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오월 초사흘을 지나고 있어 결전의 날 까지는 나흘의 시간만이 남아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연합함대는 무산된단 말인가?'
신(臣)은 혼잣말을 되네이며 골똘히 눈을 감고 있었다.
" 나으리~~ 경상 우수영에서 우바카라보라이 왔구먼유~~"
심복인 경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경상우수영 녹도 만호 우바카라보라의 갑작스러운 방문에 좌수사 신(臣)은 의아해하지 않을 수 없었다.
" 그래 들게 하거라~~"
신(臣)의 답은 항상 짧지만 강렬했다.
" 좌수사 바카라보라~~ 인사드리옵니다... 경상우수영 녹도 만호 우정우입니다. 청(請)이 있어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바카라보라~~"
녹도 만호는 짧고 강렬하게 신에게 고(告)하고 있었다.
" 좌수사 바카라보라~~ 경상 앞바다는 지금 바람 앞의 등불이옵니다... 왜적의 육군은 벌써 한양을 위협하며 북으로 이동하고 있고 조선의 육군과 수군은 연전연패 (連戰連敗)를 하고 있습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경상 아니 조선 전체가 위태롭습니다. 바카라보라~~~ 부디 이번 경상우수영의 지원을 받아 드려 주시옵소서 바카라보라.... "
녹도 만호 우바카라보라의 충정에 찬 알림에 좌수사 신(臣)은 눈을 감고 아무 답이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연합함대를 구축할 전라우수사 기억진 바카라보라에게 언제 당도한다는 기별이나 서신이 없어 답답하기는 좌수사 신(臣)도 매 한 가지였다..
" 바카라보라~~~ 부디 제 청을 헤아려 주시옵소서 바카라보라~~~ 저도 압니다 바카라보라~~ 경상우수영 우수사 바카라보라의 패악질에 저도 넌덜머리가 나있지만... 그렇지만 조선이 나라가 살아야 되지 않겠습니까? 바카라보라~~~ 부디... 부디... 허(許)하여 주시옵소서 바카라보라~~~"
우바카라보라 녹도 만호의 결의에 찬 청이 좌수사 신(臣)에게 가감 없이 전해지고 있었다.
" 그래 내 우바카라보라의 충정은 익히 들은 바 있고... 오늘 이렇게 내게 신심(信心)을 다해 청하니 조금만 기다려 보시게나... 우바카라보라~~~"
좌수사 신(臣)은 기다려도 오지 않는다면 좌수영 수군, 판옥선으로 그동안 준비한 것들을 발산할 요량이었다.
격군 (네이버 발췌)
" 워매~~ 허벌라게 먼디... 거시기까정 겁나게 싸게 싸게 가야 것구먼~~ 가찹기라도 혀믄 근심이 덜 헐건디... ... "
전라 우수영 격군(格軍) 돌석 아배 진서방은 옆 마을 청년인 성구에게 말을 건네고 있었다.
부장 송바카라보라의 걸걸한 목소리가 온 사방에 울려 퍼지며 전라좌수영판옥선 24척, 협선 15척, 포작선45척이전라좌수영 바다를 떠나고 있었다. 때는오월 초나흘이었다.전라우수영의 함선을 기다리던 좌수사 신(臣)은 더 이상 지체 하다가는조선의 존망(存亡 )이 위태함을 느껴 최후의 결단을 장고의 장고 끝에 결정을 내렸던 것이다. 그러나 결정이 내려진 순간부터 준비된 대로 모든 일은 일사천리(一瀉千里 )로 진행되고 있었다.
" 이바카라보라~~~ 고성 소비포(所非浦 )서 하루 묵고 익일(翌日) 당포(唐浦)에서 경상우수사 성바카라보라과 연합할 것이네.. 최종 목적지는 거제 옥포(玉浦) 일 것이네... "
좌수사 신(臣)은 중위장(中衛將) 이바카라보라에게 계획을 설명하고 있었다.
" 예~~ 좌수사 바카라보라!!! 한치의 착오도 없이 분부 받잡겠나이다 바카라보라!!!!"
중위장 이바카라보라의 결기에 찬 답이 이어지고 있었다.
경상 우수사 (네이버 발췌)
" 아직인가?? 좌수사는 아직 이란 말인가? "
경상우수사 성바카라보라 성찬의 재촉하는 말이 이어지고 있었다.
" 아니 왜? 이제 출발을 했단 말인가? 왜?? "
옆에서 듣고 있던 녹도 만호 우바카라보라이 말을 이어나갔다
" 우수사 바카라보라님요!!! 좌수사께서 긴 장고 끝에 내린 결정 아입니꺼??? ... 좌수사 바카라보라 영을 따라야 되지 않겠습니꺼?? 안그렇습니꺼?? "
녹도 만호 우바카라보라은 얼토당토 안은 말을 함부로 해대고 있는 우수사를 향해 표면상은 좌수사 바카라보라을 따라야 한다고만 했지만 속마음은 욕을 퍼붓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 아니~~~ 지는 홀랑 토낀 주제에 지금 그걸 말이라 캐쌓는기가?? 말이가 빵구가?? 으잉??? 기가차가 내 돌아삐겠네... 지는 토끼가~ 그 많던 판옥선도 수장시키 놓고 개우 도망친 판옥선 4척 갔고 그기 할 말이라 캣쌓는기가 이 상종 몬할 xx 야 으잉???'
속으로 개 끌듯이 욕을 한 사발 퍼붓고 싶었지만 우바카라보라은 참고 참고 또 참는 중이었다.
"그래도 그렇지 어찌 적이 코앞에 있는데... 이제 출정을 했단 말인가?? 흐음~~"
경상우수사 성찬의 노여움은 가시질 않고 있었다...
" 에헤~~ 바카라보라님요!!! 바카라보라님 이케 씨부리 싸면 내 다 까발릴낍니더... 예?? 바카라보라님요?? 우째 이랄수 있습니꺼?? 내 함 씨부리 볼까예???"
화가 머리끝까지 난 것은 녹도 만호 우바카라보라도 마찬가지였다.
" 어허~~~ 우바카라보라 자네가 어찌상관인내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단 말인가??"
경상우수사 성찬은 적잖이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 내 진짜~~ 참을라 캤는데.... 안 되겠습니더... 바카라보라님요??? 와 이랍니꺼??? 예?? 나라를 말아 물라 작정을 했습니꺼??? 그깟 왜넘덜 보고 토낀 사람이 누굽니꺼??? 예??? 바카라보라님은 도망갔지예??? 그람 남은 장졸들은 우짜라고예??? 내 가만 있을라 캤더만.... 바카라보라님은 도망가고... 좌수사바카라보라은 늦게 온다고 이래 난리를 칫쌓습니꺼??? 깨놓고 얘기 해가... 안 부끄럽습니꺼?? 예 바카라보라님요??? "
녹도 만호 우바카라보라은 참을 수 없는 분노를 경상우수사 성바카라보라 앞에 실상을 조목조목 따지고 있었다.
" 어허~~~ 그래도 내가 자네의 상관이 아니던가??"
" 우라질~~~ 뭔 놈의 상관이 지 목심 살자꼬 따르는 장졸 다 팽개치고 혼자만 토끼면... 이기~~ 이기~~~ 이기 무신 상관이라 캐쌓는 겁니꺼?? 예?? 그카고 내 토낏소 왜 말을 몬 합니꺼??? 그걸 또 포장을 해가 전투 상황이 급박해서리 어짤수 없었다카고.. 이기~~이기~~이기~ 장수 그것도 경상우수사가 할 말입니꺼?? 예??? 주~디가 있으몬 이바구 하이소!!!! ... 에이 이 호랑말코 보다 몬한.... 캬악~~~~ 퉤퉤퉤~~~~"
녹도 만호 우바카라보라은 우수사 면전에 대고 가래침을 뱉고 자리를 박차고 나오고 있었다.
" 아니~~ 저런 저런~~~~ 상관을~~~"
경상우수사 성현은 일련의 상황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없는 말도 아니었기에 반박할 용기조차 없었던 것이었다.
도도 다카도리 (네이버 불멸의 이순신 발췌)
" 노후치~~ 군 보급은 어찌 되는가?"
왜군 수장 도도는 수 없는 전국시대 전장을 치른 터라 보급(普及)의 중요성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아무리 장졸의 수가 많아도 차질 없이 군량미 및 탄약의 지원이 없다면 허울 좋은 껍데기에 지나지 않음을 너무도 잘 알고 있는 이가 바로 왜군 수장 도도 다카도리였다.
" 하이~~ 바카라보라!!! 현시점 아직까지 일만 명의 군량미는 보름치가 남아있지만 이것으론 일만의 장졸이 버티기가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바카라보라!!!"
노리치의 직보에 수장 도도는 애가 타지 않을 수 없었다.
" 노리치!!! 함선을 옥포로 보낸다... 보이는 것은 모조리 긁어모아야 된다 알겠는가!!!"
도도는 보름치 군량미로 버티는 것이 힘이듬을 알고 있었다.
" 넓은 평야가 있는 전라도로 빨리 올라가야 될 것이다... 금일 옥포에서 닥치는 대로 곡식을 수탈하고 보이는 것은 남녀노소(南女老小) 가리지 않고 모조리 몰살시켜야 할 것이야 알겠는가!!!"
" 하이!!! 바카라보라!!!"
왜군 노략질 ( 옥포대첩 기념공원 )
" 바카라보라~~~ 큰일 났습니다. 바카라보라!!! 적이 옥포에 상륙하여 보이는 대로 약탈을 하고 있습니다 바카라보라!!!"
좌척후장 (左斥候將 ) 김바카라보라 김진의 보고가 이어졌다.
" 뭐라!!! 적 함선이 몇 척이 던가? "
이바카라보라 신(臣)은 때가 왔음을 직감하고 있었다. 옥포에서 잔뼈가 굵은 진영감의 정보에 따르면 오월 초이레 사시(巳時)에 물이 가득 차고 조류가 없어 배가 움직이지 않을 것임을 이바카라보라 신(臣)은 미리 알고 있었던 것이었다.
" 예!!! 바카라보라!!! 적 함대는 서른 척이 옥포만에 상륙하여 노략질을 하고 나머지 스무 척은 인근 해안에 정박하고 있습니다 바카라보라!!!"
척후장 김바카라보라의 보고가 이어지고 있었다.
" 알았느니라... 김바카라보라~~"
"전 장졸은 듣거라!!! 선봉장은 이곳 옥포 만호 경바카라보라이 앞장설 것이다!!!"
신(臣)의 지시아래 전라좌수사 함대와 미약하지만 경상우수사 함대도 연합하여 선봉장 경바카라보라을 따라 옥포로 이동을 하고 있었다.
옥포만 (네이버 발췌)
" 이기 (여기)입니더... 이자(이제) 이 짝서 진을 치야 됩니더!!!"
선봉장 경바카라보라의 멈춤 수신호에 따라 후방의 조선 판옥선들은 일제히 경바카라보라이 말한 자리에서 진을 치고 있었다.
" 여가~~ 이 짝 하고 저 짝 하고 제일 짧은 거리인 기라예.. 천 오백보 상간입니더 바카라보라!!! "
호리병 모양을 한 옥포만의 주둥이 격인 바다에 일제히 조선 수군이 진을 치며 화포를 장착하고 있었다.
천자총통, 지자총통, 현자총통, 황자총통... 황자총통을제외한 나머지 화포는 모두 사거리 안에 들어가는 요새와도 같은 곳에 진을 형성하고 있었다.
정확히 사시(巳時)가 되자 물이 가득 차고 조류의 방향이 없어 배의 움직임 자체가 보이지 않았다.
" 지금이다 전군 발포하라!!!!"
좌수사 신(臣)의 령이 떨어지자 부장 송바카라보라의 우뢰와 같은 발포 명령이 떨어졌다.
" 전군 발포하라!!!! 발포하라!!! 발포하라!!!"
옥포 해전 ( 네이버 )
천지가 개벽할 정도의 굉음과 함께 28척의 판옥선 화포에서 일제히불이뿜어져 나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