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가는 즐거움이 아니라 일을 마치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으로 가는 길이라 그런 걸까?
음악이 클래식이 아닌 팝과 롹이라서 그런 걸까?
아는 곡이 아닌 모르는 곡이라서 즐길 줄 몰라 그런 걸까?
원래 성격이 예민 그 자체라서? 청각 세포가 귀가 아니라 온몸에 분포되어 있는 건가?
별의별 상상의 가지가 뻗쳐 나간다.
아,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챙겨 와 원하는 걸 보고 듣고 있으면 되는 건데
챙겨 오지 않은 내가 문제였네, 내가 잘못한 거였네.
신경 끄기 기술, 어떤 상황에서도 집중할 수 있는 몰입의 힘, 세상 모든 소음과 번잡함을 차단하고 내면의 고요한 세계로 안내하는 명상, 무엇이 되건 간에 고막을 차단할 것이 있으면 좋겠다.
그래도 괜찮다. 평소에는 사오정으로 살다가 이렇게 소머즈급으로도 변신이 가능하다는 걸 알았으니, 나도 모르는 잠재력을 발견한 것에 만족하기로 한다. 당최 이 능력 아닌 능력을 써먹을 데가 없다는 게 함정이긴 하지만.
백만 불의 사나이급으로 온몸에 퍼져있는 신경세포를 잘 모아다가 관찰력을 증진시키는데 활용해 보기로, 그래서 이 사례를 바탕으로 바카라 체험 현지 생활 관련 에피소드를 언급할 때 적절히 써먹기로 한다. 이렇게 쓰고 보니 한결 기분도 나아지고, 심지어 그 정신 나간 녀석이 고맙게까지 느껴지네. 꿈보다 해몽.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