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카라wishyhs&바카라;심재> 유현숙의 브런치입니다. 오랫동안 시를 써왔습니다. 시가 목숨이라 여기며 여기까지 달려왔습니다. 뒤늦게 소설을 만지고 있습니다. 응원해 주셔요./@@5Lh12018-05-26T05:07:30Z타투 - -by 바카라/@@5Lh1/1142024-12-29T03:35:19Z2024-12-28T03:00:35Z타투(Tattoo) 유현숙 늦게 받은 편지입니다 몇 번을 읽고 지포라이터를 켰습니다 편지지에 불이 옮겨 붙습니다 나의 살갗을 꿰며 수를 놓습니다 뇌성벽력 같습니다 눈확에 괸 핏물입니다 뼈바늘의 귀에 매단 무명실을 갈무리 해 둔 잿물에다 적셨습니다 한 이름을 부릅니다 예전에는 이럴 때 헛구역질을 했습니다 타이포그래피한 늙은 고양이의 눈빛이 날카롭습니<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바카라FEsI-ea2RYmngE5MXl5RJBlKRTMM.jpg" width="500" /편지 - -by 바카라/@@5Lh1/1132024-12-26T07:32:03Z2024-12-24T09:23:21Z편지 유현숙 바람 불고 나뭇가지에 걸린 하늘이 한층 푸르러서야 가을이 가는 것임을 압니다 울어 퉁퉁 부어오른 눈두덩처럼 여름날 장마아래서 강바닥은 물이 불고 그 물이 말라 바닥이 드러나는 긴 시간이 지난 뒤에야 하늘밑으로도 흐르는 강이 있다는 것을 압니다 조약돌이 물에 잠기고 다시 마르는 한 낮 가을 햇살에 걸려 넘어지는 한 사람을 바라봅니다 그 사<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바카라F4o_Lx3i7H75FmKL3nk0tx7qn3e0.jpg" width="500" /9월 4일, 비 - -by 바카라/@@5Lh1/1122024-12-15T10:36:44Z2024-12-12T08:00:05Z9월 4일, 비 유현숙 배롱나무 꽃이 비에 젖고 살그늘에는 풀물이 들었습니다 멀리 있는 물소리는 멀게 들리고 가까이 있는 물소리는 들리지 않습니다 당구공은 희고 빨갛고 큐대를 쥔 손바닥에 단풍잎 무늬가 찍혔습니다 장막처럼 서서 내가 검어질 때까지 오래 기다렸습니다<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바카라Fh07hPwR-3KJidx9XeJHwe7bWftc.jpg" width="500" /순장 - -by 바카라/@@5Lh1/1112024-12-11T21:37:13Z2024-12-08T10:00:03Z순장 유현숙 백년이 넘어야 나무는 목신이 깃든다는데 물속에서 곰삭은 몇백 년 된 침향목을 사포질한 다탁에서 차를 마십니다 송사리 두 마리가 그려진 백토 찻잔이 봄 개울만 합니다 곡우 무렵 초경 전 여아들이 이슬 맺힌 새 순을 입술로 물어 땄다는 여아차 세 순배, 대나무통에서 40년 숙성한 보이차 세 순배, 향으로 마신다는 철관음차 세 순배, 삼백년 된<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바카라FiFq1OszPYoI3wKiNkKWZgixepLY.jpg" width="500" /숲속의 탁구장^^/@@5Lh1/1102024-12-05T05:15:53Z2024-12-04T13:47:54ZPiano &바카라;바카라; song : Kim minsu/@@5Lh1/1092024-12-05T00:46:41Z2024-12-04T13:40:43Z비 오는 구룡사/@@5Lh1/1082024-12-04T19:37:45Z2024-12-04T13:33:42Z700년의 약속 - -by 바카라/@@5Lh1/1072024-12-03T14:28:03Z2024-12-02T08:00:06Z700년의 약속 유현숙 당신에게 가져 갈 서책 한 권과 모필 한 자루와 연적 한 점과 미완의 악보를 베고 물밑에 가라앉은 폐선에서 잤습니다 몸에 물결무늬가 돋습니다 칠백 년을 칠백 겹으로 접은 물주름입니다 늑골 사이에 바람이 찬 심해어들 숨소리가 깊습니다 아직도 기다리고 있는지요 낡은 모국어로 지금도 바다의 휘파람을 받아 적는지요 칠천 오백 리 뱃<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바카라FFjphLEu2nw4lNGdu-QKcpqynaww.jpg" width="500" /쌍화점 - -by 바카라/@@5Lh1/1062024-12-01T03:10:05Z2024-11-25T08:00:05Z쌍화점 -늙은 상궁의 말 유현숙 능화무늬 문살 틈으로 스며든 바람에 황촛불이 흔들립니다 여인의 바닥에 흐르는 물소리가 문턱을 넘어 대청마루 바닥을 적십니다 조바심이 옥체의 등골을 타 내리고 용안이 남루해지며 미간에 그늘이 들고 수심은 심히 깊습니다 문틈으로 엿본 몸짓들은 전하의 분부도 그 분부를 따르는 홍림*이나 중전도 아닌 궐 밖 창가(娼家)에서<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바카라FU9kRss1ICmdo6VGJ0OgxuY3dqEI.jpg" width="500" /바카라 들다/@@5Lh1/1052024-12-11T12:11:26Z2024-11-20T22:00:10Z신궁에 들다 유현숙 칠월은 구름이 무겁다 산을 덮고 들판을 덮고 꼼짝 않는다 백 년만의 장마라 했다 밤새워서 비가 내린 다음 날이다 풀끝에 맺힌 빗방울이 무겁다 빗방울을 흔드는 저 바람이 신들을 위하여 향초를 기르고 수금을 탄주하는 신궁에 닿는다 했던가 첫 차가 양원역을 지난다 지난 생이 그랬다 첫 새벽 열차를 타도 닿는 곳은 없었다 신궁은 어딜까 비<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바카라FTWNamIwYluyb5CyEveaFxVboTAs.jpg" width="500" /일몰 무렵 - -by 바카라/@@5Lh1/1042024-12-02T11:32:36Z2024-11-20T08:00:03Z일몰 무렵 유현숙 닷새 장 찾아드는 장꾼의 짐짝만한 하루를 괴어놓고 여자가 석탑을 돈다 미리 돋은 싸라기 별빛이 정수리로 쏟아진다 이맛골이 깊은 불목하니가 용왕각의 문고리며 수각에 고이는 물소리를 잠그는 시간 석등에 불이 들어오고 연화문 창호가 호박빛으로 붉다 탑돌이가 끝나고 모은 손을 내리는 여자 허공의 냉기를 받아 말끔히 얼굴을 씻는다 초이레 달빛이<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바카라F1F44EmpLkSScnUNkNNPg6lM82dU.jpg" width="500" /이윤학을 읽다. - ㅡby 바카라/@@5Lh1/1032024-12-12T11:15:58Z2024-11-19T01:42:36Z2024. 8. 3. 이윤학 시인의 시집 3권을 읽었다. 서정의 극치, 시인의 시를 만나며 시심을 부풀렸던 나의 늦은 문청 시절을 돌아보는 시간이다. 시인의 자필사인 시집 3권(간드레 출판사 刊)을 부탁했다. 그리고 국밥 한 그릇이라도 나누고 싶은 마음에 넉넉하게 시집대금을 입금했더니, 어림없다는 듯 그에 상응한 시집을 더 보내주겠다는 메시지가 왔다. 나도<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바카라Fmpy0JpFFcKF7X66-kw1ZnwzzTbI.jpg" width="500" /불의 죄 - —Beethoven, Piano sonata No.14/by 바카라/@@5Lh1/1022024-11-19T08:23:26Z2024-11-17T21:00:04Z불의 죄 —Beethoven, Piano sonata No.14 유현숙 오디오에 불을 지핍니다 진공관에 불빛이 차오르고 차오른 불빛이 마루에 쌓인 수북하던 어둠을 걷어냅니다 안마당도 삼나무 가지도 지난봄에는 무르고 연했지요 마룻바닥에 엎드린 내 등짝에, 뺨을 묻은 손등에 달빛은 참 푸른 음악입니다 알프레드 브렌델이 연주한 C#단조의 셋잇단음표들입니다<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바카라FiMe9kUssuAwj1AUFF3JmQEMsSRg.jpg" width="500" /불의 죄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14번 - -바카라/@@5Lh1/1012024-11-15T14:34:01Z2024-11-14T04:00:03Z불의 죄 —Beethoven, Piano sonata No.14 유현숙 오디오에 불을 지핍니다 진공관에 불빛이 차오르고 차오른 불빛이 마루에 쌓인 수북하던 어둠을 걷어냅니다 안마당도 삼나무 가지도 지난봄에는 무르고 연했지요 마룻바닥에 엎드린 내 등짝에, 뺨을 묻은 손등에 달빛은 참 푸른 음악입니다 알프레드 브렌델이 연주한 C#단조의 셋잇단음표들입니다<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바카라Fa4z96oESGOGgadMxm1dxGDqGKWQ.jpg" width="500" /인기척 - -by 바카라/@@5Lh1/1002024-11-15T03:51:16Z2024-11-14T01:00:10Z인기척 유현숙 수리산 골짝, 소한은 춥다 마스크를 써도 입술은 차고 안경알은 흐려지고 그만, 얼어붙는 것은 마음이다 언 마음을 주머니에 넣는다 다 보지 않아도 편안한 세상에 내가 있다 헝클어진 은사 같은 겨울 햇살 아래에서 낙서하듯 내 몸에 내가 쓰는 은유의 몇 마디 수리사 처마 아래 흰, 문수文殊의 고무신 한 켤레 적막하고 기왓골을 쓸고 내려온 서북<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바카라FbvPmgDRf8ogfv52V8XjzF4iOHoY.jpg" width="500" /외치 - -by 바카라/@@5Lh1/992024-11-13T14:18:14Z2024-11-11T22:00:08Z외치 유현숙 1 청동도끼와 돌촉을 멘 남자가 집을 나섰다 협곡으로 들어간 남자는 돌아오지 않았고, 침엽수림 아래에서 목 긴 짐승이 오래 우는 밤 나는 숨죽이고 불면했다 터진 손으로 부싯돌을 치는 동안 지축이 기울었고 나무는 뿌리째 뽑혔고 눈 속에 파묻혔던 남자가 게놈분석으로 돌아왔다 눈두덩이가 패이고 붉고 서늘하다 갈비뼈 사이에서 물 흐르는 소리 듣는<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바카라FccYPbJmmMjQQSRsJEapChF13nu0.jpg" width="500" /고흐 씨가 죽은 여름 - -by 바카라/@@5Lh1/982024-12-12T21:20:27Z2024-11-11T14:30:30Z고흐 씨가 죽은 여름 유현숙 빈센트, 빈센트, 빈센트, 붉은 포도밭과 귀를 자른 자화상과 해바라기와 감자 먹는 사람들과…… 허무와 열애를 하고는 총 맞고 돌아와 그가 그린 식은 석탄 난로 보다 더 어둡고 기울어진 집에서 문 걸고 지내는 내내 혼 훔쳐 도망간 누군가가 궁금하다 떠났던 그는 허옇게 센 혼을 안고 돌아오려는지 돌아와 재처럼 검은 저녁 사<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바카라FqMGPHAUUp3D1oSz_LiEJe6eIClE.jpg" width="500" /그믐밤 - -by 바카라/@@5Lh1/972024-11-11T10:00:18Z2024-11-10T12:00:02Z그믐밤 유현숙 까맣게 탄 뼛조각이 눌어붙어 있다 불씨 일 듯 밝은 산국 그림자가 가까운 섬돌에 박혔다 선운사 처마 끝 마른 나무고기가 진종일 바라보고 있는 허공길이 멀다 흙 바른 선방에 들어 앉아 문 닫아걸고 한 계절 보내는 이는 누구인가 절 집 귀퉁이를 비질한 절 머슴이 윗저고리를 훌렁 벗어서 먼지를 턴다 사내의 등짝이 차돌 같이 단단하다 마<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바카라FZmN4UpZo-3ypmRGayEcbTulueBs.jpg" width="500" /비 젖은 벽암록 - -by 바카라/@@5Lh1/892024-11-01T07:21:56Z2024-10-25T07:00:05Z비 젖은 벽암록 유현숙 비 보다 먼저 바람이 불었다 영화관에 들러 한 편의 영화를 보고 또 한 편의 영화를 더 봤다 영화를 보고나오니 대낮 도심이 비에 젖고 있다 내 생일은 올해도 이렇다 여든 다섯 노모로부터 걱정하는 전화가 왔다 일면식도 없는 시인이 첫 시집을 부쳐왔다 벽암을 찾아 나선다 했다 먼 북쪽 전설의 큰 바다 북명에라도 닿으면 이끼 덮인 바<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바카라FaXhpkDT6bbkJVwNmDiQRainWxz4.jpg" width="500" /거미 - -바카라/@@5Lh1/782024-10-26T00:45:14Z2024-10-25T07:00:01Z거미 유현숙 잠시, 아주 잠시 동안만 잠을 자겠습니다 PC를 끄고 책상서랍을 잠그고 의자를 바짝 밀어 넣습니다 밤늦게까지 빗소리를 듣고 더 깊은 밤에는 골목길을 걷습니다 한누리 4길, 골목 끝 축대에 어깨를 기대면 어둠 속에서 빼어든 담배 개피가 희고 가늡니다 들숨을 쉬는 동안만 손가락 끝에서 타는 꽃불, 식은 재가 길수록 꿈이 짧아지는 그 빤한 뜨거<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바카라FXxLy9DlHWlaLxxU6DYulW-5WNXU.jpg" width="5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