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다니던 직장에서 사내 동아리로 매 월 디지털 마케팅이나 브랜딩과 관련한 책을 읽는 독서모임을 했다. 첫 모임에서 팻플린의 책 <슈퍼팬을 읽고 각자 자신이 생각하는 '슈퍼팬'을 가진 브랜드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독서모임 멤버 중 한 명이 바카라 루쥬를 이야기하며 그들의 유튜브 채널 'MoTV'를 보면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과정부터 회의하는 모습까지 하나하나 구독자들과 함께 공유하며 열광적인 팬들을 만들어나간다고 알려주었다.
유튜브 피드를 뒤적거리며 재미있는 영상 없나 이것저것 눌러보던 어느 날, 동료의 말이 불현듯 떠올랐다. 바카라 루쥬를 검색해서 공식 채널에 있는 영상 썸네일을 쭉 훑어보니, 창업자가 퇴사하는 순간부터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성장 앨범처럼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이제 막 브랜드를 세팅하는 창업 초기여서 정신없었을 텐데, 유튜브 영상 퀄리티가 높은 게 인상 깊었다. 유명 인플루언서인 당시 전) 배달의 민족 마케터 숭과 뀰 듀오가 참여했던 두낫띵클럽도 보이고, 다른 기업이나 브랜드와 협업하는 과정을 기록한 영상들도 눈에 띄었다.
바카라 루쥬라는 브랜드에 관심이 생겨 그들이 쓴 책 <프리워커스도 읽고 유튜브 영상들도 하나씩 챙겨보며 마치 염탐이라도 하듯 그들을 지켜보던 어느 날, 인스타그램 피드에 바카라 루쥬 더현대서울 팝업스토어 공지가 떴다. 마침 내가 좋아하던 전 직장 동료와 약속이 있었는데 그분도 마케터라서 같이 가보면 좋을 것 같았다. 예상했던 대로 안 그래도 바카라 루쥬 공지를 보고 관심 있었다며 흔쾌히 승낙한 동료와 함께 더현대서울 지하 1층에서 진행한 바카라 루쥬의 팝업스토어에 갔다.
팝업스토어는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은 공간에 바카라 루쥬의 다양한 상품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직장인들이라면 공감할 'Small Work Big Money'와 같은 메시지들이 담긴 문구, 의류 등 상품들을 하나씩 살펴보고 공간 구성을 어떻게 했는지도 눈에 담았다. 바카라 루쥬가 직접 만드는 상품이 많은 편은 아니라서 보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진 않았다. 솔직히 말하면 더현대서울에 볼 일이 있어서 들린 김에 방문하는 거라면 모를까 따로 시간을 내서 오기에는 볼거리가 다양하지는 않았다.
구경을 얼추 다 하고 저녁을 먹으러 가기 전에 내가 좋아하는 메시지와 바카라 루쥬의 캐릭터 모죠가 그려진 스티커 몇 개를 집어 들고 계산대로 갔다. 계산을 다 하고 옆을 보니 인스타그램 계정을 팔로우하면 성냥을 주는 이벤트와 정확하게 기억은 나지 않지만, 구매자들 대상으로 스티커를 하나 골라서 가져갈 수 있는 이벤트를 동시에 하고 있었던 것 같다. 내가 바카라 루쥬의 브랜딩에 감탄한 때는 바로 이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