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민 /@@3lPi 건축가 / 화가 / 에세이스트 ko Wed, 25 Dec 2024 04:47:08 GMT Kakao Brunch 건축가 / 화가 / 에세이스트 //img1.daumcdn.net/thumb/C100x10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guest%2Fimage%2FSFCCLJhR5MVFdDmqH3BFYS8C-E4.png /@@3lPi 100 100 가을꽃을 그리다 /@@3lPi/169 꽃, 그것들은 먼 우주로부터 오는 게 틀림없다. 예컨대, 도저히 손댈 데 없는 조형의 완성이라든지, 어떤 시선이든 빨아들이는 야무지고 고혹적인 도발과. 그리하여 나의 시간을 일순 동결시키는 마약과 같은 힘. 내게 꽃의 이미지는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완벽 그 자체다. 자연의 솜씨라 하여 그럴 수만은 없다고 자꾸 중얼거린다. 하물며 언감생심 인간이 흉내 내기<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3lPi%2Fimage%2FEhTUzHxXzeB_BE3WQMbPzwDT2Wc.png" width="500" /> Sat, 30 Nov 2024 04:00:12 GMT 이종민 /@@3lPi/169 은행 건물 앞에서 /@@3lPi/332 은행 건물 앞에서 은행나무 한 그루 상상한다. 쏟아져라. 쏟아져라. 돈 다발 쏟아져라. 우수수 쏟아져라.<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3lPi%2Fimage%2FKhHftQhyNoPjvwfvM34bONvnF0Q.png" width="500" /> Thu, 28 Nov 2024 00:00:19 GMT 이종민 /@@3lPi/332 송정 바다 /@@3lPi/331 &lsquo;먼 해원을 향하여 흔드는 영원한 노스탈지아의 손수건&rsquo;. 나는 청마의 시를 곱씹었다. 잊혀진 무언가를 불러들인 것이다. 바다. 그곳에 서면 열병처럼 울렁거린다. 일컬어 바다의 힘이라 할까? 세사에 부딪히며 약해 빠진 사내는 가슴에 잊힌 호기를 소환하고, 큰 숨과 함께 지난 과거와 현재와 또 미래를 섞는다. 아니나 다를까, 오늘도 바다 끝의 벤치에는 오래<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3lPi%2Fimage%2F-a6t3Niwg3J0-3uWu-VrpNeNC7k.png" width="500" /> Tue, 26 Nov 2024 05:24:05 GMT 이종민 /@@3lPi/331 드라마를 보다가 /@@3lPi/110 확실히 사랑은 호기심으로부터 출발하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나를 더 깊이 알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앞으로 얼마동안 진정으로 나를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다. TV드라마에서 남자 주인공이 여주인공에게 보인 도전적 호기심은 그 남자의 연기나 얼굴보다 더 멋있다고 생각했으며, 오랜만에 이 드라마를 끝까지 보기로 하였다. 같이 드라마를 보면서 나도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3lPi%2Fimage%2FiHvcYrSXSBRUpO1UCCQY1dcUlNE.JPG" width="500" /> Sun, 24 Nov 2024 23:52:57 GMT 이종민 /@@3lPi/110 조직과 직조 /@@3lPi/156 조직이란 매우 합리적인 장치로 보이지만 실은 그릇된 위장에 불과하다. 특히 밥벌이 혹은 입신, 출세의 문제로 들어가면 더욱 교묘해져서, 조직 뒤에 숨은 사람들은 술수와 교활을 서슴치 않고서도 곧잘 그 책임을 조직에 전가시키는 데에 골몰한다. 이성이 위선의 단계로 돌입하면서도 부끄럽지 않은 것이다. 조직이라는 보편적이고 사회적인 과정이 특히 내 삶을 불편하<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3lPi%2Fimage%2F7SpyvdefpwNp-IcXPlCVn4uGe_U.JPG" width="500" /> Thu, 21 Nov 2024 20:44:54 GMT 이종민 /@@3lPi/156 고은의 시를 생각함 /@@3lPi/142 &quot;올라 갈 때 못 본 꽃...&quot; 이라던 시인의 말이 옳다. 몇 번을 쉬면서 숨을 헐떡거리며 올랐다가, 내려오는 길에 보니 이 꽃이 지천이다. 멕시코에서 온, 이름이 '노랑코스모스'란다. 아마도 이 꽃의 씨가 날아들었던 그 원초의 우주는 사방 천지가 노란색인 밝은 별이었을 게다. 주제넘게도 얕은 산에 올라 깊은 생각을 하려 애써 본다. 기껏 생각해 낸 건,<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3lPi%2Fimage%2FgE3J90yZd_1vscs7mSRM8a4RHbQ.jpg" width="500" /> Mon, 18 Nov 2024 08:11:58 GMT 이종민 /@@3lPi/142 길을 걷다가 문득 /@@3lPi/330 문득 멈추어 선다. 현란한 색도, 깔깔대는 사람도 없는 골목에 선다. 동네를 모르지만 익숙한 골목 모퉁이. 거기 잠시 머무른다. 작은 택배 차가 무단정차 한 곳을 비켜 서서 무심코 하늘을 보는 시간. 헐거운 가슴에 이어, 무딘 마음이 풀어지고. 마침내 단단한 시간도 풀어지려 하네.<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3lPi%2Fimage%2FEkthiHciW3wCjur9FMbFS9L2FRM.png" width="500" /> Sat, 09 Nov 2024 18:44:56 GMT 이종민 /@@3lPi/330 각종 나무들이공존하는 기묘한 풍경 /@@3lPi/329 재개발 열풍이 불던 낡은 담벼락에 새로이 벽화 그려지고. 어린 나무는 몇 년 새 제법 자랐구나. 사라질 기약이 없는 큰 나무의 긴 그림자는 늘 가슴이 아프고. 이 이상한 조합의 풍경을 보는 나는 공연히 마음이 복잡하다. 이리저리 쳐다보다가 마침내 그림 한 장을 그려 놓는다. 어린 나무와 고목, 그리고 이미테이션 나무. 하물며 그것들의 그림자가 복잡하게 얽히<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3lPi%2Fimage%2FvnHswEP7cbbDB0qTrPOISx5ZsEg.png" width="500" /> Sat, 02 Nov 2024 06:53:15 GMT 이종민 /@@3lPi/329 할매국밥집 /@@3lPi/328 저마다 소주 한 병에 국밥 한 그릇을 안고, 등을 돌려 앉은 할매국밥집. 오늘 따라 할매마저 입을 다문 채, 방송국 아나운서 소리만 휑한 공간을 떠돈다. 간간히 소줏잔이 탁자와 부딪히는 소리에 무심코 고개를 들어 보지만, 다시 고개를 떨구는 모두. 빈잔을 다시 채운다. 술병이 반쯤 비었다는 것은, 귀가의 순간이 가까워진 것이 아니다. 모두 시간이 정지된 세<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3lPi%2Fimage%2FzjVxvAVfY9nS6i4Vcrsfl8RPCt4.png" width="500" /> Wed, 30 Oct 2024 14:48:45 GMT 이종민 /@@3lPi/328 폐가를 그리다 /@@3lPi/327 불국사 입구에서 하룻밤 묵고, 일찍 깨어 주위를 산책하는데. 폐역사 옆에 묶인 개 한 마리, 저리도 짖어 댄다. 사람 걸음이 뜸하다는 이야기가 아닌가? 인적이 드무니 개의 짖음은 더욱더 크다. 한때, 풍성을 이루던 거리는 오래된 사람들의 기억에만 머물렀고, 또 새로운 세상을 향해 발버둥인양. 어디 빈 역사 주변 뿐이야. 한 골목 더 돌아드니, 오래된 집들<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3lPi%2Fimage%2FOnHkvc_Howkuipq0djDSvZh39R8.png" width="500" /> Sun, 27 Oct 2024 23:13:03 GMT 이종민 /@@3lPi/327 풍력 발전기 /@@3lPi/326 경주 바람의 언덕. &lsquo;날씬하다&rsquo;와 &lsquo;그로테스크하다&rsquo;란 말이 어울릴까? 가까이 갈수록 쉬익쉬익 소리를 내며, 연푸른 덩치를 드러낸다. 외로운 투쟁. 바람을 이기고 있는 것이다. 누군가가 말했다. &ldquo;돈키호테의 풍차가 생각 나는군.&rdquo;<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3lPi%2Fimage%2FNQaFLG6LrV2pOBv7X8cQ8XPG9Us.png" width="500" /> Sun, 27 Oct 2024 12:42:08 GMT 이종민 /@@3lPi/326 개구리 등짝이 푸르다 /@@3lPi/325 *치바이스를 모사함 수세미 색 나날이 혼란스러운데, 개구리 등짝은 파랗다. 수세미 이파리 여전히 푸르니 계절이 수상하고. 나는 옷을 걸쳤다 또 벗었다 한다.<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3lPi%2Fimage%2FExFNGXAcqkd4P1KKlU_7vVmk4BM.png" width="500" /> Thu, 24 Oct 2024 07:52:04 GMT 이종민 /@@3lPi/325 해바라기 /@@3lPi/324 꽃이 왜 작아 보여? 내가 찾던 예전의 그 해바라기인지, 나이들어 만난 러시아산 루드베키아인지 모르겠다. 아니면, 어릴적 그 해바라기가 실제로 작았던 것은 아니었을까? 어릴적 그 큰 꽃을 지금은 보기가 어려워졌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키 작은 어린 내게, 키 큰 해바라기는 꽤 그로테스크 하였다. 노란 꽃의 느낌보다는 방석같이 큰 꽃무리의 꺼칠꺼칠한 촉감.<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3lPi%2Fimage%2F87fa633fh-33YyoitGVmZxZWOW8.png" width="500" /> Wed, 09 Oct 2024 04:23:35 GMT 이종민 /@@3lPi/324 파초도 /@@3lPi/323 예나 지금이나 이국풍의 파초나무는 정원의 중심이 되기 일쑤다. 젊은 연인이 큰 파초를 올려다 보는 그림을 상상으로 그린다. 배경으로는 고즈넉한 한옥이 한 채 있거나, 작은 사찰의 요사체 쯤이었으면 했다. 한때 내 꿈의 한 자락도 저러했던 적이 있었을 테다. 내게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하는 파초나무의 실체가 있기는 하다. 열 대여섯 살 무렵, 아버지가 일<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3lPi%2Fimage%2FeYwFAuxONlSNAz04keaqvX2GvPM.png" width="500" /> Mon, 16 Sep 2024 05:53:30 GMT 이종민 /@@3lPi/323 추석 음식 /@@3lPi/322 상 위에 마른 명태 한 마리 떠억~ 그때. 껍질을 벋기고 뽀얀 명태살을 먹기 좋게 찢어 주시던 아버지는 가시고. 그 실력을 전수 받아, 명태 찢기의 달인이 되신 형님도 가셨고.얼마전까지 둔한 나를 제치고, 사촌 형이 그 일을 하셨는데. 성근 내 기억의 창고에서 오래된 이미지 하나를 꺼내고 그것을 그려본다. 추석 음식에 대하여 설 하라면? 아무래도 그것은<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3lPi%2Fimage%2Ffvtk-XSev1rdVEldueif42S0EoE.png" width="500" /> Sun, 15 Sep 2024 02:47:58 GMT 이종민 /@@3lPi/322 그림 수업 /@@3lPi/321 중구문화원 3기 강좌가 시작되었다. 내 앞의 새로운 얼굴들. 16 분의 선생님들이 도열해 앉으시고, 나는 마치 처음인듯한 긴장과 흥분에 싸인다. 내게 집중하며 눈빛 반짝거리는 저 분들께 나는 어떤 기쁨을 드릴까? 그리하여 12주 후에 어떤 감정으로 서로를 기억하게 될까? 우리의 그림은 또 어떻게 변해 있을까? 창 너머 나무들의 색이 노랗고 빨갛게 변해 있을<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3lPi%2Fimage%2FQHLw4B3WL9mICOA5PS_94hcoHAA.png" width="500" /> Wed, 04 Sep 2024 21:17:59 GMT 이종민 /@@3lPi/321 균형 /@@3lPi/320 균형을 위한 나무의 가지 뻗기는 얼마나 필사적인가? / 성주 성밖숲<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3lPi%2Fimage%2F9lGYCRAnFEO2lAkmTgGgepkbMX0.png" width="500" /> Sat, 24 Aug 2024 08:52:53 GMT 이종민 /@@3lPi/320 의외의 풍경 - 집의 표정 /@@3lPi/319 작가 이기칠이 매우 건축적인 작품을 전시해 놓았는데. 작품은 주위를 돌면서 작품을 감상하는 관객과 합체되며, 또 하나의 이미지로 발전한다. 더 놀라운 것은 그 뒤의 창 너머로 스며드는 의외의 풍경이 아닌가? 유리창은 켄버스가 되고, 가을 같은 하늘 아래 빨간 배롱나무 꽃이 허드러진다. / 대구미술관<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3lPi%2Fimage%2FiLcTE9tWJWbDNBXhYwrMCc2bws8.JPG" width="500" /> Sun, 18 Aug 2024 22:06:12 GMT 이종민 /@@3lPi/319 틈 - 집의 표정 /@@3lPi/318 틈. 바람이 후욱 분다. 틈은 질식하는 도시의 단비. 이 도시는 얼마나 많은 틈을 틀어막고 있을까? / 흰여울마을<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3lPi%2Fimage%2FgfwAK3Z15yuHhwPPHsRR41nLqFc.JPG" width="500" /> Mon, 12 Aug 2024 09:41:17 GMT 이종민 /@@3lPi/318 불황 2 - 집의 표정 /@@3lPi/317 내일 모레면 거미가 처마 밑에 집을 짓겠지? 그래도 나는 저 푸른 셔터 안을 궁금해 하네. 아침마다 삶을 짓던 사람들은 오늘 저녁에 돌아올까? 내가 그린, 문이 닫힌 저 집은 웃게 될까? / 거제리<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3lPi%2Fimage%2FFcJ9QK71RLgOrpqiEvgaBMlGcQU.png" width="500" /> Sun, 11 Aug 2024 22:36:24 GMT 이종민 /@@3lPi/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