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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카라 내추럴나인에서 만나다


"바카라 내추럴나인"


해외 출장이 잦은 바카라 내추럴나인을 마중하는 공항. 함박 미소 지으며 나오는 내 바카라 내추럴나인 다니엘도 어느새 서른이 훌쩍 넘었다. 어릴 때는 잠시 이별에도 눈물짓던 바카라 내추럴나인이 장성한 지금은 나의 울타리가 되어 준다. 엄마 힘드니까 알아서 귀가하겠다는 바카라 내추럴나인을 일부러 마중하는 시간. 이것이 나에게 큰 기쁨 이란 것을 녀석은 알고 있을까?


바카라 내추럴나인이 세 살 때부터 나는 싱글맘으로 아이를 키웠고 화살 같은 삼십 년 세월이 흘렀다. 늘 바쁘고 힘들어하는 나에게 위로가 되었던 바카라 내추럴나인. 어쩌면 혼자서 견뎌낼 수 없었던 무거운 시간 동안 잘 살아내도록 버팀목이 되어준 바카라 내추럴나인에게 엄마는 고마운 마음이 훨씬 더 크다.


탈없이 잘 먹고 잘 크는 바카라 내추럴나인의 최애 음식은 후라이드 치킨이었다. 사춘기 한창 일 때는 앉은자리에서 두 마리도 뚝딱 해 치우는 바카라 내추럴나인을 보며 한때이려니 생각했다. 그러나 삼십 년 내내한 번도 바뀌지 않는 그의 취향은 아직도 치킨이 베스트 음식이니 참으로 한결같은 식성이다. 바쁜 엄마에게 녀석의 치킨 사랑은 때로 도움이 되기도 했다. 군에 면회 갈 때도 닭 두 마리면 최고라고 쌍따봉을 날리던 바카라 내추럴나인.


바카라 내추럴나인은 엄마가 닭고기를 못 먹는 줄 알았다고 했다. 한 조각이라도 바카라 내추럴나인 입에 더 넣어주고픈 엄마의 마음을 알 리 없는 바카라 내추럴나인. 엄마는 자장면이 싫다고 했던 노랫말처럼 치킨을 못 먹는다는 나의 말을 철석같이 믿었던 녀석이었다.


고마운 세월이 흘렀다.

아름답게 밝혀진 바카라 내추럴나인를 건너 집으로 가는 중 아들은 콧노래를 부르며 배달앱을 구동시켰다. '허니 점보 윙' 엄마가 닭날개를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된 순간부터 아들이 꼭 주문하는 치킨메뉴이다. 귀국길이 즐거운 건 치킨 먹을 생각 때문이라며 엄마가 보고 싶었다는 말을 돌려 말하는 아들과의 행복한 드라이브. 바카라 내추럴나인를 달리는 밤. 언제나 건강한 기쁨이 아들에게 함께 하기를 기도하는 엄마도 행복한 가을밤이었다.


그날도 집 앞에는 배달된 음식이 먼저 와서 우리를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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