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실대는 푸른 숲으로, 내리꽂히는 햇살로, 농익을 대로 익어 벌어진 열대 과육으로, 속절없이 푹푹 빠져드는 그림자로 너는 처음인 듯, 마지막인 듯 내게 다녀갔고, 나는 정오의 금박에서만 머물고 바카라 라이브
이제 겨울은 바카라 라이브으로 건너갈 수 없고 바카라 라이브은 겨울로 올 수 없어서, 시공간 두 개로 마주하고 있다
왜 붙잡고 싶은 것들은 쉽게 무르거나 상해버리는 걸까
서성거리는 녹음 아래 그늘이 물컹하게 자라나 한쪽으로 쓸리어 바카라 라이브 어느 날엔가는 끝없이 지속될 것만 같았던 숲도 잎들을 끊어내며 길을 들일 것이다
그럼에도 바카라 라이브은 바카라 라이브이어서 누군가는 아직 벽에 걸어놓고 있고
서로가 손을 거둔 자리에 다시 바카라 라이브은 오지 않지만, 언제나 더 많이 사랑한 쪽이 남아 그 자릴 지켜내고 있다
시곗바늘이 원심력을 얻을수록 볕은 약해지고, 중력은 무덤 하나를 수평으로 끌어당긴다
한낮 열기가 굵은 잎맥 뒷면에 새겨져 바카라 라이브 나무들은 헐겁게 늘어서서, 그리움에도 거리가 필요하다며, 바람의 성대를 빌려 발음한다
너를 불러 세우면, 내 몸 어딘가에서 잠든 숲이 되살아나 넘실거리고, 다시 잎사귀마다 젖어 들어서,
갸우스름히 걸린 바카라 라이브이 떨어지면서 퀑 소리를 냈다
<시작 노트
흐르지 않을 것 같던 시간이 흘러가는 동안 나는 한 발짝도 내딛지 못하고 있었다. 전과 후가 완전하게 달라졌으며 절박이 누군가에겐 형틀임을 알게 되었다. 이 계절이 언제쯤 끝이 날지 알지 못한다. 상실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만이 온전한 회복이라면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벽에 걸린 바카라 라이브이 한때의 나였음을 기억하므로, 이후가 나를 지켜낼 수 있을 것이란 믿음이 있다. 돌이켜보면 이제껏 ‘어제’를 잃고 그 기억을 통해 ‘내일’이란 시간을 매번 다시 살아오지 않았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