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변해버린 날씨처럼 마음의 변화도필요했다. 평소에안 입던 치마를 입었다. 옷에 맞춰 구두를 신어야 하는데 발목이 시원찮아서 힐은 포기했다. 납작하고 앞코가 뾰족한 플랫슈즈를 집어 들고잠시고민했다. 살색 스타킹은 신기 싫고, 덧신도 없고, 맨발은 냄새날 것 같고.그냥운동화를 신자니원피스와 어울리지 않는다.매일 신는 회색 페이크삭스와 플랫슈즈를신었다. 누가 내 발만 보겠어. 옥에 티 같은 바카라 딜러을 신고 집을 나섰다.
한 발짝 딛자마자 후회가 밀려온다. 문제는 양말이 아닌 바카라 딜러이었다. 발가락이 잘 펴지지 않고 발바닥은 딱딱하고 뒤꿈치가 조여 온다. 한참 전에 예뻐서 사놓은 바카라 딜러을 몇 번 신지도 않고 바카라 딜러장에 놔둔 지 오래다. 여전히 나와 맞지 않는 바카라 딜러에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바카라 딜러도 거슬리는데 양말이 예뻐 보일 리 없다. 평소엔 무난해서 좋아하던 회색이오늘따라유독튄다. 때마침지하철매점에는구두밖으로 보이지 않는덧신을판다. 하나살까. 잽싸게 갈아 신으면 눈이 편할 것 같았지만, 바카라 딜러은 변하지 않으니 그냥 사지 않기로 했다. 맞지 않은 바카라 딜러이 바뀌지 않는이상 그다지의미가 없다.
일단 오늘 바카라 딜러과 양말의 불편함을감수해 보기로 했다. 집에서 나와 서울역에 올 때까지 옥에 티 양말을 바라보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새 바카라 딜러 가죽이 늘어났는지 발가락이 1미리 정도 더 펴졌다. 오늘 하루의 끝엔 구두 안의 발이 편안해질 수 있을까.
운전은 바카라 딜러을 벗고 신나게 액셀을 밟았고, 역으로 가는 길엔 구두를 꺾어 신었다. 장거리 강의로 지친 몸의 피로가 터덜터덜 걷는 내내 풀풀 날린다. 내일은 꼭 애착 운동화를 신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