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별로 흥미가 없는 것들도 한 번쯤은 제대로 들여다보려고 노력합니다. 싫어하는 것, 자신 없는 것이라고 기피하면 그 분야에 대한 이해도가 점점 낮아지고, 그것이 꼭 필요한 때에도 고려 대상에서 은근슬쩍 제외하게 되거든요. 결국 야구 방망이를 써야 할 때 탁구채를 드는 해프닝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러니 책이든 음악이든 물건이든 음식이든 간에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에는 꼭 한번 가까이 가 보기를 권합니다.”
“처음부터 이기려는 마음으로 경기를 구상하면 십중팔구 계획이 틀어진다. 그보다 어떻게 하면 매 타자가 1루까지 살아나갈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한다. 그러면 그다음이 보이는 법이다."
네이버에서 브랜드 토토 바카라 사이트로 일하는 김도영 작가의 책 이야기. 새로운 상상력이 필요한 기획 일을 잘 해내기 위해 생존 차원에서 시작했던 독서가 어떻게 자신의 일과 일상을 바꾸고 있는지를 담담히 풀어낸다.
제목을 보고는 저자가 읽은 책들에 대한 이야기이겠거니 했는데 짐작했던 것과는 다른 전개가 이어진다. 읽고 보니 방점이 ‘독서’보다는 오히려 ‘토토 바카라 사이트’라는 정체성에 찍혀 있는 느낌이다. 정치외교학과를 나온 저자가 어떻게 독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지, 어떻게 독서 근육을 갖게 되었고, 어떻게 ‘기획’이라는 업에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무딘 독자의 허를 찌르는 기획?)
토토 바카라 사이트를 만나본 적은 없지만 자신의 경험을 조곤조곤 독자에게 이야기하듯 풀어놓는 문체를 보니 꽤나 담백한 사람일 것 같다. 자신이 하는 일을 지나치게 떠받들거나 쉬이 낮춰보지 않는다. 같은 길을 가고 있는 동료들, 업계로 새로 진입하고자 하는 후배들을 염두에 두고 그들에게 자신이 겪고 느낀 것들을 전달하며 같이 오래 ‘공존’하고픈 진심이 느껴진달까.
회사에서 일하며 토토 바카라 사이트 일에서 자유롭지 못한 1인으로서, 저자가 <미생에서 인용한 문장이 책장을 더 넘기지 못하고 머뭇거리게 했다. 반복은 지겨운 일이다. 성취까지는 모르겠으나 우선은 생존을 위해, 좀 더 나아간다면 공존을 위해 반복이 필요하다는 말에 공감한다. 저자도 그래서 굳이 인용을 한 것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