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기 초 아이의 장래 희망을 묻는 가정통신문을 받았다. 만들기를 좋아하는 바카라 공식 작년엔 '디자이너'라고 적어 냈다. 해가 바뀌어 다시 장래 희망을 물으니 '요리사'가 되고 싶다고 했다. 작년에 받은 통신문에는 꿈을 적는 칸이 하나밖에 없어 바카라 공식 원하는 직업을 바로 적어 냈는데 올해는 양식이 바뀌었다. 아이의 희망과 부모의 희망을 따로 적도록 칸이 나뉘었다. 부모도 고민해 보라는 의도일까. 의도에 충실하느라 나도 모르게 고민이 깊어졌다.
베이킹을 일로 하다 지쳐버렸던 나는 요리를 일로 삼으면 몸이 고되다는 게 가장 먼저 떠올랐다. 바카라 공식 요리사가 되겠다는 게 반갑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바카라 공식 좋아하는 걸 반대하고 싶지는 않아 망설이다 다시 물었다. “누구나 음식을 만들어 먹으니까 모두가 요리사가 될 수 있어, 그거 말고. 또 다른 건 없어?” 그래도 아이는 요리사가 좋다고 했다.
선뜻 ‘요리사’라고 적을 수 없었다. 고작 2학년인 꼬맹이의 장래 희망을 적는데 이토록 진지해지고 마는 내가 우습고 한심했지만. 종이 위에 또박또박 쓰고 나면 바카라 공식 진짜로 요리사가 되어버릴 것 같았다. 나도 별 수 없는 부모구나. 바카라 공식 힘든 일을 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앞서고 마는. 그런데 말이다, 세상에 힘들지 않은 일이 있을까. 힘들지 않으면서 성장하고 배움과 기쁨까지 얻을 수 있는 일이 과연 존재할 수 있을까. 어떤 일이든 고통스러운 과정까지 겪어내야 일정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 그런 고통과 아픔까지 소화하고 난 뒤에야 나의 것, 나의 일이라 말할 수 있는 무언가를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