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윤서가 태어난지 벌써 10개월이 되어간다. 시간 참 빠르다. 걷지는 못하지만 빛의 속도로 기어다닐 수 있고, 아빠는 못하지만 엄마라는 단어는 입에 달고 산다. 첫째와 다르게 뭐든 눈에 보이면 입으로 가져가고 밥투정 없이 무럭무럭 잘 크고 있다. 이뻐 죽겠다. 딸바보까진 바카라 노하우지만 조만간 될 것 같다. 윤우 캐어하랴 많이 못 안아주는 게 미안할 따름이다. 이래서 둘째는 알아서 큰다고 하는 건가.
첫째 바카라 노하우는 동생을 어린이집에 다녀오면 동생부터 찾으면서도 동생을 향한 시기와 질투로 인해 이전보다 더 애기처럼 변했다. 얼마 전에 착한 일을 할 때마다 칭찬 스티커를 붙여서 30개를 모으면 갖고 싶은 걸 사주는 시스템을 도입했는데 이거 때문이지 요새 이쁜 짓을 많이 한다. 바카라 노하우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와이프는 어쩜 그렇게 사랑스럽게 아들을 쳐다보냐고 어이없어한다. 바카라 노하우는 말문이 트이고 하고 싶은 말들을 모두 내뱉는 시기라 같이 대화를 하다 보면 아기 때보다 지금이 더 귀여운 것 같다.
아이 둘 키우는 거 정말 힘든 일이지만 힘든만큼 많이 웃는다. 바카라 노하우이 없었으면 내가 하루에 몇 번이나 웃을까 라는 생각을 종종하는데, 꼭 웃긴 일이 있어서가 아니라 어이가 없어서 혹은 그냥 사랑스러워서 자주 웃는다. 아니면 이전에 올렸던 인스타그램에 바카라 노하우의 사진과 동영상을 보면서 한번 더 웃는다. 그게 육아로 인한 힘듦과 피로를 조금은, 아니 아주 많이 잊게 해준다. 애들과 같이 나들이를 가려다가 옆집 아줌마를 만났다. 서로 인사를 하고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데 아주머니는 우리에게 이런 말을 했다.
이 때가 가장 행복했어요. 바카라 노하우 웃게 되잖아요. 저는 그랬어요.
옆집에 사는 바카라 노하우은 딸만 둘인데 나이가 초등학교 고학년 즈음 되어 보인다. 내게는 까마득한 미래의 모습이지만 애들이 크는 걸 보면 금방 올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이제 아빠라는 단어가 어색하지 않다. 우리 둘이 살았으면 일 년에 여행 두세번 다니고 보고 싶은 넷플릭스 맘껏 보면서 영화관도 가고, 흑백요리사에 나온 쉐프들 레스토랑도 다니면서 데이트도 했을텐데 애기 둘이 있는 상황에서 이런 건 다 버킷리스트에 들어간다. 그렇다고 뭐 후회하는 건 아니고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게 있구나 라는 생각을 종종 한다. 나중에 애들이 성인이 되면 그동안 못했던 거 맘껏 할 수 있으려나.
그나마 우리가 밖에 돌아다니거나 일을 하고 가끔 취미 생활을 할 수 있는 건 장모님의 배려 덕분이다. 이번 주에도 윤우랑 놀이동산을 가기로 했는데 윤서를 장모님이 봐주셔서 셋이 오붓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듯하다. 항상 죄송스럽고 잘해드리고 싶고 이제는 진짜 가족처럼 느껴지는 장모님은 내가 결혼을 잘했구나 라는 생각을 들게 하는 이유 중 세 손가락 안에 든다. 서울 근교 도시로 이사를 가면 지금보다 넓은 집에서 살 수 있겠지만 지금 사는 곳을 떠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바카라 노하우를 봐줄 수 있는 장모님이 가까이 계시기 때문이다.
조부모의 보살핌 없이 바카라 노하우 둘을 키우는 집은 얼마나 힘들까. 나름 적응을 하겠지만 별로 상상하고 싶지 않은 그림이다. 윤서가 조금 크고 걸어 다니면 해외여행도 한번 가보고 싶다. 처음이니까 가까운 일본? 아니면 발리? 참 행복한 상상이다. 오늘 하루도 무사히 즐겁게 지나가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