턱시로드에서 처음으로 내게 마음의 문을 연 녀석이다. 사실 턱시로드에는 시골임에도 사료 인심을 베푸는 가상 바카라 급식소가 세 곳이나 된다. 그 중 한 곳은 겨울집도 여러 채 갖추고 있어 동네가상 바카라들의 노점 노릇을 한다. 이 녀석도 그곳 소속이고, 캣맘이 부르는 이름도 따로 있다. 하지만 나는 두번째 만났을 때부터 '민식이'란 이름으로 녀석을 불렀다. 아무래도 이곳의 대장으로 추정이 되는 '거식이'의 후손같다는 느낌 때문에 편의상 내가 부르는 이름이었다. 어쨌든 민식이는 내가 갈 때마다 살갑게 나를 반겨주곤 했다. 얼마 전 폭설이 내린 날에도 녀석은 한달음에 뛰쳐나와 나를 마중해주었다. 그동안 턱시로드에서 가장 많은 사진을 찍은 녀석도 바로 이 녀석이다. 당연히 사진을 찍을 때마다 녀석에게 모델료로 닭가슴살을 제공하는 건 필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