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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도 배우는 수학 바카라

시조짓기


방금 바카라에서 돌아온 아이가 '엄마 나 시조 지어왔다.'며 자랑스럽게 문제집을 건낸다.

엥? 시조? 국어 바카라 아닌데...

수학바카라 다녀왔는데 뭔 헛소리인가 싶어서 살펴보니.


바카라


바카라가



비오듯 어떠하리 망한듯 어떠하리


손안의 연필은 오답을 향하리


오늘도 10시에 집가게 생겼네.




너무 어이가 없어서 화도안났다. 같은바카라 보내는 엄마들 단톡방에 수학 보내놨는데 국어까지 배워온다고 개이득이라며 올렸더니만


-개이득이래... ㅋㅋㅋㅋ

-잘쓰긴 했네요.

-캬~ 역시 남달라요. 후작가님 멋지당

-와~~! 후군 센스보소!! 넘 잘 짓는다 ^^


그쵸? 잘 썼죠? 저도 옆집 애가 이렇게 해오면 너무 신통방통 어이없어 귀여울것 같아요. 하지만...친자라서..이방원이 정몽주 회유할 때 썼던 '하여가' 처럼 써봤단다. 누구는 나라의 건국을 도모하며 시조를 짓는데 넌 오답을 회유하니? 아 저녁도 주기 싫구나.


이방원이 정몽주를 회유하기위해 하여가를 보냈다면 내 마음을 담아 너에게 단심가(바카라)로 답하리라.



바카라


문제를 풀고 풀어 백번을 더 고쳐도


비내리는 오답비로 넋이 나가 화가 나네


백점을 향한 일편단심이야 가실줄 있으랴



내가 낳았어. 누굴 탓해. 재 나랑 하는 짓이 똑같아. 으엉으엉.

아이한테 바카라를 보여줬더니 엄마 쌍따봉이라며 소리내어 웃으며 좋아한다.

다음에는 뭘 지어올라나. 이제 슬슬 기대된다.

어떻게 길들여졌어. 정신차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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