33:35 GMT BAEK Miyoung /@@3nf/127 지난여름, 산에게 - 한국으로. /@@3nf/126 마냥 희망적이지는 않았다. 이후로도 조금씩 양수가 샜다 찼다를 반복했고 불규칙한 출혈도 지속되고 있었다. 집에 돌아왔지만 나는&nbsp;최대한 침대밖을 나서지 않았다. 창 너머 보이는 먼 풍경 속에는 어느새&nbsp;꽃이 피고 화창한 하늘이 찬란한, 봄을 말하고&nbsp;있었다. 퇴원 후 찾은 첫 병원 검진에서 양수량이 기적적으로 정상 수치를 회복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 이번에야말로, Fri, 05 Jan 2024 22:36:36 GMT BAEK Miyoung /@@3nf/126 지난여름, 산에게 - 이스탄불 병원 라이프-2 /@@3nf/128 병원 밥에 대해 논하기가 처음에는 상당히 곤란했다. 입원 후 4일 동안 내 아-점-저 식단이 똑같았기 때문이다. 아침: 쵸르바(맑간 국)/물/통조림 과일 3~4 조각 점심: 감자 퓌레/ 쵸르바(맑간 국)/물/통조림 과일 3~4 조각 저녁: 감자 퓌레/ 쵸르바(맑간 국)/물/통조림 과일 3~4 조각 처음 하루 이틀은&nbsp;그럭저럭 병원에서 주는 대로 군말 없이<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3nf%2Fimage%2F8MV81FRwB6sd-7ZPoA8QwHy7hBo.jpg" width="500" /> Thu, 04 Jan 2024 22:51:16 GMT BAEK Miyoung /@@3nf/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