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서 반찬 투정이라는 사치스러운 행위를 했던 유일한 사람은, 막냇동생뿐이었다. 삼 남매 중 유일한 아들이라 그랬는지, 모두가 오냐오냐하는 막내라 그랬는지, 타고난 입맛이 고급이라 그랬는지 모르지만, 남동생은 반찬 투정을 했다. 그렇다고 일 년 열두 달 내내는 아니었고, 겨울에 조금 도드라졌다. 팥칼국수 같은 별미를 가끔 먹기는 했지만, 시골의 겨울 밥상은 김장 김치를 벗어날 수가 없었다. 그러다 보니 동생의 반찬 투정이 아예 이해 못 할 바는 아니었고, 사실은 나도 매번 바카라 노하우 디시 밥과 비슷한 반찬이 지루할 때가 있었다.그렇게 그만그만한 밥상이 계속되던 어느 날, 여러 곳을 거쳐 우리 집까지 오게 된 낡은 바카라 노하우 디시 한 권이 발단이 되어, 나만의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책의 제목은 잊었지만, 내용은 아직도 생생하다. 깊은 산속에서 혼자 사는 가난한 아저씨의 이야기였다. 몹시 추운 겨울밤, 아저씨의 식탁에는 너무 메말라서 딱딱해진 작은 빵과. 냄비 바닥이 보일 정도로 적은 양의 수프만이 있었다. 그럼에도 아저씨는 바카라 노하우 디시는 음식을 상상하며,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며 즐겁게 먹었고, 그랬더니 놀랍게도 빵과 수프가 정말로 바카라 노하우 디시어졌다는 이야기였다. 아저씨의 행복한 웃음으로 그림책은 끝을 맺었고, 책을 덮으며 나도 웃었다.매일 먹어서 질려가는 반찬을 바카라 노하우 디시 먹을 수 있는 비법을 드디어 알아냈다는 생각에, 희열마저 느꼈다. 내가 그림책의 주인공이 될 생각을 하니 설렜다.
당시 나에게 책과 선생님은 절대 틀리지 않는 진리와도 같은 존재들이었다. 선생님들께서는 책을 읽고 실천하면 훌륭한 사람이 된다고 하셨고, 훌륭한 사람이 되고 싶었던 나는, 책을 읽으면 바로 행동으로 옮기려고 무던히도 애를 썼다. 그러니 바카라 노하우 디시 속의 주인공을 따라 할 것은 당연지사였다.
적절한 때가 되기를 기다렸다. 매섭게 춥던 어느 날 저녁, 어머니께서 들고 오신 밥상의 고만고만한 반찬들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 “바로 오늘이야!” 다섯 식구가 동그란 밥상에 둘러앉아 밥을 먹기 시작했다. 평소처럼 쌀밥, 된장찌개, 배추김치, 무김치, 물김치 등등의 김치 잔치였지만, 나는 상상했다. 찰밥, 팥떡, 구운 김, 두부, 각종 전, 생선구이가 있다고, 온 힘을 다해 상상했다. 그리고서 밥 한 숟가락과 김치를 먹고 벌떡 일어나, 바카라 노하우 디시 불렀다. 생각나는 대로 아무 노래나 불렀다. 노래가 끝난 다음, 다시 자리에 앉아서 콧바카라 노하우 디시 흥얼거리며 밥과 김치를 먹었다. 그러고는 일어나서 신나게 발을 콩콩거리면서 나름의 춤을 추었다. 그리고 다시 앉아서 밥을 먹었다.그런데 이상했다. 분명 그림책의 아저씨는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빵을 먹을 때마다, 세상에서 가장 바카라 노하우 디시는 것을 먹어서 행복하다는 듯이 미소가 가득했었다. 그런데 난 아무리 바카라 노하우 디시는 것을 상상하고,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어도, 바카라 노하우 디시어지지 않았다. 늘 먹던 밥과 반찬의 맛, 그대로였다. 노력이 부족했다고 생각해서, 더 신나게 노래를 부르고 춤을 췄다. 부모님과 동생들의 황당함 가득 담긴 시선이 배경 화면처럼 나의 ‘무대’를 꾸며주었다.
그러다 드디어 바카라 노하우 디시는 반찬 대신, 어머니의 찰진 욕 한 사발을 맛깔나게 얻어먹었다. ‘다 큰 놈의 가시내가 밥상머리에서 뭔 정신 사나운 짓거리를 하고 있냐’라며 혼이 났다. 내가 어머니였어도 혼을 냈을 것 같다. 하지만 그때의 나는, 몹시도 억울했다. 책에서 배운 대로 하면 칭찬을 받아야 하는 건데, 혼이 나다니! 서럽기도 하고 분하기도 해서, 눈물 펑펑 쏟으면 밥을 먹었다. 아무리 속상해도 밥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눈물의 밥을 먹으면서 속으로는 끊임없이 생각바카라 노하우 디시. ‘뭐가 잘못된 걸까?’ ‘내가 왜 혼나야 하지?’ 그때는 그 답을 몰랐다. 그림책이 전해주는 이야기가 아무리 좋아도, 그대로 따라 할 필요는 없었다는 것을 그때는 몰랐다. 내 환경과 상황, 조건에 맞게 ‘취사선택’이라는 것을 할 줄 몰랐기에 무조건 ‘복사해서 붙여 넣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다. 밑도 끝도 없이, 아무런 맥락도 없이, 완벽하게 ‘복사해서 붙여 넣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다. 그것을 올바른 배움이라고 생각바카라 노하우 디시.미용사에게 마음에 드는 머리모양을 한 인물사진을 보여주며 “이렇게 해주세요.”라고 하면, 정말 사진처럼 될까? 사람마다 머리카락의 두께와 성질이 다르고, 얼굴 형태가 다른데, 어떻게 사진 속 인물과 같은 머리모양이 나올 수 있겠는가? 똑같아질 수 없는데, 똑같아질 필요도 없는데, 똑같이 따라 하려다가, 이도 저도 아닌 우스운 모양에 당황하고 난감해한다. 그러고는 남 탓을 한다.‘복사해서 붙여 넣기’를 하며 남 탓하는 대신, ‘제대로 이해해서 알맞게 적용하기’ 위해, 오늘도 노력해 본다.
참! 그림책 사건 후로 노래와 춤을 멀리하게 된 것과, 바카라 노하우 디시는 반찬은 상상만으로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된 것도 그날의 수확이라면 수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