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밤을 잤고 셋째날을 맞았다. 역시 아침은 호텔 2층 식당에서 먹었다. 든든히 먹고 호텔을 나섰다. 전날은 하루 종일 걸었지만 이날은 지하철과 바카라 드래곤를 많이 이용하기로 했다. 먼저 오전에루쉰바카라 드래곤과 1933老场坊을 가기로 했다. 오후엔大洋晶典·天安千树와 그 옆上海M50创意园을 보는 거로 계획을 잡았다.
루쉰바카라 드래곤은 가기가 쉽다. 호텔 부근 老西門 지하철역에서 지하철을 타면 한번에 그곳까지 갈 수 있기 때문이다. 虹口足球场역에서 내렸다. 지하철역 이름이 루쉰바카라 드래곤이 아니고 훙커우축구장이다. 축구장이 바로 루쉰바카라 드래곤과 붙어 있다. 바카라 드래곤보다는 축구장을 사람들이 더 많이 찾는 모양이다. 루쉰바카라 드래곤은 원래 이름이 훙커우바카라 드래곤이었다. 1932년 윤봉길 의사가 이곳에서 폭탄을 던져 일본 고위층을 폭살했던 곳이다. 그러니 한국인에게는 아주 뜻깊은 장소다. 그런데 이 바카라 드래곤 안에 루쉰의 유해가 이장되면서 루쉰바카라 드래곤으로 불리기 시작했고 1988년에 정식으로 루쉰바카라 드래곤으로 이름이 바뀌었단다. 바카라 드래곤 안에 루쉰기념관이 있다.
바카라 드래곤 안으로 들어설 때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도처에 사람들이 무리 지어서 춤을 추거나 체조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은 대체로 노인들이었다. 노인들이 참 부지런하고 열정적이기도 하다. 어떤 곳에선 수십 명이, 또 어떤 곳에선 십여 명이, 어디선 너댓 명이, 그리고 어떤 데선 심지어 혼자서 무언가 율동하고 있었다. 가히 춤과 체조의 세상이었다. 한편으로 한 구석에는 서울대바카라 드래곤처럼 놀이시설도 있었다. 아침이라 아직 시작을 하지 않아서 그렇지 놀이기구들이 하루 영업을 준비하고 있었다. 좀 더 안으로 들어가니 루쉰기념관이 있었다. 루쉰은 중국 근대문학의 선구자와 같은 인물이다. 아큐정전은 그의 대표작으로 알려져 있다. 루쉰이 "한자가 사라지지 않으면 중국이 망한다."라 했다는데 그의 예언은 실현되지 않았다. 한자를 쓰면서도 중국은 미국과 패권을 놓고 겨루는 정도에까지 왔지 않나. 바카라 드래곤을 걸으며 끊임없이 춤을 추거나 체조하는 사람들과 마주쳤다. 루쉰바카라 드래곤은 여간 사람들이 즐겨 찾는 바카라 드래곤이 아니었다. 수목도 꽤 울창했다. 심지어 야자수도 보였다. 바카라 드래곤 가운데는 호수가 펼쳐져 있었고 오리 같은 동물들이 유유히 노닐고 있었다. 그런데 윤봉길 의사의 유적은 대체 어디 있단 말인가. 좀체 나타나지 않더니 한 바퀴 거의 돌 무렵 윤 의사의 유적지인 梅軒이 가까워졌다. 바카라 드래곤 안 팻말에 씌어 있었다. 그리고 놀라운 것이 그곳은 입장료를 내야만 들어갈 수 있었다. 루쉰바카라 드래곤은 무료 입장이지만 바카라 드래곤 한복판에 있는 梅軒은 아니었다.
그래서인가. 알리페이로 입장권을 끊어서 들어가니 갑자기 고즈넉하다. 굳이 중국인들은 돈 내고 梅軒까지 오려고 하지 않는 것이다. 과연 자그마한 기념관 梅軒에 들어서니 사람이라곤 한국인 몇 명뿐이었다. 1층은 전시실이었고 2층에는 스크린에 윤 의사의 생애를 보여주는 영상물이 상영되고 바카라 드래곤. 윤봉길 의사는 거사 당시 불과 스물네 살의 청년이었다. 이미 순국은 결심한 터, 일본 요인들을 폭살한 후 체포되어 약 8개월 뒤 일본가나자와 육군형무소 공병작업장에서 결박당한 채 총탄에 맞아 장렬히 산화했다. 梅軒을 나와 좁은 길을 따라 걸었다. 아무도 없는 길을 말이다. 시끌벅적한 바카라 드래곤과 梅軒은 절연되어 있었다. 바카라 드래곤으로 나오기 위해서는 처음에 입장권을 사서 들어왔던 입구로 나가야 했다. 다시 시끄러운 바카라 드래곤으로 돌아왔다.
어디서나 춤추고 체조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지만 다른 색다른 광경도 목도했다. 길바닥에 물로 붓글씨를 쓰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붓을 물에 묻힌 뒤 한시로 보이는 글을 써 나가고 있었다. 그런데 그 글씨가 한눈에 보아도 여간 세련되지 않았다. 명필이라 해도 손색없는 글씨였다. 그들은 왜 저렇게 길바닥에 글씨를 쓰는 걸까. 자기만족일까. 남들에게 자기의 글씨를 자랑하고 싶어서일까. 돈을 바라는 것은 아닌 듯했다. 돈통이 없었으니까. 어쨌거나 한자의 본고장에서 맵시 있게 글씨 쓰는 사람들을 보는 것은 전혀 뜻밖의 경험이었다. 바카라 드래곤을 나오는 순간까지 사람들은 곳곳에서 무리지어 춤을 추고 있었다. 확실히 한국사람들과는 다른 점이었다. 한국에서도 이따금 노인들이 흥겹게 춤추는 모습을 볼 수 있기는 하나 루쉰바카라 드래곤 도처에서 본 장면과는 도무지 질적으로나 양적으로나 비교할 바가 못 된다. 루쉰바카라 드래곤은 내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루쉰바카라 드래곤을 나와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1933老场坊이었다. 그곳은 1930년대 도축장이었단다. 그 오래된 건물을 지금도 허물지 않고 살려서 관광지로 만들었다고 해서 찾아갔다. 가는 길이 쉽지 않았다. 걸어서 가기에는 너무 멀었고 일단 지하철을 타고 曲阜路역까지 갔다. 거기서 걸어가기로 했다. 실제로 걸어서 목표지인 1933老场坊까지 걸어서 갔다. 그러나 나중에 알고 보니 루쉰바카라 드래곤에서 바로 1933老场坊까지 걸어가는 게 차라리 더 가까웠다. 물론 길을 잘 모르기 때문에 쉽게 찾아가기는 어려웠겠지만 말이다. 어쨌든 터벅터벅 걸어서 1933老场坊을 향했다. 도중에 걷다가中共三大后中央局机关历史纪念馆이란 데를 발견했다. 전날 갔던 一大会址와 비슷한 기념관처럼 보였다. 들어가보았다. 무료였고 一大会址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규모도 작고 무엇보다 관람객이 나 말고는 아무도 없었다. 상하이에만도 공산당 역사를 기리는 기념관이 여럿인 듯했다. 빠르게 기념관을 둘러보고 나와 계속 걸음을 재촉했다. 도중에 거대한 의류 도매시장을 만났다. 마치 평화시장 같은 곳이었는데 사람이 별로 없어 좀 썰렁해 보였다. 어느 곳은 한국 상품을 주로 파는 듯 한국관이라 표시되어 바카라 드래곤. 차츰 1933老场坊이 가까워졌다. 上海市第一人民医院 앞을 지났다. 상당히 큰 규모의 병원이었다. 그리고 작은 다리를 하나 건너니 드디어1933老场坊이었다.
건물은 소스라칠 정도로 을씨년스러워 보였다. 마치 귀신이 나올 듯한 외관이었다. 건물 구조가 매우 독특했다. 5층쯤으로 보이는 건물이었는데 빙그르르 나선형 길이 나 바카라 드래곤. 그렇다. 이 비스듬한 나선형 길로 소, 돼지 같은 동물들이 이동하게 돼 있었던 것이다. 1930년대 이곳은 상하이에서 가장 큰 도축장이었다 한다. 건물을 헐지 않고 지금은 각 층마다 상점이며 예술공간 또는 체험공간으로 활용하고 바카라 드래곤. 그러나 비어 있는 공간이 더 많아 보였다. 90여 년 전의 도축장 건물을 돌아보는 마음이 싸했다. 1층에는 카페 같은 상점이 여럿 있었는데 스타벅스도 보였다. 1933老场坊을 나오니 맞은편에는 현대식 건물로 전시관 같은 게 서 있었고 그 옆으로上海国际设计交流中心이라는 건물이 바카라 드래곤. 이를 보아서도 상하이를 말할 때 건축을 빼놓을 수 없음을 알겠다. 1933老场坊 바로 옆에 고급 호텔이 우뚝 서 바카라 드래곤. 소피텔호텔이었다. 그 바로 옆에 을씨년스러운 옛 도축장이 있었으니 좀 어울리지 않아 보였다.
1933老场坊을 나와 시내로 향했다. 그런데 길을 모르겠다. 지하철역은 너무나 멀리 있고 택시를 부르지 않는 이상은 버스를 타는 수밖에 없다. 그런데 버스 노선을 모른다. 아니, 버스 노선 이전에 버스 정류장이 보이지 않았다. 가까이 있는 上海市第一人民医院 앞에 가면 버스 정류장이 있겠거니 하고 가보았지만 놀랍게도 그 큰 병원 앞에 버스 정류장이 없었다. 버스 정류장은 거기서도 한참 더 가서야 바카라 드래곤. 참 이상하다. 병원이면 드나드는 사람이 엄청 많지 않겠는가. 그런데 왜 병원 앞에 버스 정류장을 두지 않나. 상하이에서 계속 느끼는 의문이었다. 버스 정류장과 지하철 역은 늘 멀찌감치 떨어져 있고, 버스 정류장이 큰 병원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있으니 어찌 이상하지 않나. 노선을 잘 모르니 일단 아무 버스나 탔다. 220路였다.(番이라 하지 않고 路라 하는 게 특이하다.) 다행히 220路 버스는 시내 한복판을 지났다. 버스에 타서 苏州河를 건넜고 버스는 河南中路를 달려 南京东路를 가로질렀다. 옳거니! 南京东路에서 지하철을 타면 大洋晶典天安千树으로 갈 수 있겠거니 싶었다. 그러나 웬걸, 뜻밖의 일이 벌어졌다. 버스는 南京东路에 서지 않았다. 버스 정류장은 한참을 더 가서 南京东路에서 아주 먼 곳에 서는 것이었다. 그래서 내리기를 포기했다. 내려봤자 南京东路역까지 걸어가기에는 너무 머니까 말이다. 그런데 220路 버스는 공교롭게 내가 묵고 있는 호텔 부근이 종점이었다. 무조건 내려야 했다. 내려보니 호텔이 코 앞에 바카라 드래곤. 잘 된 건가 못 된 건가. 점심 때도 되고 폰의 배터리도 다 떨어져가고 있어 첫날 밤에 식사한 식당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거기서 낭패를 본다. 무슨 밥을 시켰는데 이건 완전히 소태다. 짜서 도저히 다 먹을 수가 없었다. 남기고 나왔다. 결국 호텔 방으로 돌아왔다. 폰 충전도 할 겸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