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란도란프로젝트 /@@3UO 나이도 다르고, 관심사도 다르고, 하는 일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성별도 다르고, 생김새도 다른 네 사람이 모여 같은 주제로 글을 쓰는 프로젝트입니다. (매주 일요일에 봐요!) ko Sun, 29 Dec 2024 14:30:34 GMT Kakao Brunch 나이도 다르고, 관심사도 다르고, 하는 일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성별도 다르고, 생김새도 다른 네 사람이 모여 같은 주제로 글을 쓰는 프로젝트입니다. (매주 일요일에 봐요!) //img1.daumcdn.net/thumb/C100x10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3UO%2Fimage%2FaSYS-Xh1mRjlB99VEEzLO5e3oTo.jpg /@@3UO 100 100 "나비" - 도란도란 프로젝트 - 오백 일흔 세 번째 주제 /@@3UO/576 어쩌면 그런 날입니다. 팔랑팔랑 나부끼다 살포시 앉을 줄 알았습니다. 하늘이 너무 맑고 넓어서 길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보지 못했습니다. 내일 눈을 뜨면 네게 정말 나쁜꿈을 꾸었더라고 그렇게 말하고 싶은 날입니다. 흙잿먼지 더미 사이를 어렴풋이 내달리는 날갯짓이 얼마나 유약한지. 그럼에도 숨결이 어디서 나를 부를지 모르니 나는 계속 맴돌아야 Sun, 29 Dec 2024 13:09:11 GMT 도란도란프로젝트 /@@3UO/576 "연말 계획" - 도란도란 프로젝트 - 오백 일흔 두 번째 주제 /@@3UO/575 연말이 온다. 나의 울퉁불퉁했던 2024년이 지나간다. 온통 길을 헤매이던 날이었다. 끝에 다다랐을 때 많은 것이 부서지고 쏟아지며 사라졌다. 나의 한 해는 잔뜩 눈밭에 구른 토끼마냥 어지러워졌다. 방향을 모르고 나자빠지며 한 구절 한 구절 곱씹어 겨우 도착한 올해의 끝. 애써 외면하고 싶었던 끝을 마주한다. 마주한 모든 것들이 잘 풀리지 않을 Sun, 22 Dec 2024 13:30:55 GMT 도란도란프로젝트 /@@3UO/575 "희비교차" - 도란도란 프로젝트 - 오백 일흔 한 번째 주제 /@@3UO/574 많은 순간에 기쁨도 슬픔도 열심히 오간다. 어디가 바닥인지 모르고 떨어지는 절망의 시간 동안 단 한줌의 기쁨도 드나들지 않더라도. 그래도 언젠가 그것이 또렷이 뒤집히면서 바뀐다. 나의 희(喜) 나의 비(悲) 모든 것들이 분명하게 소나기처럼 쏟아진다. 그중에 지금은 슬픔으로 맞아내는 시기인가보다. 억수같이 쏟아지는 슬픔을 열심히 버텨내다보면 기어코 Sun, 15 Dec 2024 13:56:24 GMT 도란도란프로젝트 /@@3UO/574 "놀이" - 도란도란 프로젝트 - 오백 일흔 번째 주제 /@@3UO/573 지독하게 길었던 놀이는 끝이 났다. 이 놀이에서 승자는 나일줄 알았는데, 막상 돌아보니 내가 완전히 진 패였다. 나는 너의 허상과 싸웠고, 너는 나의 껍데기와 놀며 시간을 그렇게 어긋나게 보낸 것이다. 바라보는 곳이 다른 승리는 아무데도 쓸 곳이 없다. 끝날 줄 몰랐던 놀이의 최후의 패는 완전히 도망친 너에게 있었던 것이다. 부딪혀보는 것보다 묵묵 Sun, 08 Dec 2024 14:06:01 GMT 도란도란프로젝트 /@@3UO/573 "겨울 코트" - 도란도란 프로젝트 - 오백 예순 아홉 번째 주제 /@@3UO/572 꽁꽁 얼 것만 같은 겨울이 왔다. 엊그제인가 잔뜩 눈이 내렸다 겨울이 눈동자 속까지 시리게 몰려온 것이다. 이런 날은 아무리 꽁꽁 싸매도 숨결조차 차갑게 언다. 추워질수록 한 해가 끝을 향해 내달린다. 모든 것이 그렇게 잔뜩 얼면서 지저분하게 부서진다. 도로 가득 까만 패딩도 까만 코트도 여기저기 여미어 입은 사람들만 가득하다. 얄팍한 코트 주 Sun, 01 Dec 2024 12:50:41 GMT 도란도란프로젝트 /@@3UO/572 "코스트코" - 도란도란 프로젝트 - 오백 예순 여덟 번째 주제 /@@3UO/571 아주 예전에 가본 적이 있다. 친구 따라. 사실 요즘 시대의 여느 사람들처럼 1인가구로서는 회원제 창고형 할인매장에 갈 일이 없다. 나는 배달된 1인분을 두끼에 나눠 먹는 사람이니까. 잔뜩 사두고 먹는사람이 아니되게 된 순간부터 나는 이곳에도 저곳에도 속하지 않는 사람이 되었다. 자식을 낳아 기르는 사람도 아니거니와 열심히 밥 해먹는 사람도 더욱 아 Sun, 24 Nov 2024 14:17:25 GMT 도란도란프로젝트 /@@3UO/571 "아파트" - 도란도란 프로젝트 - 오백 예순 일곱 번째 주제 /@@3UO/570 1. 무언가 무너져 내리는 감정이 슬픔의 척도라면 최소 아파트 몇 채는 무너지는 찰나였다. 그건 슬픔이라고 명명하기 어려운 그런 것이었다. 걱정과 각오와 슬픔을 뭉쳐서 꼿꼿하게 받아내야 하는 순간이었다. 2. 아파트에 살아본 적은 없다. 그래도 살아내보고 싶은 현대식 건물, 요즘의 욕심, 지척에 널려도 내것이 아닌 그런거, 뻗으면 쥐어낼 줄 알았는데 Sun, 17 Nov 2024 13:25:05 GMT 도란도란프로젝트 /@@3UO/570 "빈칸" - 도란도란 프로젝트 - 오백 예순 여섯 번째 주제 /@@3UO/569 하루끝, 그림자가 드리우면 갖가지 생각이 든다. 아직 내 인생에 빈칸이 많다는 뜻이다. 남들은 잘 해내는 어떤 코스에서 나는 멈춰있다. 대학도 가고 연애도 하고 직장도 잡고 독립도 하였지만 그 다음은 모르겠다. 결혼도 하고 아이낳는 일, 그런 일들을 내가 아직 채우질 못했다. 문득 돌아보면 다들 부지런히 인생을 채우고 있다. 행복의 기준인지 알 Sun, 10 Nov 2024 14:45:32 GMT 도란도란프로젝트 /@@3UO/569 "척추" - 도란도란 프로젝트 - 오백 예순 다섯 번째 주제 /@@3UO/568 기어이 사달이 나는구나. 한달음에 달려간 날을 잊지 못한다. 낙엽이 산산이 부서지던 가을의 마지막 문턱 즈음이었다. 당신은 내내 허리가 아프다고 말했고 나이를 먹으면 더러 그런 것이라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탓일까, 별 것 아니라는 의사의 말을 귀담아듣지 말걸. 잘 지내면 돌아오겠노라 말하던 그 말을 믿지 말고 의심할 걸. 마지막인 것처럼 바짓가랑이 Sun, 03 Nov 2024 13:19:22 GMT 도란도란프로젝트 /@@3UO/568 "시험" - 도란도란 프로젝트 - 오백 예순 네 번째 주제 /@@3UO/567 그런 날이 있다. 왠지 모르게 계속 하늘이 나를 시험하는 것만 같은 그런날. 나는 왠지 나의 오늘이 그랬다. 조금 빨리 눈을 뜨고 이른 햇살을 받을 때 기분이 묘했다. 속이 좀 더부룩한 느낌이 들어서 괜스레 따뜻한 물도 끓였다. 안하던 습관에 온 신경이 놀란 것처럼 괜히 찌뿌둥한 느낌이 들었다. 해가 뜨는 시간을 만끽하면서 어제 개켜둔 옷을 입고 Sun, 27 Oct 2024 14:14:03 GMT 도란도란프로젝트 /@@3UO/567 “사교성” - 도란도란 프로젝트 - 오백 예순 세 번째 주제 /@@3UO/566 어릴땐 그렇게 사교적이지 않았던 것 같다. 누가 말걸라 치면 대답하기 싫어 도망치기 급급했다. 선생님이 지목해내고야 마는 발표시간에는 눈물이 코끝까지 오르곤 했다. 그렇다보니 이렇다할 친구도 별로 없었다. 나는 어릴때 친구들이 어디서 뭘 하는지, 이름이 뭐였는지도 잘 기억나지 않는다. 그래도 다행이랄 것은 그때엔 내가 그렇게 조용한 친구로 남아도 왕 Sun, 20 Oct 2024 07:35:13 GMT 도란도란프로젝트 /@@3UO/566 "백날 해봐라" - 도란도란 프로젝트 - 오백 예순 두 번째 주제 /@@3UO/565 그렇게 해서 어느 세월에 되겠어. 삽질하면서 허송세월하면서 네가 뭘 이룰 수 있겠어. 시간 버리지 말고 귀중하게 뜻깊게 써라. 어영부영 하면 되려다가도 미끄러진다. 이런 말 들은 끝없이 쏟아진다. 내가 그들의 기준에 명확히 들어가지 못해서 그렇다. 좋은 대학 나와서 취업하고 결혼하고 애기를 기르는 보통의 길을 가지 못해서 그렇다. 그렇게 고집부 Sun, 13 Oct 2024 12:59:34 GMT 도란도란프로젝트 /@@3UO/565 "모순" - 도란도란 프로젝트 - 오백 예순 한 번째 주제 /@@3UO/564 그리워하는 것들은 죄다 모순이다. 얼마전 모순을 주제로 사람들과 이야기하였다. 왜? 왜이런 선택을 했을까? 우린 이걸 이해할 수 있을까? 인생의 선택에 모순 투성이다. 그럼에도 나아가야한다면 우린 어떻게 해야할까? 나는 지금도 내 모순적인 모습에 환멸이나곤 한다. 좋은 마음도 좋지 않은 마음도 아닌 채 나는 어떤 일들을 끌고간다. 맺을, 끊을 자신 Sun, 06 Oct 2024 13:16:55 GMT 도란도란프로젝트 /@@3UO/564 "오늘 하루 감사한 일 3가지" - 도란도란 프로젝트 - 오백 예순 번째 주제 /@@3UO/563 곱씹어보아야 한다. 우선 나와 내 가족들의 건강을 우려할 일이 없다는 사실.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크게, 특별하게 신경쓰지 않고 건강에 유념하는 수준에서의 삶이 얼마나 윤택한지 모른다. 조건 없는 건강함은 어느 것보다 기쁜 일이다. 내가 온전히 나로 살고 있다는 것, 스스로 직장에서 돈을 벌고 나 자체로 인정 받으면서 사회의 일원 혹은 도구로써 Sun, 29 Sep 2024 12:30:20 GMT 도란도란프로젝트 /@@3UO/563 "의심" - 도란도란 프로젝트 - 오백 오십 아홉 번째 주제 /@@3UO/562 꿈을 꾸었다. 나의 과거와 나의 현재가 함께 내게 지금이 무엇인지 되묻는 꿈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것 같았다. 나는 무엇도 명확히 대답하지 못했다. 과거를 온전히 놓았다고도 못하였고 현재에 충실한 것이라고도 못했다. 과거는 날 붙잡고 캐물었다. 어째서 너는 끝맺지 못하였느냐고, 나는 답하지 못했다. 현재도 날 붙잡고 반문했다. 그럼 너에게 중요 Sun, 22 Sep 2024 13:12:24 GMT 도란도란프로젝트 /@@3UO/562 "불필요한 것들" - 도란도란 프로젝트 - 오백 오십 여덟 번째 주제 /@@3UO/561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필요하지 않은 것들이 많다. 나는 어느 순간부터 모아두고 쟁여두는 사람이 되었다. 불안했거든. 필요해지는 순간이 올까봐 나는 늘 불안했다. 화장품이며 생필품, 수건 양말 같은 것들도 동나기 전에 애써 채워두어야 마음이 편안했다. 눈을 돌려 이제 필요해질 것 같은 것들도 쟁여둔다. 냄비도 신발도 다 그렇게 새것이 쌓인다. Sun, 15 Sep 2024 13:55:02 GMT 도란도란프로젝트 /@@3UO/561 "노란 사과" - 도란도란 프로젝트 - 오백 오십 일곱 번째 주제 /@@3UO/560 시나노골드라는 품종 사과는 노란색이다. 어떻게 알았냐면 지금 회사를 다니면서 회사의 복지 중 하나가 바로 저 사과가 수확될 때 한 박스씩 보내주는 것이었다. 그렇게 사과박스를 본가로 보내고 사진으로 인증샷을 받았는데 샛노란 사과들이 줄지어져 있어 익지도 않은 사과를 보내곤 생색인가 하였더랬다. 새콤한 걸 좋아하는 엄마 입맛에 딱 맞아서였는지, 두 박스 Sun, 08 Sep 2024 13:40:30 GMT 도란도란프로젝트 /@@3UO/560 "잘 샀다고 생각하는 아이템 3가지" - 도란도란 프로젝트 - 오백 오십 여섯 번째 주제 /@@3UO/559 1. 건조기. 귀에 딱지가 앉도록 쓰던 사람들이 쓰기 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해서 구비하게 된 건조기. 정말이다. 내 인생은 건조기가 있기 전후로 나뉘어도 과언이 아니다. 실내건조 하는 번거로움이 싹 사라졌다. 인간의 발명품 중 위대한 것 중에 손에 꼽을 수 있다. 다들 꼭..사길. 2. 쓰리잘비. 이렇게 명명하는게 맞는지 모르지만, 고무모양 Sun, 01 Sep 2024 14:03:50 GMT 도란도란프로젝트 /@@3UO/559 "성지" - 도란도란 프로젝트 - 오백 오십 다섯 번째 주제 /@@3UO/558 딱히 종교가 없음에도 왠지 모르게 가봐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흔히들 요즘에는 성지순례왔습니다 라고 하면서 미래를 예측한 글을 다시보러 가거나 그곳에서 또다른 소망을 적기도 한다. 그런 일들을 보며 미래도, 과거도 전부 신의 뜻대로 이루어진다는 생각을 조금은 믿는다. 신의 존재를 믿느냐는 말을 곧이 곧대로 믿는다 할 수는 없지만 그런 자취를 따라 Sun, 25 Aug 2024 13:33:45 GMT 도란도란프로젝트 /@@3UO/558 "버터" - 도란도란 프로젝트 - 오백 오십 네 번째 주제 /@@3UO/557 버터벨 혹은 버터크록이라는 도자기 그릇을 본 적이 있다. 우연히 sns 피드에서 보게 되었는데 버터를 상온보관하기 위한 컨테이너라나, 사실 그 때엔 버터맛을 모르기도 했고 딱히 냉동된 버터에서도 아쉬움이 없어서 요란한 겉치레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얼마전 우연히 상온에 미지근히 해동된 버터를 먹고는 이마를 탁 칠수밖에. 고소하고 부드러운 풍미가 너무나 Sun, 18 Aug 2024 14:18:37 GMT 도란도란프로젝트 /@@3UO/5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