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식사를 마치고 집에 와서 차를 들고 와 식탁에 놓다가 아까 두고 간 물컵을 건드려 사고를 치는 나.

사설 바카라;이것 봐. 내가 엄말 닮았다니까요~ㅎㅎㅎ사설 바카라;

난 사실 허점 투성이인 엄마다. 겉으론 야무지게 보이는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를 속이 꽉 찬 사람으로 안다.

그런데 보이는 모습만 그럴 뿐이다. 사람을 믿었다가 판단도 느려서 크고 작은 뒤통수를 여러 번 맞는다.

야무지게 보이는 것은 속이 허당이라 헙수룩하게 보이지 않으려고 애를 쓰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런데 엄마인 내가 볼 때 야무딱진 딸이 엄마를 닮아서 자기도 허당이라고 해서 함께 웃었다.

사설 바카라;대표님 플러팅 하셨어요?사설 바카라;

독일에서 전시회 하는 동안 많은 바이어들이 오고 갔겠지. 울 딸이 보기에는 보통의 중년 남자, 아저씨들이 다양하게 오고 갔다. 그중에는 상냥한 사람, 사무적인 사람, 대외적으로 건네는 인사를 나누기도 하고 친근하게 대화도 나누었겠지. 한국의 어떤 아저씨도 기웃기웃하며

사설 바카라;상담해도 돼요?사설 바카라;

사설 바카라;네, 얼마든지 상담받습니다.사설 바카라;

명함을 보니 제법 중견 기업에서 오신 분이라 의아해했더니

사설 바카라;다들 문전 박대인지 들어가도 아는 척을 안 하네요. 상대를 안 해줘요.사설 바카라;

사설 바카라;저희는 아주 작은 회사예요. 다 둘러보시고 다시 오셔도 돼요.사설 바카라;

취급하는 품목을 알려 주면서 소량 주문도 가능하다면서 상담을 하기도 했단다.

대문 사진의 독일아저씨는 주문은 안 하고 매일 놀러 와서 얘기를 한참씩 나누고 가는 아저씨였고 메일도 보내온단다. 또 어떤 중동계 프랑스 아저씨는 상담도 했지만 오더는 안 주고

사설 바카라;저녁에 술 한잔 해요.사설 바카라; 하더란다.

사설 바카라;네? 아뇨 술 안 해요.사설 바카라; 사양하는 것을 의례적인 것으로 보는지이튿날도그다음 날도자꾸만술 한잔하자고해서

사설 바카라;그럼, 식사를 하지요. 고생하는 우리 인턴들 하고 다 같이 식사를 하는 것은 어때요?사설 바카라; 하니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둘이 술만 마시자고 하더란다. 어렵게 사양을 하고 돌려보내고 난 뒤에인턴들에게 그 아저씨가 왜 술을 함께 마시자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왜 그럴까를 골똘히 생각하다 자신의 행동 중에 오해의 소지가 있는 일이 있었나 되짚어 보게 되었는데

사설 바카라;엄마, 테이블 위에 손님들이 심심하지 않게 접대용 사탕이 있었는데 먹기 편하라고 껍질을 까줬는데 그래서 그랬나 봐. 집에서 오빠한테 껍질 까주던 버릇이 나도 모르게 손님에게 그랬는데 오해를 했나 봐.사설 바카라;

그래서 인턴들이

사설 바카라;대표님, 플러팅 하셨네요. 하하하~ 웃더라고.내가나도모르게외국아저씨한테플러팅을 했어.사설 바카라;

사설 바카라;하하하~ 외국인에게는 아주 작은 친절이 상상 못 할 일이 벌어질 수도 있구나.사설 바카라;

사설 바카라;남자들은 여기나 지나 오해를 할 수가 있으니 조심해야하는데 무심코 습관이 나온 거였어요.사설 바카라;

아무튼 일주일 동안 무사히 즐겁게 일을 하고 온 딸이 안쓰럽기도 하면서 하는 일이 잘되어 회사가 쑥쑥 성장하기를 염원하는 마음뿐이다. 딸은 자신도 허당기가 많다고 말한다. 스케줄러에 빽빽한 일정을 소화시키는 딸이 그런 소리를 하니 우스우면서 나를 닮으면 안 되는데... 하는 허당 엄마.

약아빠지지 못한 것은 닮았다고 생각하면서 차라리 손해를 보는 쪽을 택하고 살아 마음은 편하다.

어린 나이에 외국에서 고생한 것을 담담하게 내적 자산이 되었다며 당당하게 자신의 일을 꾸려나가는 딸.

가끔 해외에 나가 일을 하고 오는 딸이 마냥 자랑스럽다.

*아래 링크는 글 후반부에 그리스에서 발이 묶여 있던 딸을 데려온 이야기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