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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수채화

선착순이라는데…

아침 산책을 나가는 길에 게시판의 광고문이 눈에 들어왔다. 주민센터에서 하는 풍경수채화 회원모집이었다. 으음, 눈이 번쩍한다. 3개월간 매주 수요일 저녁시간대라니, 매번 출석은 힘들더라도 70% 정도는 출석할 수 있을 것 같다. 등록요건은 월요일에 선착순으로 접수마감한단다.


“저거 어때 보여? 나두 가두 될랑가?“


홍여사 가라사대, 저기 다니는 사람들 바카라 총판 좀 그리는 사람들이야. 초보가 가면 완전 기죽어. 하면서 주민센터 강좌가 끝난 후, 전시회까지 열었던 사진들을 보여준다. 해바라기 바카라 총판이 유난히 많았는데, 한동안 해바라기 바카라 총판이 집에 재물인가 행운인가 암튼 뭔가 좋은 것을 가져다 준다고 해서 유행했던 적이 있다. 그래서 그랬을까? 지금도 유행인지는 모르겠다.


나두 완전 초보는 아니잖어. 비록 독학으로 그려본 거라 근본은 없지만 말이야. 뭐, 가보란다. 뭐라도 배우는 거는 좋은 거지. 근데 갈 시간을 만들 수 있나? 일주일에 하루니깐 어찌 짬을 낼 수 있지 않을까. 지방출장만 겹치지 않는다면, 늦은 저녁이니깐 다녀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월요일에 홍여사가 선착순 등록을 해주고 오겠다는 약속을 했다.


선으로 먼저 그려 넣은 스케치에 비하여, 색을 입히면 안 배운 티가 팍팍 난다고 늘 구박하던 홍여사. 업그레이드 될(?) 바카라 총판을 보기 위하여 과연 월요일에 나를 대신해서 선착순 접수를 해 줄 것인가. 살짝 못 미더운 구석이 있는 우리집 홍여사. 출근길에 차에 태워 주민센터에라도 데려다주고 출근을 해야 하려나.


바카라 총판을 그릴 생각에 오랜만에 스케치 한 장. 예전에 한번 그렸던 곳인데, 다시 그렸더니 처음에 그린 것만 못한 것 같다. 아무개님의 말처럼 몸의 근육도 꾸준히 키워야 하고, 글쓰기의 근육도 꾸준히 키워야 하고, 바카라 총판 그리기의 근육도 마찬가지일테지. 재능이 없으면 꾸준함, 성실함, 시간 뭐 그런 걸로 메꾸어야지 별 수 있나. 라고 생각하면서도 대체로 게으름이 하고픈 마음을 이기는 의지박약자라서 어찌될랑가 모르겄다.

바카라 총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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