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세계관에 따라 천국에 가게 된다면 인생 모든 순간은 천국으로 가기 위한 여정으로 의미가 부여될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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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의 영겁회귀 세계관에 따르면 단지 한 사이클을 마무리한 것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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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 세계관에 따른다면 유전자를 남겼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통해 평가될 것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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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저는 그 대신 인생의 과정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기로 선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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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충실하고 즐겁게 보내자' 정도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뭔가 조금 유치하게 들립니다. 욜로는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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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생각을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되었던 아래 구절을 소개합니다.
1.여행은 일상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꿈꾸는 그곳은 이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지금, 만족스럽지 못하다면, 그곳에서도, 그때, 불만족스러울 것이다.매일 먹는 바게트가 지겨울 테고, 대화할 상대가 없는 일상의 외로움에 몸서리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다. 그땐 그것이 또, 일상이 되기 때문이다.그러니 나의 의무는, 지금, 이곳이다. 내 일상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것, 그것을 내 것으로 만드는 것, 그리하여 이 일상을 무화시켜버리지 않는 것, 그것이 나의 의무이다.(모든 요일의 기록, 김민철, 북라이프)
2. 저는 쾌락은 일회적이라고, 행복은 반복이라고 생각해요. 쾌락은 크고 강렬한 것, 행복은 반복되는, 소소한 일상에 있는 일들이라고.그래서 제가 항상 이야기하는 습관론이 나오게 되는데, 행복한 사람은 습관이 좋은 사람인 거예요.(중략) 아침에 일어나면 어제와 같은 그 시공간 속에서 일단 습관으로 대부분의 시간을 채우고, 최소한의 결정이 남는 시공간을 여집합으로 두는 거죠. 밥을 하루 세 번 먹는다. 세 번 중 한 번은 가족과 먹는다. 점심은 동료들과 밖에 나가서 사 먹는다. 그다음에는 커피를 마신다. 시간이 잠깐 나면 눈을 붙인다. 오후에 책을 30분 읽는다. 주말에는 고교 동창들과 낚시를 하러 간다. 이런 것들일 텐데요. 우리 삶을 이루는 것 중 상당수는 사실 습관이고, 이 습관이 행복한 사람이 행복한 거예요. (이동진 독서법, 이동진, 예담)
3. 다만 마지막 순간에 이르러 내가 못내 아쉬운 것은, 왜 그렇게 하지 못했을까 슬픔과 후회 속에서 안타까워하는 것은, 지금의 네가 하찮다고 느끼는 것들이다.하찮은 이들. 가족, 친구, 나를 사랑해주던 이들. 나는 그때 그들을 돌보지 않았다. 왜 그때는 세상이 그렇게도 거대해 보였는지. 세상의 눈치를 보고 그들의 비위를 맞추는 동안, 나는 사랑하는 이의 손을 잡지 못했고, 그의 맑은 눈동자를 마주하지 못했다. 행운처럼 주어진 맑은 계절에 함께 걷지 못했고, 흐려지는 날이면 함께 울지 못했다. 나는 이제야 이렇게 생각한다. 한 번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잠시나마 그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나는 다른 것이 아니라 아름답던 그의 얼굴을 보고, 그의 손을 잡고, 서로의 어깨에 기댈 것이다.(우리는 언젠가 만난다, 채사장, 웨일북)
'지금 여기서 행복하지 못하다면 이후에도 행복하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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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 군인, 취준생 시기처럼 미래의 행복을 위해 잠시 현재의 행복을 미루어야 할 때도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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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조차 '행복해지는 사소한 습관' 하나씩은 있어야 하고 주변의 소중한 사람을 챙길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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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해지는 사소한 습관'은 미래에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예행 연습이 되고, 힘든 현재를 버틸 수 있는 꽤 커다란 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하다못해 초코 우유, 커피 우유 사먹기라도요. (제 기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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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주변의 소중한 사람은, 물론 내가 힘들 때 도움을 받기 위해 챙겨야 하는 것도 있어요. 하지만 누군가에게 버팀목이 될 수 있는 사람,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된다는 것만큼 뿌듯한 일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기도 합니다. (아직 정확히 어떤 기분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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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행복해지는 사소한 습관'은 무엇이고, 힘든 상황에서도 꼭 챙기고 싶은 사람은 누구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