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밥과 나이와 살이

2025-01-06T05:51:20Z

오늘 점심도 보리밥을 택했다. 암 진단바카라 사이트;nbsp;후 가장 많이 찾은 집. 누군가 이유를 묻는다면 글쎄, 뭐라고 답해야 하나.바카라 사이트;nbsp;'건강한' 메뉴 같아서? 암바카라 사이트;nbsp;진단과 수술 등의 과정을 겪으면서 '잘 먹어야지'라는 생각을 꽤 했던 것 같다. 그럼에도 도무지 알 수 없었던 건 '잘'의 뜻. 영양소를 갖춰서 골고루 먹으면 되지, 하며 살아왔지만 골고루가 어떤 것인지를 판단하기

늦은 점심, 순대국밥 - 기억에 남은 최근의 점심들 1

2024-12-20T13:05:28Z

늦은 점심이었다. 하루 종일 굶다가 오후 5시가 되어서야 식당에 앉은 상황.바카라 사이트;nbsp;이른 저녁이라 부르는 게 맞을까. 점심이든 저녁이든 뭣이 중할까.바카라 사이트;nbsp;빈 속에 욱여넣을 든든한 음식이 필요했을 뿐이었다. 왜 국밥집에 왔는지도 잘 기억나지 않았다. 허기가 가득한 채 집에 돌아가서는 안될 것 같았다. 이유는 그뿐. 배고픈 건 슬픈 거니까. 집에는 아이가 있었고, 그 앞

대체, 어떤 가게들이 살아남는 걸까

2024-12-02T04:48:23Z

수많은 식당들이 피었다 지는 곳. 그런 번화가를 오가며 출퇴근을 하다 보면, 애쓰지 않아도 골목 곳곳 가게 상황들이 눈에 들어오곤 했다. '어라, 처음 보는 식당인데? 전엔 이 자리에 뭐가 있었지?' '여기 괜찮았는데 결국 문 닫았네. 하긴 손님이 없긴 했어.' 회사 동료들도 마찬가지. 저마다 출퇴근길에 새로운 가게들을 보기에 '새로 생긴 데 가봤어요? 같

햇볕은 쨍쨍 낮술은 반짝 - '식구'라는 단어의 정의에 대하여

2024-11-18T17:14:02Z

먹는 이야기를 하다 보니 자연스레 단어 하나가 떠올랐다. '식구(食口).' '밥을 같이 먹는 사람?' 정도로 유추되는 단어였다. 사전은 두 가지 의미로 식구를 정의했다. 1. 한 집에서 함께 살면서 끼니를 같이하는 사람 2. 한 조직에 속하여 함께 일하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단어의 정의를 보며 시대 변화를 짐작할 수 있었다. 농경사회에선 끼니를

점심시간, 헬스장에 간다고요?

2024-11-10T09:21:00Z

매일 찾아오는 점심시간. 산책, 혼밥, 커피숍 등 이런저런 방법들로 혼자 놀기 레벨을 쌓고 있던 무렵, 위기가 찾아왔다. 바로 여름. 내가 사는 이 땅, 이곳은바카라 사이트;nbsp;'대프리카'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불볕 성지(?) 대구였다. 언젠가 뉴스에서 '불볕더위'를 논하며 아스팔트 위에 날계란을 톡- 하고 까봤더니 지글지글 익더라는 이야기가 설화처럼바카라 사이트;nbsp;전해져 오는 곳. 이런

끼니와 식사, 그 사이 어딘가에서

2024-10-28T07:01:46Z

바카라 사이트;ldquo;혼자 먹는 거면 대충 때우지.바카라 사이트;rdquo; 점심에 대한 전업주부바카라 사이트;nbsp;친구들의 답변은 비슷했다. 휘몰아치는 바쁜 아침, 아이들을 내보내고 폭풍 정리까지 마친 후에바카라 사이트;nbsp;찾아오는 고요한 시간. 이런저런 집안일 사이에 문득 점심시간이 들이닥쳐도 자기 혼자만을 위해바카라 사이트;nbsp;요리를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들 했다. 냉장고를 스윽 열고 그곳에 있는 무언가를 툭툭 꺼내 한 끼를 때우는 것이

나는 어쩌다 글을 쓰게 되었나 - 내 은밀한 취미생활에 대하여

2024-10-16T00:51:09Z

어쩌다 글을 쓰게 된 걸까. 지금도 가끔씩 스스로에게 묻곤 한다. 나란 인간이여, 어쩌다 이놈의 글이라는 것을 쓰고 싶어 했단 말인가!! 맨땅에 엎드려 허우적거리는 듯한 이 느낌. 문장을 썼다 지웠다 난리를 치고, 그럼에도 뭐가 더 나은 문장인지 여전히 확신하지 못하고, 나 혼자 만족하다가, 고작 이따위 밖에 못 쓰냐며 나 혼자 좌절하다가, 누가 칭찬이라도

나홀로 커피숍엔 왜 가는 걸까

2024-10-27T11:44:15Z

회사 탕비실에는 온갖 종류의 커피가 구비되어 있었다. K-coffee라 불리는 맥심모카골드와 디카페인 커피, 에스프레소 머신과 핸드드립을 위한 도구들까지, 취향에 맞게 원하는 대로 얼마든지 먹을 수 있었다. 커피를 '이성의 음료'라 했던가. 바카라 사이트;quot;커피 가게에 가면 정신이 네 배는 더 맑아진다바카라 사이트;quot;는 프랑스 사상가 몽테스키외의 말을 떠올려보면, 이렇게나 다양하게 커

지긋지긋 두통, 해결책을 찾았다

2024-09-25T13:25:00Z

점심시간이면 톡 튀어 나가 정처없이 걸어다니던 그 무렵, 내 생활은 꽤나 엉망이었다. 1년의 육아휴직 후 복직한 직후였고, 이혼소송은 지지부진 이어졌으며, 학교-학원을 혼자 오가는 2학년 아이는 무섭다며 자주 울었다. 죄다 나홀로 해결해야 할 일이었고 끝이 보이는 건 하나도 없었다. 어우, 돌아봐도 정말 어떻게 버텨냈나 싶은 시간들. 그와중에 날이 갈수록

정처 없이 걷기의 즐거움

2024-09-16T01:11:23Z

생각해 본다. '나란 인간은 어떤 사람인가'에 대해. 바카라 사이트;nbsp;AB형... 게자리... INTJ... 회피애착... 또 어떤 단어가 있을까. 한 인간을 '쉽게' 정의해 보려는 수많은 단어들. 그 단어들 사이에서 나는 '게으름'이라는 단어와 계획형이라는 MBTI의 'J'를 나란히 꼽아봤다. '게으른 J형'.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래, 어쩌면 이 단어가바카라 사이트;nbsp;나바카라 사이트;nbsp;스스

점심의 진화 - 나는 '고인 물'이 되었다

2024-09-09T11:56:50Z

바카라 사이트;quot;점심 주문, 이제 ○○씨가 하면 되겠다~바카라 사이트;quot; 입사 후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선배 L은바카라 사이트;nbsp;이 말과 함께 두툼한 파일 하나를 내게 건넸다. 뭐지, 하며 열어본바카라 사이트;nbsp;파일 안에는 회사 주변 온갖 가게들의 전단지가 모여 있었다. 가게의바카라 사이트;nbsp;전화번호와 메뉴바카라 사이트;nbsp;등을 담아둔 전단지들. 마구잡이로 모아둔 듯 보였지만, 이 전단지 모음이야말로 사무실 사람들의 오랜 경험치가 응집된바카라 사이트;nbsp;

어라, 내밥이 중요한 게 아니었다

2024-08-27T01:50:21Z

살다보면 몇 번쯤, 삶이 완전히 변하는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터닝포인트랄까. 내 경우엔 아이였다. 아이가 태어난 후 내 삶은 이전의 것과는 완전히 달라졌다. 내 시간? 그게 뭐야, 애가 원하는 순간을 위해 대기해야지. 내 돈? 그게 뭐야, 육아에 필요한 건 죄다 사야지. 육아든 게임이든 결국은 아이템빨이라고. 삶의 방식과 우선 순위, 심지어 옷차림까지 모

사람이 밥만 먹고 살 수는 없더라

2024-08-12T00:00:07Z

밥 이야기를 하다 보니, 입사 직후의 날들이 떠오른다. 취업을 했으나 자취를 시작할 돈이 없던 그 시절. 야근때문이라도 회사 근처에 방을 구해야 했지만, 보증금이 없었다. 당시 원룸 시세가 보증금 200~300만 원에, 월세 35~45만 원 쯤이었던 것 같은데, 갓 취업한 자에게 이 보증금은 꽤 큰 돈이었다. 그래서 고시원을 택했다. 고시원은 보증금 없이

혼자 밥 먹는 게 뭐 어때서(2)

2024-08-05T07:24:56Z

'혼밥'하면 떠오르는 또 다른바카라 사이트;nbsp;기억. 입사 후 2~3년 차쯤 됐을 때였나.(...... 현재 17년 차가 되었습니다. 으악! 징그러!) 한마디로 회사생활이라는 것에 어느 정도 적응은 했고, 매달 꽂히는 월급이라는 것에도바카라 사이트;nbsp;익숙해졌을 무렵. 여름휴가 시즌이 시작됐었다. 더운 것도, 사람 많은 것도 질색이었기에 별다른 계획은 없었지만, 어느 날 왜인지 '혼자 여

혼자 밥 먹는 게 뭐 어때서(1)

2024-08-02T08:24:47Z

휴학을 했었다. 대학바카라 사이트;nbsp;졸업이 코앞에 들이닥친 4학년 2학기에 한 학기를 쉬었다. 졸업 유예라 부르는 게 더 어울릴바카라 사이트;nbsp;그런 휴학이었다. 어쩌다보니 4학년이 되었는데, 졸업 후 무엇을 해야 할 지 막막했다. 당시 나는 언론사 입사를 꿈꾸고 있었고, 언론고시라 불리는 험난한 시험을 나 따위가 해낼 수 있을지바카라 사이트;nbsp;자신할 수가 없었다. 꿈은 무슨. '나를 받아주는 데가

배고픈 건 역시 슬픈 일이지

2024-07-24T02:53:10Z

니체였던가. '자유란 자기 책임에 대한 의지를 갖는 것'이라고 말했던 사람이? 사실, 누구의 말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무슨 선택을 하든 결과를 기꺼이 책임지겠다는 의지! 그러니까 내가 고른 메뉴가 맛이 있든 맛이 없든 밥값은 반드시 내야 한다는 그런 말인 거다. 메뉴 선택권이라는 자유를 누렸으니, 밥값으로 책임을 다하는, 그런 게 세상의 이치라는

급식, 짜릿했던 바카라 사이트;nbsp;그날의 기억

2024-07-20T07:26:32Z

언제부터 급식을 했더라? 정확한 시기는 기억나지 않는다. 무엇이든 물어보는 네이버 백과사전을 찾아보니 1998년부터바카라 사이트;nbsp;모든 초등학교에서 급식이 실시, 꾸준히 확대돼 2003년에는 전국 초중고에서 전면 시행됐단다. 학교마다 조금씩 달랐으리라. 나는 아마도 중학교 졸업바카라 사이트;nbsp;무렵 급식을 시작했던 것 같다. 어머니가 바카라 사이트;quot;어우, 이제 도시락 안 싸도 된다바카라 사이트;quot;하시며 싱크대 2

국민학교에 도시락 싸가신 분?

2024-07-10T02:48:02Z

가끔, 그런 순간을 만난다. 익숙한바카라 사이트;nbsp;대상이 낯설게 보여 한참을 바라보게 되는 순간. 점심이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았을 때 딱 그런 느낌을 받았다. 매일매일 세 번이나 맞이하는 끼니 중바카라 사이트;nbsp;하나. 그 정도 느낌으로 친숙한 단어였지만, 點心이라는 한자어를 보고서는 그 단어가 낯설게만 느껴졌다. 어라, 이렇게 깊은 뜻이? 나는 마음에 점을 찍으며 살고 있나, 스스로

'뭐 먹지'와 '뭐 하지' - / 프롤로그 /

2024-07-02T21:40:59Z

바카라 사이트;ldquo;점심시간에 대해 써보면 어때요?바카라 사이트;rdquo; '점심'이라는 주제를 추천해 준 건 J였다. 나의 글과 삶과 생활, 그 대부분을 알고 있는 친구이자 출판업 종사자이기도 한 그녀. 내가 아는 한 J는 타인에게 권유나 제안 같은 걸 쉽게 하는 사람은 절대 아니었다. 그런 J의 제안이라니. 절로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역시나. J가 말하는 점심이라는 주제는 들으면

버거와 버거움에 대하여

2024-06-30T15:55:54Z

나는, 아버지를 닮았다고 생각했다. 별 근거는 없었다. 그냥, 그럴 것바카라 사이트;nbsp;같았다. 딸은 아버지를 아들은 어머니를 닮는다고, 사람들이 말했으니까. 아버지에게서바카라 사이트;nbsp;닮고 싶은 구석 같은 건 정말 하나도 없었다. 알코올중독으로 세상을 떠난 아버지의 삶에서 본받고 싶은 점? 그런 게 있을 리가.바카라 사이트;nbsp;건초 더미에서 바늘 찾기 정도의 난이도와 맞먹는 문제였다. 그럼에도, 삶의

이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