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불시착 김택수 /@@14Ue 김택수의 브런치입니다. 짧은 글과 그림을 그리는 사람 ko Fri, 27 Dec 2024 19:41:16 GMT Kakao Brunch 김택수의 브런치입니다. 짧은 글과 그림을 그리는 사람 //img1.daumcdn.net/thumb/C100x10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4Ue%2Fimage%2FP3hwH0e3AtBdMO5z2JISlQZmAMo.png /@@14Ue 100 100 아직 내가 모르는 저녁이 많다 - 김 그럴수 /@@14Ue/542 어느 시인이 보내준 시집을 읽다가 문뜩 저녁이 된 줄도 모르고 해는 이미 서쪽을 파고들었다 말없이 바라보는 나무는 잎이 없다 몇 번을 고개 들어 보아도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그대로이다 그림 정지된 화면 골목에서 틈틈이 견고해지는 저녁은 늘 이런 식이었다 해가 들어 잠깐 먼지가 반짝이던 때를 그리워한다 일자로 서있던 촛불이 흔들리면 정지된 시간<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4Ue%2Fimage%2F-I6cLEbzq6125ReqfUTa0NXcCyo.JPG" width="500" /> Tue, 03 Dec 2024 12:03:38 GMT 지구불시착 김택수 /@@14Ue/542 주머니 속의 장르 28 - 그날의 이름은? /@@14Ue/530 표지가 별로였어요. 제목도 당기질 않고. 하지만 정답은 그런 게 아니죠. 첫 페이지를 읽고 조금 안도했어요. 맘에 속 드는 문장이 있었죠. 아빠가 나를 잡초처럼 획 뽑더니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싹 챙겼다. 아니, 사실 아빠는 내 것들을 하나도 챙기지 않았다. 밤나무, 버드나무, 단풍안무, 그리고 건초를 말리는 헛간과 내가 수영하던 웅덩이 같은 것들 말이<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4Ue%2Fimage%2Fspz0nMqC5DvEP_-Yn-IjLDLtfxo.jpeg" width="500" /> Wed, 23 Oct 2024 01:01:33 GMT 지구불시착 김택수 /@@14Ue/530 주머니 속의 장르 27 - 정면승부 /@@14Ue/529 모처럼 한가한 일요일이다. 사실 모처럼은 아니지만 모처럼이란 말이 쓰고 싶었다. 하찮은 멋이라도 부려보고 싶었다. 오늘 책방에 가면 큰 역병에 걸린다고 뉴스라도 난 건 아닐까? 할 정도로 한산하다. 혼자 있다 보면 심심하고 심심하면 주전부리가 생각난다. 하늘은 금방 소나기라도 내릴 것처럼 낮게 내려앉아있다. 물을 잔뜩 먹은 솜들이 힘들게 뭉쳐 있는 것 같다<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4Ue%2Fimage%2F2NWT-sTSYbuVO6Awiup7IdB89sY.jpg" width="500" /> Sat, 19 Oct 2024 05:11:17 GMT 지구불시착 김택수 /@@14Ue/529 주머니 속의 장르 26 - 윤미 /@@14Ue/507 윤미가 책방 문을 조심스럽게 열고 들어왔다. 10년이 훨씬 지났는데 나는 그 눈을 기억하고 있다. 그 목소리, 그 웃음이 그대로였다. 세월도 이겨먹는 윤미가 뉴욕 퀸즈에서 지구불시착까지 왔다. 윤미는 20년 전쯤 직장 후배였다. 아마 면접도 내가 봤던 것 같다. 윤미는 나와 한 팀으로 일했다. 내가 한 사람을 얼마나 알 수 있겠느냐만은 그 사람의 성심이 꽃<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4Ue%2Fimage%2Fy5RcRUF_d7SpcyiBRcDmum6A8D0.jpeg" width="500" /> Thu, 27 Jun 2024 08:58:56 GMT 지구불시착 김택수 /@@14Ue/507 주머니 속의 장르 25 - 아웃복싱 /@@14Ue/496 권투에 아웃복싱이라는 용어가 있습니다.&nbsp;도망 다니는 것 같지만 상대를 방심하게 만들며 기회를 포착해서 일격을 날리는 복싱 기술입니다. 약자가 강자를 상대하기 위해 아웃복싱은 효과적입니다.&nbsp;지금까지 너무 인파이터로 살아온 거 같습니다. 가진 건 몸뚱이라고 그거 하나만 믿고 달려왔습니다.&nbsp;사람들은 인파이터의 화끈한 경기를 좋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4Ue%2Fimage%2FXshvkfYxW13l-31yuOy0NcquYLs.jpg" width="500" /> Wed, 24 Apr 2024 14:05:15 GMT 지구불시착 김택수 /@@14Ue/496 주머니 속의 장르 24 - 목요일엔 목요일의 일을 하듯 책방에서는 책방의 일이&nbsp;있습니다 /@@14Ue/489 동네 책방 지구불시착은 2016년 가을과 겨울 사이에 법무사 사무실이 즐비한 오피스텔 2층 복도 끝에서 특별한 개업식도 없이 아무도 모르게 시작했습니다. 정확한 날짜는 기억 못 합니다. 하지만 종이 한 장을 꺼내어 연필을 손에 쥐고 선을 그으면 그림이 시작되는 것처럼 지구불시착도 분명한 시작은 있었습니다.&nbsp;백열전구 세 개를 사 와 천장에 설치하고 조명을 켰<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4Ue%2Fimage%2Ft2nnjf5YdEobhjin3k7n6GDX0q8.JPG" width="500" /> Sun, 07 Apr 2024 00:09:29 GMT 지구불시착 김택수 /@@14Ue/489 주머니 속의 장르 23 - 보이는 것을 그린다 /@@14Ue/485 I will draw what i see 보이는 것을 그린다 나는 보이는 것을 그리는 일을 합니다. 그것은 가장 쉬운 일이기도 하지만 그렇게 만만한 일도 아닙니다.&nbsp;고양이를 따라가 보기도 하고, 여름을 기다리는 선풍기를 오래도록 바라보기도 합니다. 산책하는 강아지의 몸짓을 보고, 떠 있는 구름을, 때를 기다리는 왜가리와 어떤 돌멩이의 색, 촉감을 느껴봅니<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4Ue%2Fimage%2FfGk-T9b-4tkuyzeywNOBA8OOvvk.jpg" width="500" /> Sun, 24 Mar 2024 11:59:50 GMT 지구불시착 김택수 /@@14Ue/485 주머니 속의 장르 22 - 지구불시착 신제품 떡메모지를 추천합니다. /@@14Ue/472 오늘 떡메모지가 도착했다. 상자를 열고 제품의 완성도를 따지는 모습은 없었다. 예상대로 한 치의 오차도 없다고 하기보단 아무런 기대도 없이 정사각형 메모지 7종이 도착했다. 무덤덤했다. 이게 다 팔리기까지는 한참의 시간이 걸리겠다, 재고는 어디에 품어야 하느냐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아무 쓸모 없는 굿즈를 또 만들었다는 자책감도 조금은 있었다. 덕분에 정리<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4Ue%2Fimage%2FMQ1XT3UieO2q4DXMVivJdxuTyhs.jpg" width="500" /> Mon, 04 Mar 2024 12:15:35 GMT 지구불시착 김택수 /@@14Ue/472 주머니 속의 장르 21 - 지구불시착 드립력 /@@14Ue/474 책방을 옮기고 음료에 대한 다양한 잔소리를 들었다. 음료가 필요하다는, 음료는 하지 말라는, 한다면 주류를 겸하라, 커피와 차만 있으면 된다, 커피는 캡슐로 하라, 모카 포트가 좋다, 드립이 쉬울 거다, 커피를 팔지 말고 기부금 형식으로 하자, 책을 사는 사람에게 무료로 제공하자&hellip;&hellip;&nbsp;등 너무나 많은 의견을 들었다. 하지만 나는 어떤 대답도 하지 않았다. 나<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4Ue%2Fimage%2FvWzbFBl6MwZ3kcREMpX9Bo_hb6I.JPG" width="500" /> Sat, 02 Mar 2024 02:30:01 GMT 지구불시착 김택수 /@@14Ue/474 주머니 속의 장르 20 - 안나 스콧 /@@14Ue/468 안나 스콧이 서울에 나타난 건 24년 봄이었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배우로 알려진 그녀가 서울의 끝 노원구&nbsp;공릉동에서 커피를 마시고, 산책한다는 이야기를 쉽게 믿을 사람은 없다. 하지만 그녀는 늘 혼자 다녔고 보이는 카페에 앉아 라테를 마시며 책을 읽거나 하품도 하고 심지어는 잠시 졸기도 했다. 눈에 띄는 외모를 가진 이방인이 사람들의 시선에서 자유<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4Ue%2Fimage%2F7HnVlyGcFWTpWAkZN_7VtmnreCw.JPG" width="500" /> Thu, 15 Feb 2024 08:16:49 GMT 지구불시착 김택수 /@@14Ue/468 주머니 속의 장르 19 - 시력 측정 /@@14Ue/471 멀리 보기 위해서 바다로 가야 합니다 깊이 듣기 위해서 눈을 감아요 시인의 직업은 의사입니다 청진기를 대고서 눈 감고 이렇게 말합니다 5일 치 시집을 처방합니다 아침 점심 저녁 맛있게 식사하시고 30분 후에 시 하나씩 꺼내 읽으세요 그리고 멀리 보는 연습을 하세요 그러면 좋아질 겁니다 주차금지 나무 지붕 실외기 아파트 창문 옥상 시선이 닿는 가장 먼<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4Ue%2Fimage%2Fp3Msko89vTgsEL_JfDn2dBMtwVM.JPG" width="500" /> Wed, 14 Feb 2024 01:56:08 GMT 지구불시착 김택수 /@@14Ue/471 주머니 속의 장르 18 - 안개꽃 레시피 /@@14Ue/467 그 골목에는 전설이 있다 오래전 단단한 어둠을 조금 벌리고 안간힘을 쓰는 가게는 공릉동 333-18 그곳에서 안개는 피어난다 안개는 침묵,&nbsp;침묵은 망가진 소리 나는 망가진 소리로 안개를 만드는 재주가 있다 침묵을 움켜쥔 밤 ​골목의 완벽한 통제를 끊고 한 사람이&nbsp;나타나 가게의 문이 열리면 내가 만들던 안개는 어느새 피어나는 꽃으로 그 골목에선 어둠을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4Ue%2Fimage%2FYa-4P41k-ZfJ5JFV9RaExuYUp2Y.JPG" width="500" /> Thu, 08 Feb 2024 05:13:49 GMT 지구불시착 김택수 /@@14Ue/467 주머니 속의 장르 17 - 안부는&nbsp;없어도 위안이 되기에는 충분한 /@@14Ue/465 안녕하세요 나는 양말입니다. 왼쪽과 오른쪽이 한 쌍이고 우린 합쳐서 양말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한쪽만 있어도 양말이고 두 쪽 다 있어도 양말이라고 합니다. 왼쪽과 오른쪽이 있는 건 장갑과 비슷하지만 우린&nbsp;좌우가 대칭이며 어느 쪽에 끼워지더라도 불만이 없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우리 양말은 불만이 적습니다. 가장 겸손한 위치에서 두 발을 따뜻하게 감싸며&nbsp;다정<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4Ue%2Fimage%2FcLDYW_qk2MVOP8NxQI8sZetnwE8.JPG" width="500" /> Thu, 18 Jan 2024 06:24:48 GMT 지구불시착 김택수 /@@14Ue/465 주머니 속의 장르 16 - 어떤 일이든 좋은 일 /@@14Ue/463 이사 후 첫 번째 월세를 내는 날입니다. 오늘은 어떤 일이든 좋은 일 하나 하려고 합니다. 지구불시착은 오전 10시에 문을 열어요. 오전에는 2만 3천 퍼센트 손님이 없지만 습관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니까 되도록 아침에 부지런하려고 합니다. 오랜만에 사우나에 갔다 왔어요. 대중목욕탕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편이지만 뜨거운 물 좋아해요. 탕에 들어가서 여러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4Ue%2Fimage%2Ftzo-C4ehi9Hx2WAXpKpH16knqKo.JPG" width="500" /> Mon, 15 Jan 2024 13:58:20 GMT 지구불시착 김택수 /@@14Ue/463 주머니 속의 장르 15 - 완벽함과 꼼꼼한과 허당 /@@14Ue/464 일요일 아침 비가 내리더니 이내 팝콘 같은 눈으로 변합니다. 오후에나 나타날 줄 알았던 수잔이 이른 아침에&nbsp;중장비를 들고 와서 선반을 달아줬어요. 커다란 수평기를 대고 위치를 확인한 후 콘크리트에 구멍을 내고, 나사를 고르고, 전동드릴을 컨트롤하는 수잔이 터프함, 완벽함과 꼼꼼한과 허당을 적당히 구사하며 완성된 2단 선반은 무인양품처럼 단아함을 뽐냈습니다.<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4Ue%2Fimage%2Fa_P3SB8nQpYLcQCNHCKwasOjxNQ.JPG" width="500" /> Mon, 15 Jan 2024 13:55:31 GMT 지구불시착 김택수 /@@14Ue/464 주머니 속의 장르 14 - -마을과 마디 마법 학교 5학년 役- /@@14Ue/454 카페 5년 차가 됐습니다. 손님이 없을 때는 출입구를 바라보는 습관이 있어요. 카페 앞 횡단보도에 파란불이 켜지고, 건너가는 행인과 건너오는 행인이 마주칠 즈음 사람들을 유심히 관찰해요. 5년 차에게는요 카페에 들어올 손님을 감별하는 능력이 생깁니다. 두 사람, 이번에는 세 사람이다 하면서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말을 미리 준비해 둡니다. 어떤 경우에는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4Ue%2Fimage%2Fb5kWd3WKpZBi8YYnffpAcUpzS7Q.jpeg" width="500" /> Tue, 05 Dec 2023 05:30:25 GMT 지구불시착 김택수 /@@14Ue/454 주머니 속의 장르 13 - 그들 /@@14Ue/448 택 수 지난 월요일은 택수의 생일이었다. 대한민국 나이의 기준이 바뀐 이후로 몇 번째 생일이라고 말하기가 영 귀찮아진 택수는 몇 번째를 생략하고 그냥 생일이라고만 썼다. 그편이 훨씬 간단했다. 글을 쓰고 나서 시간을 확인했다. pm 5시, 해가 빌딩 아래로 기울자 도시의 온기는 빠르게 식어갔다. 책방 앞을 지나는 사람도 눈에 띄게 줄었다. 동네 책방 8년<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4Ue%2Fimage%2FYHrSCG5T5tiHOloOq8eoymHtVjU.JPG" width="500" /> Tue, 14 Nov 2023 16:12:52 GMT 지구불시착 김택수 /@@14Ue/448 주머니 속의 장르 12 - 계동 달님에게 /@@14Ue/445 요즘은 계동이 좋다. 사실은&nbsp;며칠 전부터&nbsp;계동에 갈 생각으로 가득했다. 지난번 지인 옥인동강의 전시로 오랜만에 계동에 다녀온 적이 있다. 낮달이 선명했던 8월이었다. 나는 대부분의 시간이 책방에서 사라지고, 책방이 아닌 시간은 집에서 흘려보낸다. 외출의 기회가 흔하지 않은 이유로&nbsp;약간의 거리에도 불구하고 여행이란 감성이 딱하고 달라붙곤 한다. 여행은 계동에<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4Ue%2Fimage%2Fi6R_p9r2iK5sA8L_H92Q2Vo99m8.jpeg" width="500" /> Tue, 31 Oct 2023 13:10:07 GMT 지구불시착 김택수 /@@14Ue/445 주머니 속의 장르 11 - 나의 소원은 수필 /@@14Ue/442 나의 소원은 수필나의 소원은 수필 사람은 언제 늙는가에 관하여 이야기하면 나이가 먼저 떠오르지만, 나이만으로 늙음을 짐작하기엔 무리가 있다.&nbsp;외형을 어림잡아 나이를 가늠해 본다 한들 그 어떤 나이로 보여진다해서&nbsp;할아버지, 아저씨, 아줌마로 불리는 것도 기분 좋은 일은 아닐 것이다. 나는 요즘 늙어가고 있다. 나이가 몇이라서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고 버스 창<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4Ue%2Fimage%2F_nS0BimlPwksz6heiqBpqiw-jgs.JPG" width="500" /> Thu, 12 Oct 2023 09:58:33 GMT 지구불시착 김택수 /@@14Ue/442 주머니 속의 장르 10 - 여행의 시스템 1 /@@14Ue/440 오전 8시 호텔을 나왔다. 단지 이곳이 낯설다는 이유로 뭔가 특별함을 기대했을지 모른다. 영화에서 처럼 단팥빵으로 일생을 살아온 장인의 빵집이 있다거나, 아지트 같은 카페에는 레코드 음색에 어우러진 빛바랜 갈색 테이블, 각설탕과 티스푼, 푸른색의 장미넝쿨이 그려진 찻잔이 있고 그 앞에 주간 신문 스포츠면을 읽는 중년이 있을 것만 같은 장소를 발견해도 좋겠다<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4Ue%2Fimage%2FjYsSE6xH5x2CfDpWAUp0OTFYTAU.jpeg" width="500" /> Wed, 20 Sep 2023 14:36:48 GMT 지구불시착 김택수 /@@14Ue/4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