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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토 바카라의 거리에서 나를 만난다

토토 바카라의 거리에서 나를 만난다


돌을 깔아 길을 만들고, 돌을 쌓아 집과 성전, 궁전과 정원을 지어 올린 토토 바카라는 도시 전체가 하나의 커다란 예술작품이다.

아니 단지 토토 바카라라고 말한다면 어딘가 허술하게 들릴 것 같아 ‘예술 그 자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토토 바카라라는 예술’의 가장 큰 특징은 인간의 일상 한가운데에 커다랗게 똬리를 틀고 있다는 것이다.

토토 바카라라는 예술은 인간의 삶과 생각 곳곳에 당당하게 스며들어 있다.

그래서일 수 있다. 토토 바카라의 예술적 경이로움이 인본주의 르네상스의 씨앗을 뿌린 첫 텃밭이라고 하는 것은.


일곱 밤과 여덟 낮을 이곳에서 오롯이 지낼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좋은 일이다.

돌아갈 일정 외엔 아무것도 정해 놓지 않은 걸음은 자유로움 속에서 허술하기 짝이 없다.


토토 바카라에서는 예술작품과 그렇지 않은 것의 경계가 희미하다.

헤아리기 어려울 만큼이나 수많은 회화작품들과 조각작품들, 성당들이며 종탑들, 궁전들과 광장들의 웅장함과 정교하면서도 세밀한 화려함은 숨어 지내려던 인간의 자존감을 삶의 중심으로 일으켜 세운다.


여러 날을 돌아다니다 보면 알게 된다. 토토 바카라는 거칠면서도 섬세한 도시라는 걸.

토토 바카라는 거친 것으로부터 섬세하게 일어나 결국에는 커다란 손짓과 발짓으로 자신을 과시하고픈 인간의 본성 위에 세워진 도시이다.

토토 바카라에서는 인간의 자만심이라든가 허영심 같은 본성이 전혀 부끄럽게 여겨지지 않는다.

행여 그렇지 않았다면 토토 바카라 또한 그저 웅장하고 고풍스러운 유럽식 중세도시들 중에 하나로만 남겨지게 되었을 것이다.


토토 바카라를 굽어살핀 신은 언제나 인간과 함께 하면서 인간의 숭배조차도 예술적 행위가 되기를 원했던 것 같다.

토토 바카라인들은 신으로부터 부여받은 그들의 재능을 ‘예술을 통한 신과 인간의 소통’에 아낌없이 헌신하였고, 의도하였던 아니었든 간에, 신의 축복을 받아르네상스의 문 안으로 들어서게 되었을 것이다.

인본주의 르네상스 또한 결국에는 신성(神聖)으로부터 빚어진 것이기에 신성을 떼어낸 토토 바카라의 예술은 빛깔뿐만이 아니라 의미조차 잃게 될 것이다.


토토 바카라의 하루는 왜 이리 빠른 겐지, 걸음 멈추는 곳마다 읽고 느껴야 할 작품과 얘깃거리는 걸음이 더뎌지게 만든다.

그래서 토토 바카라에서는 ‘벌써’라든가 ‘어느덧’이란 말을 끄집어내기도 전에 해는 뉘엿하게 기운다.


오렌지빛 서쪽하늘이 동공을 붉게 물들이면 나른함이 밀려오기 마련이다.

해가 하늘에 걸린 시간 동안에는 가슴과 눈을 채운 토토 바카라의 풍족함에 발의 피로를 잊고 있었나 보다.


얼굴과 머리에 세월의 연식이 더해질수록 시간의 흐름에, 안타깝게도, 무뎌지게 되는 것 같다.

흐르는 것이 시간인지 나 자신인지, 나를 둘러싼 주변인지 인지하지 못한 사이, 이방여행자의 하루는 저물어 간다.

어제와 같은 밤그림자가 토토 바카라의 거리를 가둔다.

토토 바카라의 밤은 이국적이면서 화려한 금발의 여인 같다.

밤의 풍경화 속에 갇힌 나는 건너편 풍경화 속의 그 여인을 탐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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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화 속에서 나를 만난다

1.

가끔, 아주 가끔씩 말야,

그 가끔이란 게

지나고 나면 언제였는지

기억조차 가물거릴 만큼 그런 가끔,

늘 그곳에 있어왔지만

설핏 눈길조차 받지 못하던 그것이

손에 익은 듯 느껴질 때가 있어

그럴 때면 난

풍경화 속을 걷고 있는

그를 발견하게 돼


2.

이젠 알 수 있어

그 풍경은 그냥 일상이었다는 걸

그 속에서 난

혀 끝에서 맴도는 와인의 달콤함에 빠져

토스카나의 구릉을 마냥 돌아다녔던 거야

그 풍경화 속의 그는

바로 지금의 나였던 거야

가끔은 말이야

알지 못하는 누군가가

나를 바라보고 있다는

커다란 이물감을 느끼게 돼

시간의 흐름은

막연한 것과 먹먹한 것이

결국에는 같은 것임을 알게 만들었어


3.

시간의 도움을 받았지

시간은, 그게 뭔지,

어렴풋이나마 알게 해 줬지

오직 시간만이 그럴 수 있거든

풍경화 한쪽에 그려져 있는 그와

지금의 나는

그냥 풍경일 뿐이야

어느 날 문득,

풍경화 속의 내가

다른 풍경화 속의 나를 보고 있다는 걸

그냥 알게 됐어

그 풍경화에 그를 그려 넣은 것은

바로 지금의 나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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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토 바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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