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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 바카라'에 대하여

그냥 우두커니 가운데 서는게 가상 바카라?

<중용(中庸)이라는 텍스트의 도입부에는 '중(中)'의 의미에 대하여, 정이천의 설명를 인용한 주자의 주석이 달려있다.


가상 바카라;中者, 不偏不倚, 無過不及之名가상 바카라;


가상 바카라;'중'이라는 것은 치우치지 않고 기울지 않으며 넘치거나 부족하지 않음을 일컫는다가상 바카라;


이 말만 보면 '중'이라는 것이 마치 화살 과녁의 정중앙인 것처럼 느껴진다. 과연 그런가. 그렇지 않다. 여기서 생각해야 가상 바카라 것은 '무엇에 대해 치우치지 않고 기울지 않으며 넘치거나 부족하지 않다는 말인가'인데 그 '무엇'은 무엇인가.그 '무엇'은 바로 '선(善)'가상 바카라.


<중용이 말하는 중은 선을 실천하는데 치우치거나 기울거나, 넘치거나 모자르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다. 선에 꼭 들어맞아야 한다(的中)는 뜻이다. 축구의 심판을 생각해보면 된다. 그의 태도는 규칙을 적용하는데 어느 쪽에 치우치거나 기울거나 넘치거나 모자라서는 안된다. 만약에 그렇지 않으면 그 심판의 공정성은 지탄받는다. 심판에게 요구되는 가상 바카라은 바로 그런 의미의 가상 바카라니다. 그가 운동장의 어디에 서 있는지는 아무 의미가 없다.


악당이 무고한 사람을 때리고 있는데 구경만 하면서 "나는 가상 바카라"라고 외치는건 "나는 뇌도 없고 도덕적 판단 능력도 없다"를 강변하는 것이다. 가운데 선다는 것은 옳고 그름을 즉각적으로 판단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가운데 서야 이쪽이든 저쪽이든 옳고 그름을 신속히, 그리고 공정하게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중립은 그런 의미이다.


그러니 중립을 주장한다면 지금 처신이 어떠해야 하는지 생각해보라. 기권도 중립이 아니고 불참도 중립이 아니다. 적극적으로 선을 택하는 것이 가상 바카라. 어떤게 선인지는 지금 대다수의 국민들이, 형형색색의 응원봉을 든 아이들이 광장에서 말해주고 있다. 민심이 곧 천심(天心)이고천심이 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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