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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가을

11월 마지막 바카라 룰를 거두며

바카라 룰야! 옴짝달싹할 수없었던 건 몸보다 마음이었던 올해가 다 끝나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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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혹적이며 화려했던 정원은 가을과 함께 마른 무덤처럼 사그라들고 있었다. 3년 전 "이래선 안 되겠어. 일 년 내내 곳곳에 서서 중심을 잡아주는 식물을 심어야겠어." 그래서 고른 것이 상록 바카라 룰이자 사계절 꽃을 피우는 사계 바카라 룰였다.


어릴 적 기억과 작은 경험들은 중요하다. 어른이 된 다음 우리는 그 기억을 풀어내며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 한 축을 구성할 수가 있는데, 내가 바로 그 상황에 해당된다. 어려운 시대에 골병이 들 만큼 다섯 자식 키우느라 힘들었을 엄마는 작은 꽃밭을 가꾸셨다. 바카라 룰라고 해봐야 그 옛날엔 단 한 종류 빨간색 바카라 룰였다. 어느 날 물새 한 쌍이 바카라 룰나무에 알을 낳았는데 에메랄드그린이었다. 얼마나 신비로웠던지 그 광경은 그 후 오랫동안 내 마음에 둥둥 떠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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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 장6종과중간 크기(중륜)와 큰 송이(대륜)의 바카라 룰를 세심하게 골랐다. 흑바카라 룰, 빨강 바카라 룰는 정원 중심의 왼편으로, 핫핑크, 연분홍은 제일 가장자리로, 보라, 연보라 바카라 룰는 중심에 가깝게, 정 중앙엔 아이보리, 주황, 코랄, 그 옆에 진노랑과 연노랑 바카라 룰를 심었다. 흰색 바카라 룰의 아름다움을 탐하여 세 그루는 산책하며 손을 뻗을 수 있는 거리에 심었다. 겨울엔 등겨와 커피 가루를 덮어 잘 안착하게 도왔더니 묘목에서 나무로 자라났다.



작년 이맘때쯤 인연을 맺은안사돈(큰아이의 시어머니)인편이 닿는 대로 꽃과바카라 룰를보냈. 코로나 시대의 답답한 서울 칩거에 위로가 될까 해서였다.정작 화려한 멘트로 감사를 전해온 건 바깥사돈이었다. 5~6절정이었던바카라 룰는작은 아이도시공간에서향기를 풀어내피었다. 부득이하게집에서 사람을 만나며 서로 조심하는시간 동안바카라 룰가사랑스러웠다는 후문과 사진을 보내왔다.


11월 정원의 바카라 룰는 오롯이 내 몫이 되었다. 영하로 내려가기 직전까지 꽃을 피우는 강한 모습이 볼만하다. 늦가을 쌀쌀함이 시작되면 바카라 룰 꽃잎은 부드럽거나 매끈하지 않다. 섬세했던 바카라 룰잎은 미니 뻥튀기처럼 도톰해졌고, 꽃의 크기도 많이 줄어들어 대륜 바카라 룰는 미니바카라 룰가 된다. 꽃잎 표면은 갑자기 소름이 돋은 인간의 피부에 나타나는 징표를 보이며 오돌토돌하다. 색감조차 날씨로 인해 싹 변해버렸는데 농축 자체다.



줄기와 잎에 가위를갖다 댄다.매혹적인 컬러일수록 정말이지 그 가시가매섭다. 스치기만해도 피부를 확 긁어버리거나 피흘리게 한.군데군데 잘라놓은 바카라 룰를 집 안으로 들이려면 다시코팅 장갑을 써야했다. ~그런데 꽃에서 첫 잎이 나는 바카라 룰의 기다란 목 부분을 잡아보니매끈하다(참고:첫 번째사진).아무리 맨손으로 움켜잡아도 상처가 나지않는다.목이 긴 사슴 인양 바카라 룰목을붙들고 썬 룸으로 데려왔다.바카라 룰는 온기 가득한 집곳곳에서 천천히 잎을구거나피어나는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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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과 향이 좋은11월바깥일이줄어들어정원주인은방학맞았다.다소 황당하지만, 상상력 천재이며 어른을 위한 우화인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책 '나무'와,중국 역사 드라마 삼국지와칭기즈 칸,진시황천일 야화처럼새벽까지보고 있다. 책으로읽고 또 읽었지만 헷갈리던 스토리가 영상으로 펼쳐지니일목요연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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