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카라 내추럴나인이 더 이상 설레지 않는다

이제는 더 이상 바카라 내추럴나인이 설레진 않다.

함께 다니곤 했던 친구들과도

각자의 사정에 의해 스케쥴을 맞추기란

매우 힘들어졌고

혼자 몇 번 바카라 내추럴나인을 다니다 보니

딱히 일정과 맛집을 찾는 의무감도 없어지고

예쁘게 사진을 남길 옷이나 신발도 굳이 사지 않는다.

목적지가 어디든 짐을 꾸리는 것은

30분이면 충분할 정도로 큰 시간을 들이지 않게 되었다.

바카라 내추럴나인준비에 들뜨는 감정이란 이제 없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인스타에 사진 한 장 남길 용도로 바카라 내추럴나인을 여겼다면

지금은 새로운 문화에 대한'배움'의 마음으로 떠나는 출장 같은 느낌이다.

옷과 신발은 최대한 오래되고 낡은 것으로,

돌아올 때 어깨가 무거우면 버리고 와도 좋을 것들로

최소한으로 꾸린다.

이쯤 되면 비행기와 숙소를 예약하고

형식적인 짐 챙기기가 번거롭고 귀찮아져

차라리 집에서 쉬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해마다 어디든 떠나기 위해

의무적으로 바카라 내추럴나인지를 알아본다.

집밖으로 나가야

답이 있기 때문이다.

사람의 뇌는 움직이기 위해 기능한다는 말이 있지 않는가.

바카라 내추럴나인지에 가면

일상의 걱정을 완전히 잊어버린다.

하루만 지나도 회사일과

지난주의 스트레스가 무엇 때문이었는지

생각이 잘 나지 않는다.

나의 걱정은 먼지만큼 작은 것이 되고

허세 같이 들리겠지만'영감'도 얻는다.

구글과 네이버 음악 찾기에도 잘 검색이 되지 않는

이국적인 음악을 들으면

새로운 선율이 뇌를 마구 자극시킨다.

이 영감이라는 것은

어떤 예술적 모티브라기보다는

(물론 바카라 내추럴나인에 쓸 글감이 될 수도 있겠다 -)

앞으로의 삶의 방향에 대한 아주 미세한 아이디어 같은 것들이다.

뭐랄까

이러한 영감들이 아주 조금씩 쌓이다 보면

나라는 행성의 궤적은

매번 조금씩 비행각도가 조정되어

바카라 내추럴나인을 아예 가지 않았을 때와 비교해

결과적으로는 완전히 다른 궤도를 달리게 될 것 같은 느낌이랄까.

두바이 바카라 내추럴나인 마지막 날

베트남 대학원 졸업식이 한 주 연기되었다는

메일을 받았다.

졸업식 참석에 맞추어

휴가 일정을 계획했었고

그날 밤에 막 하노이로 넘어가려던 참이었다.

평소 같았으면

이런 행정체제에 불같이 화가 났겠지만

어쩐지 이번에는 감정의 동요가 없다.

그럼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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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 라밥(Lahbab) 사막에서의 일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