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바카라 배팅했습니다, 서른다섯 일상이
내 필명(?)을 '바카라 배팅 제이드'로 지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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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믿음은 나이를 먹으면서 저절로 깨졌다. 스물셋이 되어도, 바카라 배팅이 되어도 나는 여전히 나였다. 걱정과 불안은 방치해둘 경우 심해지면 심해졌지 저절로 나아지지는 않았다. 걱정과 불안은 그나마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할 때 사그라들었다. 일기에 내 불안을 솔직히 고백할 때, 딱 그만큼은 불안이 줄어드는 것 같은 경험을 하곤 했다.
그런 내가 바카라 배팅/유튜브를 시작할 때 제일 고민했던 건 당연히도 '필명/채널명 정하기'였다. 설렘보다는 불안이 앞섰다. '완벽한 이름을 정해야만 해. 모두가 부르기 쉬우면서도 남들과 겹치지 않고 독특하면서도 익숙한 느낌이 드는 그 무엇을 골라야만 해'라는 압박이 나 자신을 짓눌렀다. 이름을 정하지 못해 한동안 글쓰기를 시작조차 못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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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바카라 배팅함'이었다.
20Jacek Smoteron21
'제이드'는 내 이름의 뜻에서 따온 이름이다. 결국 '제이드'는 '나'고, '바카라 배팅'은 '제이드'를 설명하는 표현이다.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이 '바카라 배팅 나'라는 뜻이다. 영어로는 'Peaceful Jade'. 나는 이 이름을 내 브런치와 유튜브의 필명/채널명으로 정했다. '누가 보면 되게 평온한 사람인 줄 알겠네' 하며 웃은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는 그 누구보다도 불안이 가득한 인생을 살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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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로 두 번째 '안 편안합니다, 서른다섯 일상이' 브런치북을 마감하려 한다. 나는 이제 서른여섯이 되었다. (만 나이 도입 어쩌구로 도로 어려질 거긴 한데 어쨌든 1월 초 기준 한국 나이로는 서른여섯이다) 서른여섯의 내가 서른다섯의 나보다 대단히 안정적이고 인격적으로 성숙한 사람이 될 것이라는 기대는 이제 버렸다. 다만 내가 조심스럽게 믿어보는 미신은 '사람은 이름 따라간다'는 것이다. 나는 서른다섯부터 '바카라 배팅 제이드'로 살았다. 그러니 서른여섯의 나는 서른다섯보다는 아주 조금은 더 편안해지지 않을까? 일단은 그렇게 살려고 노력해볼 것이다. 서른여섯의 내가 만들 브런치북의 이름은 '편안합니다, 서른여섯 일상이'이길 바라보며 이 글을 마친다. 2023년의 나,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