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기에 사랑했던 책,<지팡이 경주를 다시 펼쳤다. 600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에도 몇 번씩 복습했던 책이었다. 초등 고학년에 읽은 어린이 도서였지만, 이야기가 담고 있는 무게는 어른이 된 지금에서야 온전히 느껴지는 것같다.
갑갑한 일상의 어느날,'아현'의앞에 열린 다른 바카라 배팅의 문. 두 바카라 배팅의 통로가 열린 이유는 도망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반대편 바카라 배팅의'뮌'은 말한다. 그때의 나는 떠나고 싶어서 이 책을 좋아했다. 어른이 된 나도 여전히, 떠나고 싶다.
그곳에서라면 나같은 사람도 제대로 살아갈 수 있을까.
뮌도, 르겔도, 우리도 '제대로' 살아갈 수 있는 어딘가를 갈망한다. 그러나'이곳'에서도우리는제대로 살아갈 수 있다고 아현은-작가는 말한다.
'완전한 바카라 배팅' 시리즈의 다른 작품, <아무도 모르는 색깔를 교차로 읽고 나니,스물일곱이 된 지금에서야 완전한 바카라 배팅를 알 것 같다. 완전한 바카라 배팅는 어른의 바카라 배팅였다. 변화를 두려워하고, 소수를 배척하는 바카라 배팅. 반대편의 불완전한 바카라 배팅는 아이의 바카라 배팅이자, 희망을 잃지 않은 마이너리티의 바카라 배팅의 집합이다. 그렇기에 불완전한 바카라 배팅에서온 자가완전한 바카라 배팅를 흔들고 비워내야만 바카라 배팅가 유지될 수 있다. 안타깝게도 이 책이 쓰여진 2007년보다도 지금의 바카라 배팅는 더욱 '완전한' 방향으로 가는 것 같다.
김혜진 <지팡이 경주 (2007, 바람의 아이들)
내가<지팡이 경주를 다시들추게 되는 이유의 8할은'뮌'이다.표면적인 주인공은 완전한 바카라 배팅로 넘어간 아현이지만, 이 이야기의 시작과 끝은 뮌을 빼고 말할 수 없다.나이가 들어 뮌을 다시 만날 때마다 애틋함이 더해진다.호수섬의 사람들은 모두붉은 머리, 쌍둥이로 태어난다. 그 규율을 깨고 뮌은 검은머리 외동으로 태어나 불길함의 상징이 됐다. 유능함을 인정받았음에도그의 외양과 배경은스스로에게낙인과 같다. 그를 더욱 병들게 하는 것은그와 르겔을둘러싼 시선이다.르겔왕자는 불행이, 그는 불행을 먹는 아이가 되어사람들의 입에오르내린다.뮌을 아끼는 르네조차도 뮌이 왕자의 곁에 있기에 불행하다고 여긴다.
나는 모르겠어. 뮌은 왕자님 옆에 있어서 불행해진 걸까?
왕자, 르겔에게 뮌은 내면을 비추는 거울과 같다. 르겔도 뮌처럼형제가 없지만모두에게그 사실을 숨긴다. 도망치려 했다는 사실도, 등에 낫지 않는 상처가 있다는 사실도 숨긴다. 르겔은 숨김없는 뮌을동경한다. 그러나숨긴다는 선택지조차 없었던 뮌에게는 그마저 기만일 수 있다. 뮌이 없었다면 르겔은 저주받은 왕자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왕자가 없었다면 뮌이 불행의 아이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닮은 두 사람은 '너만 없었다면'에서 비롯된 원망으로 서로를 상처낸다. 그러면서도 모든 비밀을 아는 형제로서 서로를 외면하지 못한다.
바카라 배팅함을 갈망했던 두 사람은이상을 보여주는 '근원'에서 길을 잃는다. 만약 그들이 붉은 머리나 진짜 형제따위의 바카라 배팅함을원했다면 그것을보여주는 근원에서 나올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두 사람의 갈망과 후회는 서로가 함께했던 과거에 있었기에, 과거에서 길을 잃었고 현재에서길을 찾을 수 있었다. 케케묵은 관계의 매듭을 잘라내고, 불바카라 배팅함을 고백하고, 두 사람은 다시 한 번 시작한다.
뮌과 르겔은 동화 밖에도 존재한다. 남들과 다른 이들, 그래서 탓하기 쉬운 이들. 이들이 한 발짝 행복에 가까워진 결말은 그저 동화이기에 가능한 것일까. 결말에서 뮌은 르겔에게 돌아올 것을 약속하며 르겔을 떠난다. 불완전한 이들의 연대가 마냥 따스할 수는 없다. 서로의 닮은 상처를 마주하는 일은 거울로 상처를 후벼파는 일과 같다. 그러나 불완전한 형제가 있기에 정체된 이상에서 가능성의 바카라 배팅로 다음 걸음을 딛을 수 있다. 멀리 있어도 두 사람은, 그리고 불완전한 자들은 언제나 연결되어 있을 것이다. 언제든 서로에게 돌아올 준비를 하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