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ie Mayfeng /@@1dqM 무료함을 창작으로 풀지 않고는 도저히 견딜 수 없는, 자유와 예술을 사랑하는 여자 사람. juliemayfeng@gmail.com www.mayfeng.com ko Wed, 25 Dec 2024 05:32:12 GMT Kakao Brunch 무료함을 창작으로 풀지 않고는 도저히 견딜 수 없는, 자유와 예술을 사랑하는 여자 사람. juliemayfeng@gmail.com www.mayfeng.com //img1.daumcdn.net/thumb/C100x10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dqM%2Fimage%2FnnmltNlna1th0EaD50dpf73pkzU.jpg /@@1dqM 100 100 여름, 여행의 기억 - 네덜란드 노르드바익 해안가의 아름다운 호텔에서 /@@1dqM/210 때로는&nbsp;여행의&nbsp;기억만큼&nbsp;더&nbsp;좋은&nbsp;것도&nbsp;없습니다. 제게는&nbsp;선물과도 같았던 여행, 지난여름&nbsp;매거진 촬영차 다녀온&nbsp;그곳의 이야기를 조금 나눠보려 합니다. 지난 7월이었죠. 저는 네덜란드에 도착했고,&nbsp;그로부터 얼마 되지 않아&nbsp;&lt;MONOCLE&nbsp;모노클&gt;로부터&nbsp;메일&nbsp;한&nbsp;통을&nbsp;받았습니다.&nbsp;촬영이 있을 예정인데,&nbsp;장소는 암스테르담에서 40km 떨어진<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dqM%2Fimage%2FihE--l6kWDmRLK0Dw851ZmEaqOM.jpg" width="500" /> Thu, 09 Sep 2021 11:09:00 GMT Julie Mayfeng /@@1dqM/210 살아있기에 /@@1dqM/203 당근 꽁지가 많이 자랐다.&nbsp;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는 걸 볼 때생명이 주는 어떤 기쁨이 있다. ​ 재작년 겨울, 미용실에 다녀오다 화분을 하나 샀었다. 분홍색 꽃이 피는 그 화분에서 어느 날 잎줄기 하나를 떼어내 물에 꽂아주었다. 손가락 한 마디보다 조금 긴 그 식물은 시들었다 살아났다를 반복하면서지금도 살아있다.&nbsp;얼마 전 말라버린 잎을 떼어냈더니거기에서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dqM%2Fimage%2Fpj5PNWxKRXdNeo9ziHnuxrBuorc.jpg" width="500" /> Sat, 31 Oct 2020 07:18:33 GMT Julie Mayfeng /@@1dqM/203 위로위주 - 나의 위로가 당신에게도 위로가 된다면 /@@1dqM/196 &ldquo;어디 어디 가 보셨어요?&rdquo; 사람들을 만날 때면 하나 같이 묻는 질문이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어디 어디'라고 대답하기 어려웠다. 여행한 나라들을 줄줄이&nbsp;늘어놓자니 길어질 게 뻔하고, 그래서 나의 대답은 주로, &ldquo;음&hellip; 몇 개국 정도 가본 것 같아요.&rdquo;에서 그쳤다. 그러면 늘 따라오는 질문은 &ldquo;어디가 가장 좋았어요?&rdquo;였다. 그런데 나는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dqM%2Fimage%2F047uXPap-zuw2MlRD965PQG1RA8.jpg" width="500" /> Fri, 03 Jul 2020 05:57:06 GMT Julie Mayfeng /@@1dqM/196 탕헤르에서 보낸 이틀 (2) - Two weeks in Morocco with Sigma fp /@@1dqM/192 밤에, 홀로, 탕헤르에, &lsquo;빌라 드 프랑스&rsquo;를 앞에 두고 서 있는 이 비현실적인 순간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nbsp;나는 엉글르떼흐 가(rue Angleterre, 영국 거리)와 울렁드 가(rue Hollande, 네덜란드 거리)가 만나는 코너의 호텔 정문 앞에 서서, 경사진 정원 위로 지어진 엷은 노란색 건물을 올려다보고 있다. 멋 부리지 않은 폰트로 정직<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dqM%2Fimage%2F78f1c8bQxyfz-h0vkBDW6Vy5Ono.jpg" width="500" /> Tue, 09 Jun 2020 14:34:30 GMT Julie Mayfeng /@@1dqM/192 탕헤르에서 보낸 이틀 (1) - Two weeks in Morocco with Sigma fp /@@1dqM/189 1월 중순의 늦은 오후, 셰프샤우엔(Chefchaouen)에서 출발한 버스가 탕헤르의 터미널에 닿는다. 아직 탕헤르에 온 것이 실감 나지 않는 이유는 아마도 눈 앞에 보이는 것들이 바다가 아닌, 흔한 도시 외곽의 건조한 풍경이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8차선 도로변, 이정표도 없는 길 위에 서서, 12분마다 온다는 이베리아(Iberia, 탕헤르 신시가에 있는<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dqM%2Fimage%2FBOBzaEFh2jjqNole-2ZjdPEXh0A.jpg" width="500" /> Fri, 05 Jun 2020 05:10:31 GMT Julie Mayfeng /@@1dqM/189 부 이나니아 마드라사에서 - Two weeks in Morocco with Sigma fp /@@1dqM/179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밖은 시장통. 여기는 또 다른 세상이었습니다. 안에는 일곱 명 남짓한 여행자와 빛과 고요. 나는 벙어리가 되었습니다. 나는 저 회벽 위에 새겨진 아랍어 문자들을 보면서 저것은 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것은 분명, 석공들의&nbsp;숨과&nbsp;땀과&nbsp;눈물. 그러니 시가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dqM%2Fimage%2FyvekkhA3PNm6DuTzwD3d1__zF2s.jpg" width="500" /> Wed, 06 May 2020 08:05:59 GMT Julie Mayfeng /@@1dqM/179 마라케시의 마조렐 정원에서 - Two weeks in Morocco with Sigma fp /@@1dqM/177 그날, 나의 일은 소란에서 고요를 보고, 찰나에서 영원을 읽는 일이었다. 선인장과 용설란과 지상의 모든 초록 사이에서 마라케시의 빛과 그 빛을 사랑한 한 영혼을 가만히 생각하는 일이었다. 그 영혼을 알아준 한 사람과 그 한 사람을 알아준 또 다른 한 사람을 위해 따뜻하고 푸른 존경의 기도를 올리는 일이었다. 그것은, 여행과 예술과 빛의 힘을 다시 믿게 되는<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dqM%2Fimage%2F1f0uhuBQfM12LXjZ2rwbpZjbPNQ.jpg" width="500" /> Thu, 23 Apr 2020 07:39:55 GMT Julie Mayfeng /@@1dqM/177 &lt;모로코 메모리즈&gt;를 시작하며 - Two weeks in Morocco with Sigma fp /@@1dqM/164 팬데믹의 날들 속에, 받아들이기, 그리고 각자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것을 하기. 힘을 내어 &lt;모로코 메모리즈&gt;를 시작해본다. 나의 여행은 호기심에 기인한다. 소설이나 시, 혹은 그림이나 사진 같은 것에서, 아니면 음악에서, 아니면 지명 같은 것에서. 이 모로코 여행도 그렇게 시작됐다. 러시아 여행 중에 들른 모스크바의 푸쉬킨 미술관에서, 푸른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dqM%2Fimage%2FO0wWFVChi1S4Rn8Nff_gppcxD0o.jpg" width="500" /> Mon, 06 Apr 2020 01:36:13 GMT Julie Mayfeng /@@1dqM/164 더 많이 줄수록, 더 많이 살게 된다 - The more you give, the more you live. /@@1dqM/156 The more you give, the more you live. 한국으로 돌아와 다시 여행을 준비하고 있던 어느 가을 날, Y가 녹음 메시지를 보내왔다. 쥴리. 약속대로 오늘 너에게 메시지를 보내. 아무래도 글로 적는 것보다 이렇게 말로 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아. 이틀 전에 불교 수련 가기 전에 글로 썼는데, 아무래도 별로 쓸 데 없는 것들<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dqM%2Fimage%2FMrbUJxOuOT_tIYMbzkkiN4ExTSM.jpg" width="500" /> Sun, 17 Nov 2019 11:50:19 GMT Julie Mayfeng /@@1dqM/156 벨라루스에서 온 야생꿀 /@@1dqM/155 벨라루스에서&nbsp;온&nbsp;야생꿀 &ldquo;러시아엔 왜 온거야?&rdquo; &ldquo;글쎄. 뭐라고 해야 할까? 처음엔 북유럽 여행 중에 들렀어. 4년 전이야. 그 때 처음으로 무비자 협정이 시작되었을 때였는데, 러시아가 어떤 곳일까 궁금해서 일정에 넣었지. 오니까 너무 좋더라구. 비는 계속 내렸지만, 뭔가 파리 같기도 하고 건물들이 고풍스럽고 낭만적이었어. 그런데 딱 사흘 밖에 못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dqM%2Fimage%2FgHuui1VWMYdmGHzhKyVh6oPyipw.jpg" width="500" /> Sun, 17 Nov 2019 10:57:26 GMT Julie Mayfeng /@@1dqM/155 매일 매일 고마운 사람 /@@1dqM/157 매일&nbsp;매일&nbsp;고마운&nbsp;사람 다음 날 아침, Y는 나갈 채비를 하고 내게 물었다. &ldquo;우유 먹어?&rdquo; &ldquo;응&rdquo; &ldquo;그러면 바나나 우유는 먹어?&rdquo; &ldquo;응, 먹어. 왜?&rdquo; 잠시 사라진 그가 다시 나타나서 내민 건 테이크아웃한 커피였다. 뚜껑을 열어보니 카푸치노처럼 생겼는데 맛을 보니 바나나 라떼다. 또 한번 가슴이 뭉클했다. 그 컵에는 카페 직원이 쓴 것으<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dqM%2Fimage%2FJBqol-QbVNhHKm2agA2b4NotZoY.JPG" width="500" /> Sun, 17 Nov 2019 08:44:47 GMT Julie Mayfeng /@@1dqM/157 카놀리와 라브라 /@@1dqM/148 카놀리와&nbsp;라브라 그의 아침 스케쥴은 요가를 다녀오는 것이고, 나는 조금 쉬면서 사진들을 정리하기로 했다. 그리고 오후에는 함께 도서관을 가는 것으로 약속을 했다. 미리 전화를 걸어 외국인의 입장이 가능한지 물었고, 신분증 정도만 있으면 된다는 대답을 얻었다. 요가를 다녀온 그는 부엌에서 뚝딱뚝딱 하더니 아름답고 조화롭게 보이는 음식을 두 접시에 담아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dqM%2Fimage%2FFreuORE-BrmZBa37TXX9i1Iw40g.jpg" width="500" /> Sat, 16 Nov 2019 09:56:12 GMT Julie Mayfeng /@@1dqM/148 Y의 할아버지 /@@1dqM/149 Y의&nbsp;할아버지 Y의 책꽂이를 들여다 보다가 어느 책에 쓰여진 키릴문자를 소리내어 읽게 되었다. 발음을 마저 끝내기도 전에 나는 그 책이 알베르 카뮈의 &lt;이방인 The Stranger&gt;이라는 것을 금세 알아 차렸다. 그 옆에는 카뮈의 &lt;페스트 The Plague&gt;가, 또 그 옆에는 사르트르의 &lt;구토 Nausea&gt;와 니체의 &lt;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dqM%2Fimage%2F0hC8QXmxkNT66ja7E3uVGaPR9XE.jpg" width="500" /> Sat, 16 Nov 2019 09:52:35 GMT Julie Mayfeng /@@1dqM/149 Y를 만나다 /@@1dqM/154 ​ Y를 만나다 &ldquo;지금 마쳤는데 어디야 쥴리?&rdquo; &ldquo;도착해서 조금 쉬고 있었어. 지금 사도바야역으로 갈게.&rdquo; &ldquo;좋아, 나도 지금 거기로 갈게.&rdquo; &ldquo;오케이. 7시 반에 거기서 봐.&rdquo; 역 대합실에 앉아 시간을 보내다가 역 밖으로 나왔다.&nbsp;온통 눈 세상이었다.&nbsp;역 앞은&nbsp;자가용들과 택시로 붐벼서 내가 부른 택시가 어떤 차인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그렇<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dqM%2Fimage%2FOKeqJvynPoSB1dE5HNJDIDGAN6Q.jpg" width="500" /> Sat, 16 Nov 2019 09:51:45 GMT Julie Mayfeng /@@1dqM/154 모스크바를 떠나던 날 /@@1dqM/144 모스크바를 떠나던 날 아침부터 눈이 펑펑 내렸다. 뉴스에선 블리자드 소식이 전해졌고, 나는 모든 준비를 마치고 택시를 불렀다. 모스크바의 호스트 P가 아파트 아래까지 배웅을 해 주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행 열차가 떠나는 레닌그라드 역(모스크바에는 모스크바역에 없고, 행선지의 이름이 붙는다)까지는 그리 멀지 않았지만, 눈이 많이 내려 택시의 속도가 거북<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dqM%2Fimage%2FF6pypo6Uu1aDoImNWgSx3CwqgUA.jpg" width="500" /> Sat, 16 Nov 2019 09:50:27 GMT Julie Mayfeng /@@1dqM/144 당신의&nbsp;예약이&nbsp;취소되었습니다 /@@1dqM/153 당신의&nbsp;예약이&nbsp;취소되었습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로 떠나기 하루 전 내 카우치 예약이 취소되었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떠나기 전 컨펌까지 모두 받은 상태였고, 호스트 A는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모스크바역으로 마중 나오기로 되어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한 마디 상의도 없이 취소를 해 버린 것이었다. 처음 겪어보는 일이어서 조금 당황스러웠다. 나는 곧장 메시지를 보<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dqM%2Fimage%2FmfZ1Odd77u5RsMJ4SNEmkf64nps.jpg" width="500" /> Sat, 16 Nov 2019 09:49:48 GMT Julie Mayfeng /@@1dqM/153 유리 바슈메트와 마야콥스카야 /@@1dqM/141 유리&nbsp;바슈메트와&nbsp;마야콥스카야 지난 번에 블라디보스톡에서 마린스키 연해주 극장을 경험한 적이 있었다. 다른 극장 사정까지는 잘 모르지만 블라디 마린스키의 경우 러시아 국민이나 러시아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무려 절반가에 해당하는 특별 요금이 책정 되어 있었는데, 러시아인들의 평균 월급이 월 500불이라 해도, 오페라 한 편을 단돈 1,900원에 볼 수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dqM%2Fimage%2FJcasEmxIB3_kpE-alhFbeMieJqk.jpg" width="500" /> Sat, 16 Nov 2019 09:44:01 GMT Julie Mayfeng /@@1dqM/141 모스크바에서 모로코를 꿈꾸다 /@@1dqM/140 미술관&nbsp;가는&nbsp;길 전철을 타러 가는 길에 푸른 눈의 아이를 만났다. 아이는 유모차 위에 누워 분홍색 토끼 모양의 스피커에서 흘러 나오는 동요를 진지한 표정으로 듣고 있었다. 하트가 콩콩 박힌 아이의 모자는 30센티미터는 족히 되어보였는데, 길쭉한 꼬깔 모양으로 마법사 같기도 하고, 모로코 전통의상 젤라바Djellaba 같기도 했다. 나는 어떤 그림 하나를<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dqM%2Fimage%2FvKOLQpx81m1u3iMstGMuhhrGw7U.jpg" width="500" /> Sat, 16 Nov 2019 09:43:23 GMT Julie Mayfeng /@@1dqM/140 챠가 어드벤처 /@@1dqM/139 챠가&nbsp;어드벤처 &ldquo;너무 춥죠?&rdquo; &ldquo;너~무 춥네요.&rdquo; 우리 둘 다 볼이 발그레져 있었다. 나스티아는 들고 온 연갈색의 종이 봉투를 내밀었다. 그녀는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생이었다. 꽤 묵직한 게 밀가루나 설탕 몇 봉지가 들어 있는 것 같았는데, 이 추운 날 여기까지 들고 온 그녀에게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비용을 건네고 영수증을 받았다. 뭔가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dqM%2Fimage%2Fc-kcjG3QlN3TbG-RZ9qfE9JHRwc.jpg" width="500" /> Sat, 16 Nov 2019 09:42:30 GMT Julie Mayfeng /@@1dqM/139 샤프카를 사던 날 /@@1dqM/138 샤프카를&nbsp;사던&nbsp;날 키타이 고로드를 떠나 북쪽으로 왔다. 며칠간 P의 아파트에서 지내는데 내 방도 있고 엘리베이터도 있다. 여기도 이중 철문이다. 집까지 들어가려면 입구 현관문 두 개, 엘리베이터 문 하나, 복도 문 하나, 집 현관문 하나, 이렇게 다섯 개의 문을 거쳐야 한다. 최소한 네 번은 열쇠로 열고 잠그는데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니다. 재미있는<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dqM%2Fimage%2FcZLb33I49JAxtRqbxyUKvs66GjM.jpg" width="500" /> Sat, 16 Nov 2019 09:40:55 GMT Julie Mayfeng /@@1dqM/1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