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하게나마 올해 두 번째 ESG 연구 논문을 발표하기 위한 날이었고, 참 오랫동안 이 날을 기다렸다. 개인적으로 내가 좋아하는 춘천에 심지어 오랜만에 대학교라는 곳을 가니(?) 좋았고, 직접 세션에서 발표자로 참여해서 더욱 좋았다. 나름대로 기대하며 긴 기간 동안 준비해서 그런지, ESG와 바카라에 대한 연구에 대한 결론을 후회 없이 이야기할 수 있었다.
"인간 모두는 좋아하는 인형을 잃어버리고 울고 있는 소녀와 같을 때가 있다"
류시화 시인의 산문집 '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2023)'에서 나온 표현이다. 딱 지금 내 모습 같아서, 계속 이 문장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아저씨인 내가, 소년도 아닌 소녀라니...
요새 개인적인 복잡한 일로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잘못 살아왔다는 느낌까지 든다. 류 시인의 책에서 나온 것처럼 '최선을 다해서 지루하게 살아온 듯'하다. 그러다 보니,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도저히 여러 가지 일을 할 여력이 되지 않는다.
그동안은 솔직히 나 자신이 너무 몸과 마음이 힘들다 보니 남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조차 들지 않고, 못난 모습을 보여왔다. 정말이지 다 내려놓고 싶다. 아니,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