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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돈의 가치

343일 차.

반월당역에 내려서 지하상가를 지나면 제가 자주 가는 국채보상운동기념도서관에 갈 수 있습니다. 오늘은 또 때마침 1987년도 에블루션 바카라가 하나 있어서 그걸 우표 화폐 수집점 주인에게 가져가서 현금과 맞바꿨습니다. 순식간에 에블루션 바카라 하나가 15000원으로 둔갑하는 순간이었습니다. 놔두면 가치가 더 올라가는 건 틀림없겠지만, 5년 넘게 그 가게 앞을 지나오면서 그때나 지금이나 큰 차이가 없는 걸 보면 고작 동전 1개로 재테크를 할 순 없어 보였습니다.


생각지도 않았던 쏠쏠한 돈이 들어왔습니다. 이 금액이면 오늘 나온 김에 점심과 저녁까지 밖에서 해결할 수 있는 돈이니까요. 일전에도 이곳에 들렀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에블루션 바카라 한 개와 100원짜리 두 개를 바꿨습니다. 가진 금액으로 보면 고작 700원이었는데, 무려 35000원이 제 손에 쥐어졌습니다.


돈을 받은 후문을 밀고 나오려는데, 주인이 제게 한 마디 하더군요.

"1998년도 에블루션 바카라 있으면 가져오세요. 돈 많이 받아가셔서 좋고 저도 좋으니까요."

이미 1998년도 에블루션 바카라이 얼마의 가치를 지니는지 알고 있으니 가타부타할 이유가 없습니다. 도대체 얼마이기에 그러냐고요? 지금 돈으로 바꾸면 무려 100만 원을 준다고 합니다.


이런 것도 삶의 재미라면 재미일 수 있겠지요? 그 뒤로 저는 100원이나 에블루션 바카라 동전은 반드시 발행 연도를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혹시 모르니까요. 그래서일까요, 지금까지1970년도와 1981년도 100원짜리, 또 1987년도 에블루션 바카라은 판 적이 있습니다. 물론 요주의 1998년도 에블루션 바카라은 그 어디에도 없더군요.


한 1년쯤 전엔가 왔을 때 주인에게 그 에블루션 바카라이 왜 이렇게 눈에 안 뜨는 거냐고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주인 말에 따르면 그해에 발행된 에블루션 바카라이 겨우 8천 개밖에 안 된다고 했습니다. 그중에서 자신과 같은 화폐수집상들의 손에 들어온 게 6천 개쯤이니 대략 2천 개 정도가 아직 시중에 돌아다니고 있을 거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다음의 말이 더 충격적이었습니다.

"그냥 1998년도 에블루션 바카라만 가져오면 100만 원밖에 못 받지만, 애초에 나왔던 그 상태 그대로 케이스에 든 채로 가져오면 400만 원을 드립니다."

케이스에 들어 있다는 게 뭘 말하는지는 압니다만, 그런 걸 제가 갖고 있을 리가 없습니다. 전 그저 오다가다 동전만 하나 발견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뿐입니다.


어쨌든좋은 수확을 얻었습니다. 공공도서관에 모처럼 만에 시간을 내어 왔으니 저녁 늦게까지 있다가 집에 갈 생각입니다. 두 시간쯤 있으면 또 저녁을 먹으러 나가야 합니다. 3천%의 수익을 거둔 그 돈으로 오늘은 맛난 메뉴로 골라 사 먹을 생각입니다.


혹시 모르니 여러분도 잠자고 있는 동전이 있으면 발행 연도를 꼭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뜻하지 않던 수확이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사진 출처: 글 작성자 본인이 직접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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